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변호사로서 《해상법원론》제6판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에 내용을 두루 살펴보았다. 해상법원론은 사제관계인 외국 해상법 제1호와 제2호 박사가 함께 저술한 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가지는데, 1993년 초판이 출간될 당시 대한민국에는 참고할 만한 해상법 서적이 거의 없어서 초판은 우리나라 해상법 연구의 토대가 된 유일한 전문서적이었다. 제6판은 그동안 수정 및 증보를 거쳐 어느덧 완전한 전문서적의 형태를 갖추었다는 느낌이다. 공저자들은 학문적인 능력은 물론이고 실무에서도 대단한 명성을 지니고 있다. 독립운동가 고하 송진우 선생의 손자인 송상현 전 국제형사사법재판소(ICC) 초대 재판소장은 1970년 코넬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울대 법전원 학장 및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써왔고 한국유니세프 회장으로 활동했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는 워싱턴대 해상법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해상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제49대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사단법인 착한법만드는사람들 상임대표로 활동하는 등, 공저자들이 모두 학문적 성취 외에도 실무능력이나 지도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다. 필자는 제5판을 자주 참고하고 인용해 왔기 때문에 대략적 내용은 알고 있었으나, 제6판은 최근 개정된 법령이나 국제협약을 반영하였고, 최근 발생한 중요 사건과 사례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해상법 관련 서적들이 상법 조항 위주로 단편적으로 서술되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데 반해, 제6판은 국제협약, 국제공법, 절차법 등 관련 법령과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선진 영미법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소개하고 있어, 독자들의 시야를 확장시켜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풍부한 국내외 판례를 수록하면서 자세한 분석과 설명을 더하고 있어, 최상의 연구 지침서이자 실무 전문서적으로서 손색이 없다. 서문에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입장에서 서술하였다'라고 밝히는 바와 같이 이해관계자들간의 관계를 고려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가급적 주관적인 판단을 자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관련 판례나 이론을 충실하게 소개하여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하게 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환경문제도 깊이 다루고 있는바, 은연중에 인류애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전문서적에 투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해상법을 공부하고자 하는 법조인, 실무가, 법학자, 법학도들이 제6판을 활용해 공부하면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제6판을 추천한다. 이광후 변호사(법무법인 세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