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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법 ‘최신판례’의 학습방법 1편

    - 2023년 제12회 변호사시험에 출제가 유력한 최신 대법원 판례 -

    정연석 변호사(법무법인 중용·메가로이어스)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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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 ‘최신판례’는 단순히 ‘최신’의 것이어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모든 분야는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발전’이 이뤄진다. 최근 변호사시험에서 최신판례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것은 출제위원들이 단순히 ‘예비법조인들이 유행에 뒤처지지 않았는지’를 알고자 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최신판례가 실제로도 ‘어렵고 중요한 법리’를 품은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에 선고된 대법원 민사 판례들 중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서 내년 변호사시험 출제가 유력한 판례들을 모아 그 학습에 유념해야 할 부분을 짚어본다.

    1)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9다293036 판결은 민법 제400조의 ‘채권자지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귀책사유가 필요하지 않고, 그 효과로서 원칙적으로 민법에 규정된 제401조 내지 제403조, 제538조 제1항만을 인정하고 있다. 매우 오랜 세월 채권자지체의 법적 성질에 관한 ‘채무불이행책임설’과 ‘법정책임설’의 논의가 있었는데, 이에 관하여 최초로 대법원이 ‘법정책임설’의 입장을 취한 것이다. 그렇다면 사법시험에 비해 학설의 비중이 줄어든 변호사시험이라고 하더라도 이 부분만큼은 기존 학설의 내용을 답안지에 간략하게나마 기재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다만 해당 판례는 약정이나 신의칙상 채권자의 의무가 인정된다면 채권자지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도 있다고 하여 예외를 인정한 점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2)
    대법원 2021. 7. 21. 선고 2020다300893 판결은 대위소송에서 ‘피대위자’인 채무자가 실존 인물이 아니거나 사망한 사람이면 피보전채권이 없어 대위소송은 당사자적격이 없고 부적법 ‘각하’된다고 판시하였다. 채무자가 사망자라면 상속인에 대한 피보전채권이 있을 수 있지만, 해당 사안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토지소유권확인의 대위소송으로서 채무자의 상속인도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한 사안이었던 점, 이처럼 채무자를 특정할 수 없다면 확인의 이익도 없다고 판시한 점 등을 정리해야 한다.

