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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임금 신의칙 항변 관련 대법원 판결의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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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9.02.18. ]


    대법원은 2019. 2. 14. 버스운수업체 소속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서 신의칙 항변을 인용하여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다217287 판결, 이하 ‘본건 판결’). 대법원의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통상임금 소송에서 신의칙 항변을 인정한 이후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의 법적 성질, 구체적인 판단기준에 관하여 꾸준히 논란이 제기되어 왔고, 다양한 하급심 판결이 나오면서 이 사건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1. 본건 판결의 주요 내용

    1) 일반 법리와 관련하여,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기본 판시를 유지하면서 그에 덧붙여 신의칙 항변의 인용은 신중하고 엄격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고, 신의칙 항변을 인용할 경우 기업 경영의 주체인 사용자가 기업의 경영 상황의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근로자에게 전가시키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본건 판결이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을 더욱 강조함에 따라, 신의칙 항변을 통한 과거 법정수당의 지급 면제는 엄격히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여집니다.


    2) 당해 사안과 관련해서는, 먼저 신의칙 항변 적용의 기초가 되는 ‘추가 법정수당의 규모’ 가 과다산정된 잘못이 있음을 지적하고, 나아가 정당하게 산정해 보면 주요 재무지표에 비추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니며, 영업흑자와 당기순이익 발생이 계속되고 매출액도 계속 증가할 뿐만 아니라, 버스준공영제 하에서 안정적 사업영위가 가능한 사정 등을 들어 재심리를 명하였습니다.


    본건 판결은 먼저 신의칙 판단의 기초가 되는 근로자들의 추가임금 청구액과 관련하여 원심이 이를 약 7억 8000만원으로 인정하였음에 반하여 원심 변론종결일 당시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부분을 공제한 잔액인 약 4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여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이 줄어든 추가 법정수당 규모가 각 ‘연간 매출액’의 2~4%, 연간 ‘총 인건비’의 5~10% 수준에 불과하고 ‘이익잉여금’도 3억 원 가량에 이르러 위 추가법정수당의 상당 부분을 변제할 수 있어 보인다는 점, 2009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점, 꾸준히 당기순이익이 발생하고 매출액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점, 피고는 버스준공영제를 적용받고 있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본건 판결은 위와 같은 원칙론 외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준으로 이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판단기준을 제시하지 아니하였습니다만, 신의칙 항변 판단의 기초가 되는 ‘추가 법정수당의 규모’의 산정과 관련하여 원심 판단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었기 때문에 원심과 결론이 달라지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2. 본건 판결의 배경 및 한계

    대법원은 당초 본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바 있었습니다. 그 동안 하급심 판결을 통하여 통일적인 판단기준이 제시되지 못한 상황에서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명확한 기준을 정립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에서 선고하기로 결정하였는데, 이는 첫째 기본 법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데에 대하여 대법관들 사이의 이견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둘째 기존 법리 외에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관련하여 추가적인 법리를 남기지 않기로 하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고, 다른 한편 추가임금 청구를 구하는 새로운 소송제기가 줄어들고 있어 통상임금 분쟁이 정리되는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결과입니다.


    그 동안 하급심에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대체로 ‘당기순이익’을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였는데, 본건 판결은 ‘당기순이익’도 고려하였습니다만 ‘연간 매출액’, ‘총 인건비’ 및 ‘이익잉여금’과 같은 지표도 동시에 비중 있게 감안한 점이 두드러져 보입니다. 그러나 이들 지표의 경우 추가 임금청구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판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연간 매출액’은 상품의 매출 또는 서비스의 제공에 대한 수입금액일 뿐이지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개념이 아니고, 업종과 규모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율은 6~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총 인건비’는 기업이 지출한 비용을 구성하는 항목으로서 현재 보유한 자금 여력과는 무관하고, ‘이익잉여금’ 또한 회계상의 자본을 구성하는 한 요소일 뿐으로 그 자체가 곧바로 기업의 현금성 자산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즉, 위와 같은 개념에 근거하여 특정 기업이 추가 법정 수당을 부담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말미암아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는지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한편 노동계를 중심으로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말하는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은 곧 ‘기업 존립이 위태로운 경우’로 한정하여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본건 판결은 신의칙 항변의 인용이 신중하고 엄격하여야 함을 강조하기는 하였지만 그와 같은 극단적인 해석을 채택하지는 아니하였습니다. 


    대법원이 기존 판례 법리를 유지하면서 소부에서 사안별로(CASE BY CASE) 판단을 하기로 한 이상 향후 선고될 동종 사건들의 판결 추이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 법무법인 또한 현재 수행하는 다수의 대규모 통상임금 소송 및 자문 업무에서, 본건 판결을 고려한 새로운 논리를 개발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상균 변호사 (sangkyun.jang@bkl.co.kr)

    이욱래 변호사 (wookrae.lee@bkl.co.kr)

    구교웅 변호사 (gyowoong.gu@bk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