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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해각서 및 의향서의 법적 구속력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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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27]


    어떠한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당사자들의 거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서면에 담기 위해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MOU)1)를 체결하거나, 계약 체결의 의향 또는 계약의 frame 및 추후 합의할 대략적인 사항을 문서화 하기 위해 의향서(Letter Of Intent: LOI)를 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념적으로 이러한 MOU나 LOI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문서라고 쉽게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문서들은 체결 목적상 기재된 내용에 구속력을 갖지 않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문서의 명칭을 MOU, 양해각서, LOI, 의향서 등으로 한다고 하여 그 구속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구체적인 내용 및 제반 사정 등에 따라 구속력을 지닌 계약으로 간주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 등은 구속력이 없다는 인습적인 사고방식으로 경솔하게 접근할 경우 향후에 분쟁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이로 인해 위약책임을 부담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각주1] 중국어에서는 ‘비망록’ 또는 ‘양해비망록’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본 뉴스레터에서는 통일적으로 ‘양해각서’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아래에서는 중국의 관련 법률 규정 및 최근 중국 법원의 중요 판례에 대해 살펴보면서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 등의 작성 시 유의할 점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1. 중국의 법률 규정

    당사자들이 체결한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가 중국법상의 ‘계약’에 관한 규정에 부합되는 경우에는 계약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중국법상 계약은 평등한 지위에 있는 주체(자연인, 법인, 기타 조직 포함)들간의 민사 관계를 구성, 변경, 종료하는 협의를 의미하며(<계약법> 제2조), 계약 행위는 일종의 민사 법률행위로서, (i) 계약 당사자들이 계약을 이행할 수 있는 민사행위능력을 구비하고, (ii) 의사표시가 진실하며, (iii) 법률, 행정법규의 강제성 규정과 공서양속(공공의 질서와 선량한 풍속)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등의 요건을 구비하면, 일반적으로 그 효력이 인정됩니다(<민법총칙> 제143조). 또한, 서면 계약의 경우 당사자들이 서명 또는 날인하는 시점부터 계약이 성립되고, 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약정이 없는 경우에는 성립 시에 효력을 가지게 됩니다(<계약법> 제32조, 제44조).


    따라서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라 하더라도 위와 같은 법적 요건을 충족하면 계약으로 인정되어 법률의 보호를 받으며, 당사자들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있습니다(<민법총칙> 제119조). 그러나 <계약법> 제4조의 계약자유원칙에 근거하여, 당사자들은 체결하는 계약의 효력 또는 법적 구속력에 대해 자유롭게 약정할 수 있습니다. 즉, 당사자들이 체결한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가 계약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당사자들의 약정에 따라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인 <매매계약 분쟁 심리 법률 적용 문제에 관한 해석> 제2조는 당사자들이 향후 일정한 기한 내에 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을 약정하는 주문서, 의향서, 양해각서 등의 명목으로 예약 계약을 체결한 후 일방 당사자가 매매계약 체결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대방 당사자는 예약 계약에 따른 위약책임 또는 예약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을 주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최고인민법원은 (i) 의향서, 양해각서 등도 그 내용에 따라 계약으로서의 구속력이 인정될 수 있고, (ii) 당사자들간 계약 체결에 관한 예약도 일종의 계약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는 그 내용에 따라 ‘예약 계약’ 또는 계약으로 간주될 수 있고, 당사자들이 그 법적 구속력에 대해 명확히 약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당사자들에 대해 구속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가 계약으로 인정되는 경우, 해당 문서 중에 위약금 등 책임 부담 방식을 약정하지 않았더라도, 비위약당사자는 <계약법> 제107조에 의해 위약당사자에게 계약 계속 이행, 보완조치 실시 또는 손해배상 등 위약책임을 이행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2. 중국 법원의 판례 및 분석

    (1) 판례 1 (2015년 최고인민법원)

    중국 회사인 A와 B는 A가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지분을 B에게 매각하는 거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의향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였습니다. 


