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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래밍 언어 복제 행위가 공정이용에 해당하는지" 미국 연방 대법원 판결

    -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 소프트웨어 제작에 필수적인 코드(API)를 복제한 행위는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선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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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8.]



    최근 미국 연방 대법원은 지난 10년간 전세계 IT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구글과 오라클 간 프로그램 저작권 소송의 최종 판결을 내렸습니다. 미연방 대법원은, 구글이 오라클 소유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Java)의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API)를 복제 및 사용한 행위는 공정이용에 해당하여 적법하다는 점을 근거로, 오라클의 저작권 침해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는바, 우리에게도 아래와 같은 시사점이 있으므로, 이를 안내해 드립니다.



    1. 소송의 배경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에서 약 11,500줄의 자바 프로그램 코드(API)를 복제하여 사용했습니다. 문제된 API는, 미리 입력된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간단히 불러내는 것을 가능케하여 프로그램 개발을 용이하게 해주는 일종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입니다. 이렇게 개발되어 2007년 공개된 안드로이드는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스마트폰 OS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자바 API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오라클은 2010년 구글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제1심(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은 구글의 손을 들어 준 반면, 미연방 순회항소법원(CAFC)는 저작권자인 오라클의 손을 들어주는 등 하급심 법원에서는 결론이 서로 엇갈려 왔으므로, 미국 대법원의 입장에 무엇인지에 관하여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2. 미연방 대법원 판결의 요지

    미연방 대법원은 미국 저작권법 제107조가 인정하고 있는 공정이용 법리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유연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컴퓨터 프로그램 코드는 필연적으로 기능적 목적을 포함하므로 공정이용 법리를 통해 저작권 독점을 방지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창작 및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시하였습니다. 그러한 전제에서, 구글의 API 복제 행위가 공정이용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아래 네 가지 사항을 검토한 결과 공정이용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저작물 사용 목적 및 성격

    미연방 대법원은 해당 행위가 ‘변형적(transformative)’인지, 즉 해당 사용이 명확히 다른 목적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지를 검토하였습니다. 그 결과, ① 구글이 복제한 부분은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부분에 국한되고, ② 구글은 새로운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 해당 코드를 복제한 것이므로, 미국 헌법에서 명시한 저작권의 목적인 창의적 발전에 해당된다는점을 근거로 구글의 복제 행위가 ‘변형적’이라고판단하였습니다.


    ■ 저작물의 자체적 특성

    미연방 대법원은 복제된 저작물의 자체적 특성 측면에서도 공정이용으로 볼 이유가 더 많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구글이 복제한 코드들은 ① 자바 API Package 중 프로그래머들의 편의를 위해 불러내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된 코드들이라는 점, ② 오라클의 기여보다는 해당 코드의 사용자인 프로그래머들의기여가 더 크다는 점이 그 근거였습니다.


    ■ 전체 저작물 대비 사용된 비율 및 사용 부분의 실질적 중요성

    미연방 대법원은 구글이 복제한 코드가 전체 자바 API 코드 약 300만줄 중 0.4%(약 11,500줄)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전체 저작물 대비 사용된 비율 및 사용 부분의 실질적 중요성이 미미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구글 프로그래머들이 해당 코드의 독창성 혹은 미적 우수성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스마트폰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필요에서 해당 코드를 복제한 것이라는 점, 구글의 코드 복제 행위가 변형적이므로 사용된 부분의 실질적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된다는 점도 공정이용을인정하는 근거로 삼았습니다.


    ■ 저작물 이용이 해당 저작물의 잠재적 시장 및 가치에 미치는 영향

    미연방 대법원은 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자바 프로그램의 시장 내 직접적 대체재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인하여 오라클에게 잠재적 수익 손실이 있을 수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바 인터페이스가 다른 시장에서 구현됨으로 인해 저작권자인 오라클에게 이익이 생길 수 있는 점, 구글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할 경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공중에게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감안해야 하는 점, 관련 시장에 끼치는 전체적인 영향 등을 감안하여 공정이용을인정할 이유가 더 많다고 보았습니다.



    3. 결론 및 시사점

    미연방 대법원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필연적으로 지니고 있는 기능적 요소로 인해 기존의 저작권 개념이 그대로 적용되어서는 곤란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새로운 분야에서 재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코드만 복제한 구글의 행위는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수 의견은, 구글이 비록 자바 API를 복제하였더라도 해당 행위는 새로운 스마트폰 플랫폼 개발을 위한 것이었고, 그렇게 개발된 플랫폼에는 구글이 새로 창작한 수백만 줄의 코드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구글의 행위는 해당 기술 분야의 창의성과 개발을 도모하기 위한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미연방 대법원은 저작권의 범위가 지나치게 팽창되어 창의성과 기술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입장을 취하였습니다.


    우리 저작권법 제35조의5(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역시 미국 저작권법상 공정이용의 법리를 수용하여, 위의 네 가지 요건을 공정이용 여부를 판단하는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미연방 대법원 판결은 우리 IT 기업들의 프로그램 개발사업의 방향과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번 판결 내용을 고려할 때, 향후 타사의 API Package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는 기업들로서는 1) 타사 API Package의 선언코드(declaring code)나 구조(structure), 시퀀스(sequence), 조직(organization)에 대한 이용을 넘어 실행코드(implementing code) 자체를 그대로 복제하여 이용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고, 2) 타사 APIPackage 중 가능한 한 필요최소한의 부분만을 활용하도록 하며, 3) 타사 API Package 복제의 목적도 새로운 제품이나 혁신적인 도구를 만들기 위한 개발 과정의 일부로만 이용(소위 ‘변형적’ 이용)하도록 이용 범위와 목적을 사전에 명확히 하고, 4) 타사 API Package를 이용해 개발하는 새로운 제품이 혁신적 기능을 구현함으로써 관련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주장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김운호 변호사 (unho.kim@leeko.com)

    이현 변호사 (heon.leeleeko.com)

    맹정환 변호사 (justin.maeng@leeko.com)

    곽재우 변호사 (jaewoo.kwak@leeko.com)

    박찬우 변호사 (chanwoo.park@leek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