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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외근로수당 청구 소송에서 근로시간 증명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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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1.]



    1. 시간외근로수당 청구 소송에서의 증명책임

    노동관계 소송 중 빈번한 소송 중 하나는 미지급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하 ‘시간외근로수당’)을 청구하는 소송입니다. 시간외근로수당 청구 소송에서는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들이 ① 근로계약 체결 사실, ② 통상임금액, ③ 연장·야간·휴일근로시간에 대한 증명책임을 집니다.1) 이 때 근로시간은 사업장에 체류한 전 시간이 아니라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한 ‘실 근로시간’을 말하는데2), 소송실무상 이와 같은 ‘실 근로시간’이 제대로 증명이 된 것인지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하에서는 시간외근로수당 청구 소송을 비롯하여 근로시간 증명이 문제된 판결례들을 사례별로 검토함으로써 근로시간 증명의 정도에 관한 법원의 판단 경향을 살펴보겠습니다.



    2. 사용자가 작성하거나 승인한 기록을 바탕으로 한 근로시간 증명 판결례

    근로자가 초과근로시간의 증거로 제출한 기록이 사용자가 작성한 것이거나, 사용자의 승인을 거친 자료라면 그 증명력이 상대적으로 높게 인정됩니다. 인력송출업을 하는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외국 조선소에서 근무한 원고는 피고 회사가 작성한 근무시간표에 근거하여 연장·휴일근로수당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창원지방법원은 피고 회사가 근무시간표에 근무시작·종료 시간을 기재하고 이에 따라 정상근무, 연장근무, 야간근무시간을 관리해온 점, 약정 연장근로에 미달하는 시간도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들어 근무시간표가 실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시간외근로수당 청구를 인정하였습니다.3)


    또 다른 사례로, 연구직·공통직 근로자들이 피고 회사와의 포괄임금제 합의를 부정하면서 교통비 신청내역을 근거로 미지급 시간외근로수당을 청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고 회사는 위 교통비 신청내역은 2시간/4시간 등 시간 단위로 지급되었던 것이어서 원고들의 실제 연장근로시간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등을 항변하였습니다. 그러나 하급심 법원은 교통비 신청 시스템에 원고들이 해당 시간에 수행한 업무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점, 규정상 근로자들이 교통비를 신청하면 부서장이 일 단위로 그 신청을 확인하여 승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점 등을 들어 교통비 신청내역을 초과근로시간의 산정 근거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4)



    3. 전자기록을 바탕으로 한 근로시간 증명 판결례

    전자기록을 제출함으로써 초과근로시간을 증명하고자 하는 사례도 다수 존재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각 전자기록 시스템의 도입 목적, 시스템의 허점 등을 상세히 고려하여 판단을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형 화물트럭 운전기사의 연장근로수당이 쟁점이 된 사례에서 청주지방법원은 차량에 장착된 전자식 운행기록장치(Digital Tachograph)의 운행기록만으로는 근로시간을 증명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전자식 운행기록장치의 운행기록은 차량의 시동을 켜고(ON) 끈(OFF) 시점이 기록된 것일 뿐이어서 이를 곧바로 근로제공의 개시, 종료 시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로써 법원은 피고 운전기사들의 원고 회사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채권의 존재 및 그 범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5)


    또 다른 사례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들인 원고들이 GPS 위치가 기록되는 어플리케이션(‘야근시계’ 어플리케이션)으로 출퇴근시간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간외근로수당을 청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관하여 제1심판결은 위 어플리케이션 기록내용을 바탕으로 원고들의 시간외근로수당 청구를 인정하였습니다.6)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그와 같은 자료만으로는 원고들이 연장근로 내지 야간근로를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고 제1심판결과 달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7) 항소심 과정에서 피고 회사가 어플리케이션 기록 중 다수가 피고 사업장 밖에서 기록된 점,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실행시킬 경우 퇴근 장소를 임의로 조작할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어플리케이션의 불완전성을 다투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참고하여 어플리케이션 기록만으로는 원고들의 연장근로 내지 야간근로 시간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업을 하는 회사가 시간외근로수당을 미지급하였는지가 문제된 형사사건에서는 지문인식시스템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지문인식시스템으로 직원들의 사무실 출입시간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연장근로시간을 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근로자들의 입장이나, 지문인식시스템은 애초 직원들의 출퇴근 관리가 아닌 보안의 필요성 때문에 도입된 것이고, 또 이 사건 근로자들의 업무 성격상 이들에 대한 출퇴근 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진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지문인식시스템은 2012년 이후에야 도입되어 그 이전에는 출근시간을 확인할 아무런 장비나 수단이 없었다.”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지문인식시스템으로 확인되는 사무실 출입시간만으로는 초과근로시간을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8)