    3)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9다266409 판결은 가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와 본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가 서로 ‘다르다면’ 사해행위의 요건 구비 여부는 ‘본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제척기간의 기산일도 ‘본등기’의 원인인 법률행위가 사해행위임을 안 때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이미 가등기의 원인행위와 본등기의 원인행위가 ‘다르지 않다면’ 전자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판시해왔는데(97다51919 판결 참조), 이번에는 그 반대의 경우를 최초로 판시하여 의미가 적지 않다. 본 사안은 자력이 충분한 甲이 X부동산에 관하여 乙과 매매예약을 체결하면서 가등기를 경료해주었는데, 매매예약완결일로부터 10년이 지나 가등기의 원인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그 후 무자력이 된 甲은 다시 X부동산을 丙에게 매도하면서 원인무효인 위 乙 명의의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丙에게 가등기의 부기등기를 마쳐준 후 이어서 본등기까지 마쳐준 사안임을 기억해야 한다. 甲의 채권자 丁은 판시한 법리에 따라 甲과 丙 사이의 ‘매매계약’을 사해행위로 취소하고 그에 따른 丙 명의 ‘본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 경우 丙 명의로 부기등기 형식으로 이전된 ‘가등기’는 사해행위인 매매계약에 따라 직접 마쳐진 것은 아니어서 사해행위취소의 원상회복 대상은 아니고, 丁으로서는 무자력인 甲을 대위하여 대위소송을 통해 丙을 상대로 乙 명의로 된 가등기의 주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다. 여기서 丙은 甲과의 ‘무효등기 유용 합의’를 들어 항변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으나(2009다4787 판결 참조), 위 판결은 이러한 유용 합의가 사해행위인 매매계약의 이행방법을 합의한 것에 불과하여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됨에 따라 ‘함께 취소’되었다는 이유로 그러한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다만 대위소송은 자신의 권리가 아닌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인 점, 사해행위취소는 상대적 효력만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4)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다200089 판결은 채권양수인이 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채무자가 양수인에 대해 가지던 기존 채권과 상계한 경우, 그 ‘상계적상일’은 채권양도 전에 이미 도래한 양 채권의 변제기가 아니라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춘 시점, 즉 채권양도 통지 도달일이라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상계적상이라는 것도 결국은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상호 대립해야 비로소 발생하는 점을 중시한 것이다. 평소 사례형·기록형 문제에서 ‘상계적상일’은 언제나 ‘변제기’를 고려하여 풀어왔는데 이러한 사안이 출제되면 그와 같이 ‘변제기’로 계산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이는 기존의 ‘채권양도와 상계’ 쟁점을 대표하는 사례, 즉 ‘채권양도 통지 도달 전에 채무자가 양도인에 대하여 가지던 채권을 가지고 채권양수인과 상계하는 사안’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임을 주의하자. 실제로 시험은 대단히 심오한 이론을 깊게 이해하는 것보다 유사한 두 사안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5)
    대법원 2020. 07. 09. 선고 2016다244224 판결은 임대차 종료 후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직접 청구하지 않더라도 이를 반환받기 위해 목적물을 계속 ‘점유’한다면, 이는 보증금반환채권의 권능인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는 것으로서 그 권리행사의 모습이 분명하게 표시되었으므로 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위 판결은 ‘임대인의 인도청구권은 물권에 기초하는 경우가 많아 시효로 소멸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과의 형평성,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이 임차인의 보증금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있는 취지’도 그 논거로 들고 있는 점에 비추어, 과연 ‘어떠한 채권을 직접 행사하지 않고 그와 대가관계에 있는 자신의 인도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며 계속 점유하는 것’만으로도 언제나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일반화’할 수 있는 법리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가령 수급인이 건물신축 공사대금채권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동시이행 항변권의 행사로서 신축이 완성된 건물을 인도하지 않고 버티는 것만으로도 위 공사대금채권의 3년의 소멸시효가 아예 진행하지 않는다고 볼 것인지(만일 이렇게 본다면, 수급인의 유치권의 행사는 소멸시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민법 제326조와도 주목할 만한 차이가 생김), 매도인이 매매대금을 수령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신의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며 버티는 것만으로도 매매대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아예 진행하지 않는다고 볼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부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私見). 그렇다면 수험생으로서는 위 판결의 경우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에 관하여 그 권리자인 임차인에 대해서 적용한 사안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숙지해두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위 판결은 점유권이나 동시이행 항변권을 상실한 경우에는 다시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하였으니 주의를 요한다.

    6)
    대법원 2021. 01. 28. 선고 2015다59801 판결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의 상가건물 양수인에 해당하기 위한 소유권변동의 원인에는 매매·상속·경매 등을 불문하고, 이때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상속’으로 공동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라고 판시하였다. 수험생으로서는 그간 ‘공동상속’의 경우 피상속인의 금전채무는 언제나 법정상속분 비율에 따른 ‘분할채무’로 되어왔던 기존의 법리와 위 판결을 서로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7)
    대법원 2022. 03. 17. 선고 2021다210720 판결은 매도인이 악의인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로부터 명의신탁 목적물인 주택을 임차하여 인도 및 주민등록을 마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의 대항력 갖춘 임차인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의 ‘제3자’에 해당하므로, 임차인은 명의수탁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어 등기명의를 회복한 매도인과 그 매도인으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임차권으로 대항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명의신탁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의하여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기존에 ‘주택 매매가 해제된 경우 매수인으로부터 주택을 임차하여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로서 해제로 주택의 등기명의를 회복한 매도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다’고 본 판례(2003다12717 판결 참조)와 같은 맥락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사례형과 기록형 모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정연석 변호사(법무법인 중용·메가로이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