    TPY_2019.03.27_(2)_1.JPG


    위 사안에서 최고인민법원은 의향서가 일종의 예약 계약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의향서 체결 후 45일 내에 지분양수도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을 약정하였으므로 이는 예약 계약에 해당되어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취지입니다. 또한, 당사자들은 의향서 및 양해각서의 약정에 따라 정식 계약인 SPA를 체결함으로써 의향서의 이행을 완료하였고 의향서의 효력은 이미 종료되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2) 판례 2 (2017년 북경중급법원)

    중국 회사인 C와 D는 합작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만을 체결한 상태에서 분쟁이 발생하였고, 당사자 사이의 합작계약 체결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본 사안에서 체결된 양해각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TPY_2019.03.27_(2)_2.JPG


    위 사안에서 항소심인 북경시 제2중급인민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 본건 양해각서는 계약 이행 과정 중 나타난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토론 및 다음 단계 합작에 관한 초보적인 의향에 관한 것이고, 당사자들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약정하지 않았으며, 최종 합작조건은 당사자들이 확인한 합작계약서를 기준으로 한다고 명시하였으므로 계약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함.


    - 당사자들은 합자회사 설립 등의 문제에 대해 협상만 하였고 합자계약, 정관 등 문서들을 체결하지는 않았으며, 공상등기부서에 합자회사 등록을 신청하지도 않았으므로 양해각서를 실제로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음.


    (3) 판례에 대한 분석

    상기 판례1과 판례2에서 당사자들은 모두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를 체결하였으나 법원은 상반된 판결을 내렸습니다. 두 판례에서 이슈가 된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의 내용 및 이행상황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TPY_2019.03.27_(2)_3.JPG


    위와 같이, 당사자들은 문서의 명칭을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라고 정하고 최종적인 이행사항 내지 조건은 최종 체결할 계약의 내용을 기준으로 한다는 취지로 약정하였지만, 그 효력 및 법적 구속력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지 아니하여 분쟁이 발생하였습니다. 


    판례1의 경우, 해당 의향서 및 양해각서는 그 내용 구성상 지분양수도계약과 그 효력을 확인하는 보충계약에 가까워 보이고, 당사자 일방이 실제로 이에 따라 의무를 이행한 사실이 있었기 때문에 법원은 해당 의향서와 양해각서를 법적 구속력을 가진 계약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판례2의 경우, 해당 양해각서의 전반적인 구성 및 표현상 정식 계약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고, 또한 그 내용 중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약정하지 않았기에 그 내용을 이행하기 어렵고, 실제로 이행되지도 않았다는 점이 고려되어, 법원은 해당 양해각서가 계약이 아니며 법적구속력도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3.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 작성 시 유의할 사항

    위의 판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면밀한 검토를 받지 않고 경솔하게 작성 및 체결한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는 분쟁을 초래할 수 있고, 정식 계약으로 간주될 경우 위약책임을 부담할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를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 아래와 같은 사항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조항을 명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거래 구조 및 합작 모델에 관한 초보적인 의향을 확인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약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무적으로 비밀유지, 정식 계약의 체결 기한(협상 기간), 종료 및 해지, 준거법 및 분쟁해결조항 등 법률 조항 이외의 기타 사업적인 조항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명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입니다.


    둘째, 전문 또는 서언 부분에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를 체결하는 배경 및 목적을 명시하고, 체결하는 문서의 내용은 당사자들의 초보적인 의향으로서 향후 추가 협상을 거쳐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내용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셋째, 언어 표현상 “해야 한다”, “의무가 있다”, “할 수 있다”, “하면 아니된다” 등 권리와 의무를 창설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위하여 노력한다”, “희망한다”, “계획한다” 등 단정적이지 않은 표현들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넷째, 정식 계약의 체결 이전에는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와 관련된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중국법상 계약은 서면, 구두 또는 기타 형식 모두 가능하며, 당사자들이 서면 계약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할 것을 약정한 후 실제로 서면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으나, 당사자 일방이 이미 주요한 의무를 이행하였고 상대방 당사자가 이를 수용한 경우에도 계약이 성립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계약법> 제36조). 따라서,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에 기재된 내용을 이행하고 상대방이 이를 수용한 경우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인정될 위험이 있으므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상을 거쳐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는 양해각서 또는 의향서와 관련된 이행행위로 인정될만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권대식 변호사 (daeshik.kwon@bkl.co.kr)

    양민석 변호사 (minseok.yang@bkl.co.kr)

    김경남 변호사 (jingnan.jin@bk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