    4. 간접자료를 바탕으로 한 근로시간 증명 판결례

    간접자료를 바탕으로 초과근로시간을 인정할 수 있는지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출퇴근 시 이용한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기준으로 근로시간 증명을 인정한 판결도 존재합니다. 예술직업학교에서 교육행정업무를 담당한 원고들이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한 사안에서 법원은 일부 원고들의 근로시간은 출·퇴근 시 이용한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바탕으로 산정하고, 자가용으로 출퇴근한 다른 원고의 근로시간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원고들과 출퇴근시간이 같았음을 이유로 동일하게 산정하였습니다. 항소심에서 피고 법인은 이와 같은 제1심판결의 근로시간 인정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 법인이 시간외근무를 증명할 별도의 자료나 출퇴근내역 등을 갖추지 않고 시간외근로에 대한 사전·사후 승인 내역을 형식적으로 관리해 온 사정, 원고들의 업무가 임의로 연장근무를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 정형화된 업무라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교통카드 내역을 근거로 시간외근로를 인정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9)


    반면, 동료 근로자들의 증언만으로는 근로시간을 증명할 수 없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 청소대행업체 작업원 근로자, 운전기사인 원고들은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청구하면서 동료 근로자들의 증언을 통해 초과근로 여부 및 초과근로시간을 증명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서울동부지방법원은 많은 작업원들이 약정 시업시간 전에 사전 수거 작업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작업자별, 요일별, 계절별, 날짜별로 시업시각이 달라 이를 근거로 원고들이 특정 일자에 특정 시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는 사정 등 다른 증거들과 종합하여 볼 때 동료 근로자들의 증언만으로는 초과근로 여부 및 초과근로시간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 다른 판결로, 하급심 법원은 피고 회사 대표이사의 운전기사인 원고가 청구한 초과근로수당에 대하여 피고 대표이사의 일정표나 피고 대표이사가 사용한 피고 명의 카드 사용내역만으로는 원고의 근로시간을 증명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더불어 포괄임금제의 유효성을 인정하였습니다. 동 판결은 원고가 초과근로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대표이사의 일정표에 대하여, 해당 자료는 피고 회사에서 미리 정해진 대표이사의 일정을 출력하여 제공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를 작성한 자의 서명, 날인 등이 없는 서류인 점, 1주일 단위로 일정이 출력되므로 출력 당시에 정하여진 대표이사의 일정이 이후 취소·변경되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존재하는 점, 초과근로의 입증과 관련한 출퇴근 시각의 상당 부분은 원고가 수기로 가필한 부분의 기재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위와 같이 수기로 작성된 부분은 원고가 임의로 작성한 것이고 사후에 얼마든지 변경,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해당 증거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10)



    5. 결론

    앞서 살펴본 판결례에 따르면 법원은 사용자가 작성·승인한 근무시간 관련 자료와 같이 객관성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 자료를 통해서는 근로시간이 증명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전자 시스템을 통해 그 객관성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전자기록에 대해서는 그 시스템의 도입 목적, 시스템의 허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시간 증명 여부를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상사의 일정표나 카드 사용내역과 같은 간접자료는 근로시간 증명자료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업무의 성격을 고려하여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기준으로 근로시간 증명을 인정한 판결례도 확인됩니다.11)


    장시간 근로를 방지하기 위하여 ‘출퇴근시간 의무기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법 논의가 있었습니다. 근로자의 근로시간 증명의 어려움을 이유로 근로시간의 증명책임을 사용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법 논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을 고려할 때 각 회사로서는 현 근로시간 기록 시스템과 근로자들의 실제 초과근로시간을 점검하고, 관련 소송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본 칼럼은 월간노동법률 2021년 5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각주1] 법률에 특별히 증명책임의 소재를 명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통설·판례의 태도인 법률요건분류설에 따라 권리의 존재를 주장하는 사람이 권리발생사실에 대해 증명책임을 집니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다39301 판결;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7다63102 판결 등 참조).

    [각주2]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2누9766 판결,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도16228 판결 등 참조

    [각주3] 창원지방법원 2016. 2. 4. 선고 2014가단28452 판결

    [각주4] 부산고등법원(창원) 2021. 1. 21. 선고 (창원)2020나11097 판결. 회사가 상고하지 아니하여 확정되었습니다.

    [각주5] 청주지방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나8485 판결; 제1심 청주지방법원 제천지원 2018. 6. 27. 선고 2017가단20537 판결; 상고심 심리불속행기각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각주6]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 7. 선고 2013가소5258885 판결

    [각주7] 항소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8. 26. 선고 2014나9327 판결. 이 판결은 대법원 상고기각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각주8] 제1심 대구지방법원 2017. 2. 9. 선고 2016고단863 판결; 항소심 대구지방법원 2017. 11. 30. 선고 2017노997 판결(검사 항소기각);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도21336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각주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4. 7. 선고 2015나10355 판결. 대법원 심리불속행기각판결로 확정되었습니다.

    [각주10]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 11. 15. 선고 2014가합6723 판결

    [각주11]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 1. 18. 선고 2011가합11147 판결



    이광선 변호사 (kslee@jipyong.com)

    장현진 변호사 (janghj@jip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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