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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언대용신탁재산은 유류분 반환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가합408489 판결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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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0.06.24. ] 



    1. 서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20. 3. 22. 망인이 유언대용신탁을 통하여 공동상속인 중 한 명에 사후수익권을 부여한 경우 다른 공동상속인이 자신의 유류분권 침해를 이유로 한 유류분반환청구를 사건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아래에서는 위 판결의 내용과 그 의미를 살펴본다.



    2. 사건 개요

    1남 2녀를 둔 A는 2014년경 00은행과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체결한 후 금전 3억 원과 3개의 부동산을 00은행에 신탁하고, 각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 위 신탁계약에서 생전수익자는 A이고, 사후수익자는 둘째 딸인 B였음. 한편 A의 큰 아들은 C와 혼인하여 그 사이에 자녀 2명을 두고 1998년경 사망하였음. A가 2017. 11.경 사망하자 둘째 딸 B는 같은 달 신탁부동산에 관하여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3억 원도 신탁계좌에서 출금 함. 이에 첫째 며느리 C와 그 자녀들은(원고) 대습상속인으로서 둘째 딸 B(피고)를 상대로 11억 여 원의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함.



    3. 판결 내용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에 대한 일정비율이지만,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은 피상속인의 상속개시시에 가진 재산(상속재산)에 증여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산정한다(민법 제113조).


    이 사건 신탁재산은 망인이 피고에게 생전증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 사건 신탁재산은 망인의 사후에 비로소 피고의 소유로 귀속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 신탁재산은 망인의 상속재산에 포함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망인의 사망 당시 이 사건 신탁재산은 수탁자인 00은행에 이전되어 대내외적인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탁재산의 수탁자로의 이전은 수탁자가 위탁자에게 신탁재산에 대한 대가를 지급한 바 없다는 점에서 성질상 무상이전에 해당하고, 민법 제1114조, 제1113조에 의해 유류분 산정의 기초로 산입되는 증여는 본래적 의미의 증여계약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무상처분을 포함하는 의미로 폭넓게 해석되므로 민법 제1114조(공동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한 증여)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증여재산에 포함될 수 있다.


    이 사건 신탁은 수탁자가 상속인이 아니므로, 이 사건 신탁은 민법 제1114조에 의하여 증여재산에 산입될 수 있는지 보건대, 이 사건 신탁계약 및 그에 따른 소유권의 이전은 상속이 개시된 2017. 11. 11.보다 1년 전에 이루어졌고, 수탁자인 하나은행이 이 사건 신탁계약으로 인하여 유류분 부족액이 발생하리라는 점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신탁은 민법 제1114조에 따라 산입될 증여에 해당하지 않아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될 수 없다. 



    4. 판례 평석

    위 성남지원 판결이 원고들의 유류분반환청구를 기각하였지만 그렇다고 유언대용신탁을 한 신탁재산이 유류분 반환대상이 아니라고 선언한 판결은 아니다. 


    오히려 유언대용신탁에도 불구하고 신탁재산은 유류분 반환대상임을 전제로 민법 제1114조에 해당하는 경우나 상속인을 수탁자로 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118조, 제1008조에 따라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증여재산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


    상속개시 전 1년간에 유언대용신탁이 행해지거나 상속개시 1년 전이라도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신탁이 이루어진 경우에만 증여재산에 준하여 유류분산정의 기초재산에 산입되어야 한다는 소위 신탁재산 증여설의 입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판결에도 적지 않은 반박론이 있다. 신탁계약을 통한 신탁재산의 이전을 무상처분으로 볼 수 있는지이다. 특히 시중은행이 영업으로 신탁을 인수하는 때에는 보수청구권이 인정되는데(신탁법 제47조 제1항 단서) 이러한 신탁계약은 유상·쌍무계약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언대용신탁으로 수탁자인 00은행에게 이전된 신탁재산을 민법 제1114조에 해당한다고 한다면 유류분반환청구의 상대방은 사후수익자인 공동상속인이 아니라 수탁자인 00은행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도 있다. 


    현재, 유류분 제도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이 제기되는 등 유류분 제도의 개선 필요성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법률 개정 없이 법원의 판결로서 유언대용신탁으로 유류분 제도를 우회하기에는 법리적 난점이 적지 않아 보인다.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유언의 자유와 근친자의 상속권 확보에 의한 생활보장의 필요성에 관한 적절한 조화는 현재 사회 환경과 국민들의 가치관에 따라 변경되어야 할 것이다. 상급심의 판결이 기대된다. 다만 종국적 해결은 민법 개정을 통하여 이뤄야 할 것이다. 



    임형민 변호사 (hmyim@lawlog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