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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롭게 이혼할 자유

    김영미 변호사 (법무법인 숭인)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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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여성이 있다. 그 여성은 계약 결혼의 방식을 빌어서 배우자의 ‘존재’만 있으면 되는 한 남성을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한다. 물론 그 여성과 남성이 서로를 선택하는 기준은 서로가 계약 내용을 위반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단순한 신뢰이다. 두 사람은 계약기간 내내 함께 저녁을 먹고, 부부 동반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른 사람들 눈에 완벽한 부부의 모습을 연기한다. 그리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깔끔하게 협의 이혼을 한다. 그렇게 그 여성은 배우자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남성들을 만나서 혼인과 이혼을 반복한다. 그 여성은 다름 아닌 최근 방영된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다. 비록 그 여주인공도 나중엔 계약 결혼으로 만난 남성과 사랑에 빠져 진짜 혼인을 하게 되지만, 기존의 혼인과 이혼제도에 대한 생각의 틀을 깨주는 참신한 소재이다.

    사실 변호사라는 직업은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평생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해피엔딩과는 정반대의 경우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혼인 서약은 세월과 함께 빛이 바래고 어느덧 이런저런 이유로 이혼 사유만 쌓인 경우들을 주로 접하게 된다. 무엇보다, 뚜렷한 유책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쪽 당사자가 한사코 이혼을 원하는 경우들을 맞닥뜨리게 되면, 지금처럼 이혼을 어렵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을 주는 관계인데, 법에서 정한 유책 사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어렵게 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하는 물음표가 뇌리를 맴돈다. 과거에는 자녀에 대한 부모로서의 의무감이 가정을 지켜주는 보루였지만 세상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면서 자녀는 더 이상 부부에게 구속 사유가 되지 않고 있다. 한 공간에서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고통이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의 상담을 종종 접하게 된다. 이혼 후에도 자녀에 대한 양육비를 충분히 주고, 부부 명의로 된 재산 전부를 주겠다며 이혼을 요구하지만 상대 배우자의 거절에 가로막힌다. 변호사가 그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 상대를 설득해보고, 그래도 거절하면 별거하라는 조언뿐이다. 함께 산다는 것 외에 그 어떠한 의미도 찾을 수 없고 오히려 고통만 주는 관계라면 지금처럼 이혼 과정을 어렵게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시대에 흐름에 맞춰 파탄주의로 가되, 축출 이혼의 폐해를 방지하고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이혼을 원치 않는 상대방에 대해 충분한 재산분할과 양육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결국 “이혼은 합리적으로”, “자녀 양육비는 충분하게”, “재산분할은 공평하게” 이런 기조로 가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김영미 변호사 (법무법인 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