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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합건물의 대지사용권에 대한 법률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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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17.]



    들어가는 말

    토지와 건물은 독립한 별개의 부동산이므로, 토지와 건물은 분리해서 처분이 가능합니다. 건물 소유자가 대지 위에 건물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대지를 사용·수익할 권원이 필요하고, 대지에 대한 이와 같은 권원 없이 건물을 소유하면 대지 소유자는 건물 소유자를 상대로 건물의 철거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논의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의 경우에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법’)에서 특별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법 제20조는 집합건물의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 및 수반성을 규정하여, 건물 부분의 권리와 대지 부분의 권리를 분리 처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대지사용권의 대표적인 경우는 소유권이나, 임차권, 전세권, 지상권도 대지사용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대지사용권이 소유권인 경우를 전제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는 건물의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함과 동시에 건물의 대지 부분에 대한 소유권도 함께 취득하게 되는데, 이때 취득하는 대지 부분의 소유권의 의미 및 성격과 관련하여 몇 가지 흥미로운 법적 쟁점이 있어 이하에서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구분소유자가 취득하는 대지사용권(공유지분)의 계산 문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는 공유지분의 형태로 대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데, 이 경우 공유지분은 (규약으로써 달리 정하지 않는 한) 각 구분소유자가 가지는 ‘전유부분의 면적 비율’에 따르게 됩니다(법 제21조 제1항, 법 제12조 제1항). 다만, 해당 집합건물에 특정 구분소유자들에게만 제공되는 공유부분(일부공용부분)이 있는 경우 그 공유부분을 공용하는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의 면적 비율에 따라 배분하여 그 면적을 각 구분소유자의 전유부분 면적에 포함시키고, 이를 기준으로 대지 공유지분 비율을 계산하게 됩니다(법 제21조 제1항, 법 제12조 제2항). 그리고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계산된 대지 공유지분비율은 공용부분 부담 또는 수익 산정의 기준(법 제17조), 관리단집회의 의결권 행사 기준(법 제37조 제1항)이 됩니다.


    예를 들어, 상가·오피스텔 주상복합 건물의 구분소유자가 총 4명이고, 상가 부분을 구분소유자 A, B가, 오피스텔 부분을 구분소유자 C, D가 각 소유하고 있으며, 각자의 전유부분의 면적이 A는 100㎡, B는 200㎡, C는 150㎡, D는 200㎡이라고 할 경우, 상가 소유자 A의 대지에 대한 공유지분은 100/650, B의 공유지분은 200/650, 오피스텔 소유자 C의 공유지분은 150/650, D의 공유지분은 200/650이 되고, 이를 기준으로 공용부분의 부담비율 및 의결권 등을 계산하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상가 구분소유자들(A 및 B)에게만 제공되는 별도의 공용부분(복도 내지 상가 손님들을 위한 휴식 장소 등)이 존재하고 그 면적이 300㎡라고 한다면, 그 면적은 A와 B의 전유부분의 면적 비율(1:2)에 따라 배분되어 A 전유부분 면적에 100㎡, B 전유부분 면적에 200㎡가 더해지게 되고(법 제12조 제2항), 그에 따라 상가 소유자 A의 대지에 대한 공유지분은 200/950, B의 공유지분은 400/950, 오피스텔 소유자 C의 공유지분은 150/950, D의 공유지분은 200/950으로 계산됩니다.


    특히 위 사례는 상가 구분소유자들과 오피스텔 구분소유자들간의 분쟁상황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위 사례와 같이) 건물 등기부상 전유부분의 면적 비율에 따라 공유지분 계산을 할 경우 상가 구분소유자들(A, B)의 대지 공유지분 비율(300/650 = 100/650 + 200/650)이 과반수가 되지 않더라도, 상가 구분소유자들(A, B)에게만 제공되는 공용부분을 전유부분에 합산하여 공유지분 계산(600/950 = 200/950 + 400/950)을 할 경우 과반수를 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전체 집합건물의 관리권한을 결정함에 있어 큰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등기된 대지사용권의 귀속 및 분리처분금지 규정의 적용 문제

    1) 실무에서는 집합건물에 대한 보존등기를 할 때, 건물등기부의 표제부에 대지사용권 등기를 함으로써 ‘분리처분을 금지하는 취지의 등기’가 이루어지기 때문에(이 경우 등기관은 직권으로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의 등기기록에 대지권이라는 뜻을 기록합니다), 미등기된 대지사용권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파트와 같은 대규모 집합건물의 경우, 대지의 분·합필 및 환지절차의 지연, 각 세대당 지분비율 결정의 지연 등으로 인하여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만 수분양자를 거쳐 양수인 앞으로 경료되고, 대지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상당기간 지체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집합건물의 건축자로부터 전유부분과 대지지분을 함께 분양의 형식으로 매수하여 그 대금을 모두 지급함으로써 소유권 취득의 실질적 요건은 갖추었지만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만 경료받고 대지지분에 대하여는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지 못한 자는 매매계약의 효력으로써 전유부분의 소유를 위하여 건물의 대지를 점유·사용할 권리가 있고, 매수인의 지위에서 가지는 이러한 점유·사용권은 단순한 점유권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본권으로서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 제2조 제6호 소정의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을 소유하기 위하여 건물의 대지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인 대지사용권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 전유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준 다음 사후에 취득한 대지지분도 전유부분의 소유권을 취득한 양수인이 아닌 제3자에게 분리 처분하지 못하고, 이를 위반한 대지지분의 처분행위는 그 효력이 없습니다(대법원 2000. 11. 16. 선고 98다45652, 45669 전원합의체 판결).


