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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주회사-일반 사업회사 간 영업주체 오인·혼동 가능성을 인정’ 동시에 ‘상호의 역혼동 피해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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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0.05.19. ] 



    ‘㈜OO테크놀로지’는 2001년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으로 2012년부터 해당 상호로 자동차 전장 사업 등에 관한 사업활동을 영위해 왔습니다. 그런데 위 회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국내 유명 타이어 제조사의 지주회사가 2019. 5.부터 상호를 ‘OO테크놀로지그룹㈜’로 변경하여 사업활동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OO테크놀로지’라는 상호로 국내외에서 활발히 사업을 해 온 회사 입장에서는 대기업 그룹이 갑자기 자사와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기 시작함으로써 영업주체에 대한 심각한 오인·혼동이 발생하여 사실상 상호를 빼앗긴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는바, 이에 ‘OO테크놀로지그룹㈜’에 대하여 상호사용금지 및 부정경쟁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법무법인 세종의 IP팀은 위 가처분 사건에서 ㈜OO테크놀로지(“채권자”)를 대리하여, ‘OO테크놀로지그룹㈜’(“채무자”)의 상호 사용이 (1) 상법 제23조 제1, 2항에 따른 부정한 목적에 의한 상호 사용에 해당하고, 동시에 (2)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영업주체혼동행위에도 해당한다는 점을 가처분 신청의 근거로 주장하였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 IP팀의 창의적 발상, 지주회사의 영업에 대한 오인·혼동 가능성의 새로운 판단기준의 제시 & 상호의 역혼동에 관한 법리 활용

    본 사건의 경우, 특히 (i) 채무자인 ‘OO테크놀로지그룹㈜’이 계열회사를 지배하는 지주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채권자와의 비교 대상이 되는 ‘동종 업종 및 수요자층’을 상정하기 어렵고, (ii) 채무자가 연 매출 6조원에 이르는 회사로 채권자 회사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잘 알려진 회사여서 일반적인 상표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의 인정 유형인 ‘주지·저명한 영업표지의 명성에 상대방이 편승하고자 하는 경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법리적으로 난항이 예상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무법인(유) 세종의 IP팀은, 먼저 (i) ‘지주회사의 경우 특정 영업표지 및 수요자층을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상법 제23조의 취지를 고려할 때 유사 상호의 사용에 의한 오인 가능성은 유가증권시장의 일반 투자자에 의한 혼동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한편, ‘지주회사인 채무자의 자회사들이 채권자 회사와 동일한 ‘자동차 부품류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여 큰 매출을 얻고 있고 이러한 매출이 채무자의 영업활동으로 공시되어 기업 가치에 반영되고 있으므로 이 또한 오인 가능성의 판단 대상이 되는 채무자 회사의 경제적 실질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추가적인 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상호의 역혼동’ 법리를 원용하여, (ii) ‘선사용자의 상호와 동일·유사한 상호에 대하여 후사용자의 영업규모가 선사용자보다 크고 그 상호가 주지성을 획득한 경우, 후사용자의 상호사용으로 인하여 마치 선사용자가 후사용자의 명성이나 소비자 신용에 편승하여 선사용자의 상품의 출처가 후사용자인 것처럼 소비자를 기망한다는 오해를 받아 선사용자의 신용이 훼손된 때 등에 있어서는 이를 이른바 역혼동에 의한 피해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다만, 당해 사건에서는 역혼동으로 인한 피해는 인정되지 아니하였음) 및 실제 미국에서 역혼동의 피해를 인정한 여러 건의 사례들을 함께 근거로 제출하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법무법인(유) 세종의 IP팀은 ‘오인·혼동 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외부 전문 리서치 기관에 설문조사를 의뢰하여 그 결과를 제출하는 한편, 설문조사의 객관성을 탄핵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주장에 대하여도 설문조사의 방법론에 관한 국내외의 논문, 사례 등을 분석·제출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반박하였습니다.


    그 밖에 채무자측에서는 상법 제23조 제4항의 ‘부정한 목적’의 추정 조항은 2009년 상업등기법 개정에 따라 ‘완전히 동일한 상호’에만 한정된다고 주장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하급심 판결 등을 제시하는 한편, 채무자의 주소지를 이전하는 편법적 대응까지 하면서 위 조항에 따른 부정한 목적의 추정 근거가 사라지게 되었다고도 주장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세종 IP팀은 상업등기법의 제·개정 취지 및 기존 판례를 들어 반박하는 한편, 일단 추정된 부정한 목적이 본점 주소지의 이전과 같은 사후적 사정에 의해 번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를 설득력있게 개진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상법 제23조의 부정한 목적에 의한 상호 사용 및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나)목의 부정경쟁행위 모두 인정하고, 최초로 역혼동 우려로 인한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 

    리를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여, 채무자 회사의 상호 사용이 상법 제23조의 부정한 목적에 의한 상호 사용에 해당하고, 동시에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부정경쟁행위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법원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일반인들의 경우, 주식을 거래하거나 주식 거래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는 등의 과정에서 유사한 상호를 가진 채권자 및 채무자 회사를 서로 혼동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하여, 지주회사에 대하여는 유가증권 시장의 일반 투자자를 기준으로 오인·혼동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한 채권자 측 주장을 받아들였고, ‘채무자가 지주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회사를 통해 채권자의 주력 사업과 같은 자동차 부품류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여 수익을 얻고 있고 그와 같은 자회사의 영업활동이 채무자의 영업활동으로 공시되고 있다’고 하여 자회사의 영업활동 또한 지주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실질로 고려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채권자가 채무자보다 7년 이상 전부터 자신의 상호를 사용한 선사용자임에도 영업규모의 차이로 인하여 오히려 채권자가 무단으로 채무자의 명성이나 신용에 편승하고 있다는 소위 ‘역혼동’의 우려도 소명된다’고 하여, 국내에서는 최초로 상호의 역혼동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인정하고 이를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근거로 설시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본 사건은 법원이 최초로 지주회사와 일반 사업회사 사이의 영업주체 오인·혼동가능성을 인정한 사건이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가 큰 회사에 대하여 상호사용금지 및 부정경쟁행위금지 청구를 한 경우에 상호의 역혼동으로 인한 피해를 인정한 최초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 선례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본 사안과 같이 사업규모가 더 큰 상호 후사용자가 단기간 내에 주지저명성을 획득하는 경우 종래의 법리에 의해서는 중소 규모의 상호 선사용자는 상호를 빼앗기더라도 보호받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었으나, 본 사건은 그러한 난관을 극복할 법리적 근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습니다. 아울러 법원은 세종 IP팀의 주장을 받아들여 2009년 상업등기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상법 23조 4항에 따른 부정한 목적의 추정은 반드시 ‘완전히 동일한 상호’에만 한정되지 않고, 등기 지역을 기초로 부정한 목적이 추정된 경우 이후 등기 지역이 변경되더라도 부정한 목적의 추정이 번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기도 하였는바, 이 또한 이전에는 상호 사용과 관련하여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은 쟁점으로서 향후 상호사용금지와 관련된 사건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보경 파트너변호사 (bklim@shinkim.com)

    황지원 소속변호사 (jwhwang@shinkim.com)

    김소리 소속변호사 (srkim@shink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