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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학대로 벌금형 확정시 일률적으로 10년간 어린이집 취업·운영 제한은 위헌"

    헌법재판소, 재판관 6대 3 의견 결정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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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벌금형이 확정됐다고 일률적으로 10년간 어린이집 취업을 금지하거나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없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이 있는 A씨 등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제16조 제8호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813)에서 재판관 6(위헌) 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벌금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거나 어린이집에 근무할 수 없고, 같은 이유로 보육교사 자격이 취소되면 그 취소된 날부터 10년간 자격을 재교부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또는 원장으로 근무하던 A 씨 등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 받고 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에서 근무할 수 없게 된 A 씨 등은 영유아보육법 제16조 제8호 후단, 제20조 제1호, 제48조 제2항 제2호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아동학대 범죄전력자가 장래에 동일한 유형의 범죄를 다시 저지를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데도, 심판대상 조항은 오직 범죄전력에 기초해 10년간 일률적으로 취업제한 제재를 부과한다"며 "이 기간에는 취업제한 대상자가 제재에서 벗어날 기회가 없고 개별 범죄행위의 태양을 고려한 위험의 경중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해당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10년이라는 현행 취업제한 기간을 상한으로 두고 법관이 재범의 위험성 여부와 어느 정도로 취업제한을 둬야 할지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심판대상조항은 일률적으로 10년의 취업제한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고 재범의 위험성이 낮은 범죄전력자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제한이 될 수 있어 그것이 달성하려는 공익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고, 따라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선애, 이은애,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가 영유아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이나 그로 인한 피해 회복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면 어린이집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취업을 제한함으로써 사전에 영유아를 아동학대의 위험으로부터 철저히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심판대상조항은 아동학대범죄 전력자를 영유아와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어린이집에 한정해 취업을 제한하고 재범 없이 10년의 기간이 지나면 다시 취업할 수 있도록 하므로,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균형성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는 앞서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이 확정된 사람은 10년간 아동관련기관(체육시설, 학교)에 취업을 제한한 아동복지법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했고(2017헌마130등), 이에 따라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은 법률에 의한 10년간의 일률적 취업제한에서 법원이 판결 선고 시 10년을 상한으로 하여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는 것으로 개정됐다"며 "이 사건은 해당 결정과 같은 취지에서 아동학대 관련 범죄의 경중, 재범의 위험성에 대한 개별·구체적 심사를 통해 취업제한의 제재를 부과하는 것이 직업선택의 자유 보장과 조화될 수 있음을 재확인한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