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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우

    임금피크제 도입했더라도 개별 근로자의 동의 없으면 유리한 기존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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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6.] 


    대법원은 2019. 11. 14. '취업규칙이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유효하게 변경되었고 그에 따라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었다 하더라도, 개별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변경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할 수 없고 기존 근로계약의 근로조건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대상 판결은 기업이 과반수 근로자 혹은 과반수 노조의 동의를 받아 적법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더라도 개별 근로자의 구체적인 사정(별도 근로계약의 존재 및 그 내용)에 따라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업들은 이러한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취업규칙을 통해 임금피크제 등과 같은 근로조건에 대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대법원 판결의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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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대법원판결의 분석

    대상 판결은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 시 집단적 동의를 얻어 적법하게 취업규칙의 내용을 변경하였더라도,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이 변경되지 않는 이상 변경된 취업규칙의 내용이 당연히 근로조건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근로조건 자유 결정의 원칙에 따라 기존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이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할 경우 근로자에게는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조건이 적용되어야한다는 이른바 '유리한조건 우선의 원칙'을 확인한 판결입니다.


    이러한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에 따라 '헌법-노동법-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으로 이어지는 노동법의 '법원(法源)'을 적용할 때, 동일한 영역에서 서로 다른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는 경우, 만일 하위의 규정이 근로자에게 유리한 내용이라면 하위의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대상 판결은 취업규칙을 통한 근로조건의 변경 내용이 기존에 정해진 근로계약의 내용보다 불리한 경우 개별적 동의를 얻지 않은 이상 기존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한다는 것이므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사이의 우선 적용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과거에도 대법원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통해 기본급 외에 다른 약정 수당을 폐지한 사래에서, 취업규칙이 유효하게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기존 근로계약이 변경되지 않는 이상 근로자에게 유리한 근로조건이 명시된 근로계약의 내용이 적용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습니다(대법원 2017.12.13. 선고 2017다261387 판결).

     

     

    3. 기업의 운영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향

    1) 기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

    대상 판결로 인해, 기업의 입장에서는 과반수 근로자 혹은 과반수 노조의 집단적 동의를 얻어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더라도 그 효력이 개별 근로자에게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별도의 검토를 해야 합니다.


    단순히 노사간 합의를 통해 적법한 취업규칙 변경 절차를 거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개별 근로자들이 체결한 근로계약에 더 유리한 내용이 존재한다면 임금피크제가 해당 근로자들에게 적용되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새로운 임금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일부 근로자들이 단지 근로계약 내용의 변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근로자들에 대해서만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을 적용하여 근로계약 변경에 동의한 근로자들보다 더 유리한 근로조건을 향유하게 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취업규칙을 통한 근로조건의 변경 시 집단적 동의 외에 개별 근로계약과의 유·불리를 따져 개별적 동의를 받아야하는 등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2) 대법원 판결 적용의 한계 및 기업의 대응방향

    다만, 대상 판결에 따른 법리의 적용이 무제한적으로 확장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 판결의 취지는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이 그 자체로 무효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정해져 있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 적용된다는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판결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체결되어 있던 근로계약의 내용상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따르도록 정한 경우에는, 임금피크제를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도입한 후 개별적 동의 없이 근로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근로계약에 임금을 연봉제로 하고 그 기한을 1년으로 정하면서 이후 임금 수준은 매년 다시 결정하도록 한 경우 등과 같이 일정 기간 이후의 임금 수준의 변동 가능성을 사전에 근로자가 충분히 인지한 상황이라면, 집단적 동의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한 경우에 단순히 기존 근로계약상의 조건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이후 새롭게 연봉을 정하는 과정에서 취업규칙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변경된 취업규칙상의 내용과 비교하여 유·불리를 정할 수 있는 근로조건의 내용이 없다면, 예를 들어 새로운 연봉액수에 관한 합의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라면, 일률적으로 개별적 동의가 없음을 이유로 변경된 취업규칙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대상 판결이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각 기업에서는 근로조건 결정 과정이나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 개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수준의 결정 과정 등을 살펴 대상 판결의 관련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태환 변호사 (thoh@hwawoo.com)

    박찬근 변호사 (ckpark@hwawoo.com)

    홍성 변호사 (shong@hwaw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