    2) 한편, 구분건물이 물리적으로 완성되기 전에도 건축허가신청이나 분양계약 등을 통하여 장래 신축되는 건물을 구분건물로 하겠다는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표시되면 구분행위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고, 이후 1동의 건물 및 그 구분행위에 상응하는 구분건물이 객관적·물리적으로 완성되었다면, 아직 그 건물이 집합건축물대장에 등록되거나 구분건물로서 등기부에 등기되지 않았더라도 그 시점에서 구분소유가 성립하게 되고, 그에 따라 건물 대지에 대해 대지사용권 역시 함께 성립하게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 구분건물을 원시취득한 건축주 내지 분양자가 대지 부분의 소유권을 수분양자가 아닌 제3자에게 처분할 경우 이는 법 제20조에서 정한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에 반하는 대지의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그 효력이 없습니다(대법원 2013. 1. 17. 선고 2010다71578 전원합의체 판결).


    3) 또 다른 쟁점으로, 1984. 4. 10. 제정되어 1985. 4. 11. 시행된 집합건물법 이전에 준공된 집합건물에 대해서도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분리처분금지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특히, 대지사용권이 법 시행 이후에라도 구분소유자에게 등기가 되었다면 문제가 없으나, 등기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3자에게 처분이 된 경우가 문제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은 이른바 ‘은마아파트 사례’에서 ‘이 사건 아파트가 집합건물법 시행일 이전에 준공되었더라도 집합건물법 제20조는 1985. 4. 11.부터 2년이 경과한 1987. 4. 11.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도 적용되므로, 이때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자 내지 구분소유자들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점유·사용권은 집합건물법상 대지사용권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여, 법 시행 이전에 준공된 집합건물이라 하더라도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분리처분금지 규정은 법 시행일 이후에는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6. 12. 21. 선고 2015누50407 판결).



    대지사용권(공유지분)에 대한 민법상 공유 규정의 적용 문제

    구분소유자들이 대지를 공유하는 경우에 구분소유자의 공유관계는 민법상 공유관계와 차이가 있습니다. 법에 의할 때, 구분소유자는 원칙적으로 대지지분을 전유부분과 분할하여 처분할 수 없습니다(제20조). 그리고 구분소유자는 공유인 대지의 분할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법 제8조). 문제는 법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과 관련하여, 민법상 공유관계의 법리가 대지사용권(공유지분)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에서 구분소유자들의 대지(공유물) 사용관계와 관련하여 민법상 공유관계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본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하는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17다257067 전원합의체 판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민법상 공유관계에 있어 공유자는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만 사용·수익할 수 있으므로 공유토지의 일부를 배타적으로 점유하면서 사용·수익하는 공유자는 그가 보유한 공유지분의 비율에 관계없이 다른 공유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집합건물의 경우에는 대지사용권인 대지지분이 구분소유권의 목적인 전유부분에 종속되어 일체화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집합건물 대지의 공유관계에서는 위와 같은 민법상 공유물에 관한 일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고, 집합건물에서 전유부분 면적 비율에 상응하는 적정 대지지분을 가진 구분소유자는 (지분의 비율로만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공유관계와 달리) 그 대지 전부를 용도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을 가지므로, 구분소유자 아닌 대지 공유자는 그 대지 공유지분권에 기초하여 적정 대지지분을 가진 구분소유자를 상대로는 대지의 사용·수익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전원합의체를 통해 변경된 대법원 판례의 주요 내용입니다.


    특히, 위 판례 사안은 법에서 정한 분리처분금지에 대한 예외규정에 따라 토지 지분만을 별도로 취득한 자가 있는 경우에 특히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법에 의할 때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분리처분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나, 규약 등의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분리처분이 가능합니다). 즉, 토지 지분만을 취득한 자는 건물의 소유를 통해 토지를 배타적으로 점유하는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데, 과거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구분소유자들 전원을 상대로 전유부분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른 청구를 할 수 있었으나, 위와 같이 변경된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구분소유자들 중 자신의 적정 대지지분을 갖지 못한 자를 상대로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맺음말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구분소유자들의 대지사용권(공유지분)에 대해서는 기존의 민사 법리와 다른 특별한 법리가 적용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쟁점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위에서 살펴본 몇 가지 쟁점들은 그 일례일 뿐입니다.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을 확보하고 양자가 분리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여 대지사용권 없는 구분소유권의 발생을 방지함으로써 집합건물에 관한 법률관계의 안정과 합리적 규율을 도모하려는 법의 취지, 관련 법률 규정 및 이에 대한 법원의 해석례를 면밀히 살피어 집합건물의 대지사용권과 관련한 법률관계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관련 업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종현 변호사 (jhbaek@jipy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