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edu
  • 법률신문 법률정보

    채소 3종 세트

    고승덕 변호사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2022_100years_go.jpg2022_100years_go_face.jpg

     

    입과 뇌를 즐겁게 하는 ‘행복 음식’은 달거나 기름진 음식이다. 채소는 그런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즐겨 먹기는 쉽지 않다. 하루에 채소와 과일을 합쳐 500g 이상 먹는 10대는 15%, 성인은 28%에 지나지 않고, 채소를 매일 1회 이상 먹는 초중고생은 4명 중 한 명에 불과하다(2021년 건강통계).

    채소는 다양하게 먹을수록 건강에 좋다. 함유된 파이토케미컬의 종류가 색깔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녹색, 특히 배추과에는 항암물질로 알려진 글루코시놀산이 들어 있다. 황-오렌지-적색에는 베타카로틴(당근, 호박 등), 항산화물질인 라이코펜(토마토 등)이 들어있다. 적-청-보라-흑색에는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베리류, 가지 등)이 들어 있다.

    평소에 채소를 색깔별로 골고루 먹기 어렵다면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먹는 것이 좋을까. 채소의 왕은 배추과(배추, 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이다. 먹는 채소의 절반을 차지하게 넉넉히 먹는다. 녹색 잎은 당뇨에 좋고(2008년 논문), 심혈관질환과 주요 만성질환 위험을 줄이는데 가장 효과적이다(2004년 논문). 또 오이는 서구 학계에 덜 알려졌지만 항산화, 항염증, 항균 작용을 하는 다양한 물질이 들어 있어서(2020년 논문) 건강에 좋다. 색깔 채소의 대표는 단연 토마토이다. 우리나라 채소 중에서 건강상 효능, 우리 입맛, 그리고 손질, 보관, 운반, 섭취 등의 간편함을 고려하면 알배기 배추, 방울토마토, 오이가 으뜸이다. 필자는 이 셋을 ‘채소 3종 세트’라고 부른다.

    185030.jpg
    고승덕의 채소 3종 세트 
    우리나라 채소 중에서 입맛, 건강상 효능, 손질·보관·운반·섭취 등의 간편함을 고려하면 알배기 배추, 방울토마토, 오이가 으뜸이다.


    먹는 방법은 녹색 채소와 색깔 채소가 다르다. 녹색 채소는 날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비타민 B, C, 글루코시놀산은 수용성이라서 물에 삶으면 녹아 없어지고, 비타민 C, 엽산, 글루코시놀산 분해효소는 열에 취약하다. 날로 씹으면 글루코시놀산과 효소가 반응하기에도 좋다. 반면에 색깔 채소는 익혀 먹는 것이 더 좋다.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은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고 지용성이라서 기름을 함께 요리하면 흡수가 잘된다. 시금치, 호박, 가지, 콩나물도 날로 먹는 것보다 살짝 데쳐서 나물로 먹는 것이 영양소 흡수에 좋다.

    날 채소를 그냥 먹기 힘들면 나물, 김치 등을 반찬 삼아 함께 씹으면 좋다. 식물성만 먹으면 금방 배가 고파져서 다음 끼니까지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아침에는 최소한 달걀이라도 먹는 것이 좋다. 아침에 식사할 시간이 부족하면 채소 3종 세트를 싸가지고 나오는 것이 좋다.

    아침에만 채소를 챙겨 먹는 사람이 많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점심과 저녁에도 충분히 먹어야 한다. 그런데 단품 위주의 외식에는 채소가 부족하다. 몇 가지 대응책이 있다. 첫째, 채소를 싸가지고 와서 외식하기 전에 미리 먹고 나간다. 배고픔으로 인한 과식을 억제할 수 있고 채소를 먼저 먹는다는 식사 순서에도 맞다. 둘째, 외식할 때 밑반찬으로 나온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고기 익는 동안에 채소 접시를 비우고 더 달라고 한다. 셋째, 24시간을 주기로 채소 비율을 맞춘다. 전날 저녁에 고기만 많이 먹었다면 다음 날 아침에 채소를 평소보다 더 먹는다.

    간식으로는 과자나 빵 대신에 채소나 신선 과일을 먹는다. 과일은 귤, 바나나 등이 좋다. 너무 달지 않고 먹기에도 좋다. 과일 주스나 말린 과일은 당 섭취가 많아져서 혈당에 좋지 않다.


    고승덕 변호사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