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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인서면의 추억

    확인서면의 추억

    등기필정보란 것이 있다. 소위 집문서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것을 잃어버리면 다시 발급받을 길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내가 집을 팔 때에 그 이전등기를 수임한 법무사가 "내가 이 부동산의 소유권자임"을 확인하는 서면을 작성하고 그것으로 이를 갈음하게 되는데, 이를 확인서면이라 한다. 여기에 본인의 우무인을 찍고 필적을 기재한 후, 특기사항란에 "언제 어디에서 본인 확인을 하였는지" 그 상황을 간략하게 기재한다. 그런데 2018년 12월의 등기예규 이전에는 이 란에 그 사람의 키나 몸무게, 신체적인 특징을 기재했었다. 문제는 등기 완료 후에 이것이 본인에게도 송달되기 때문에, 기분이 상하지 않게 조심하면서도 최대한 본인의 신체적인 특징을 잘 묘사해서 써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체

    우리도 '비대면'이 가능할까?

    우리도 '비대면'이 가능할까?

    매일 아침 하루하루 늘어가는 확진자 추이를 눈 뜨자마자 확인하고, 마스크 대란이 온다고 하여 무려 개당 5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필터 교체형 마스크를 식구 수 대로 구매하기도 하였다. 의뢰인들로부터 '코로나'로 인해서 변호사 업계는 괜찮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으면서 1년 하고도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이제는 확진자 수가 아니라 백신을 맞을 순서는 언제일까가 나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마스크와 소독제의 사용, 체온 체크, 법정을 출입할 때 인원 제한 역시 오래된 습관처럼 익숙해진 지금, 코로나가 아니라도 변호사 업무는 과연 '비대면'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섣부른 결론은 변호사 업무는 비대면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IT 강국 대한민국에서 화상을 통한 회의, 재판 및

    수사권의 기원과 본질

    수사권의 기원과 본질

    16년 전 검사 임관 후 끊임없이 고민했던 질문이 '수사란 무엇인가? 경찰이 대부분의 수사를 하는데 왜 검사가 수사의 주재자인가? 검사는 왜 판사와 동일한 자격을 요하는가?'라는 매우 기초적인 질문들이었습니다. 밀려오는 사건을 처리하느라 깊이 있는 고민이나 해답을 갖지 못하다가 2019년 1년간의 해외연수에서 '형사법집행권의 歷史'에 대한 공부를 통하여, 그 간의 '역사에 대한 무지'로 인한 민망함과 '늦은 깨달음'에 따른 안도감을 함께 느끼면서 나름의 답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사인소추에 기반한 중세시대는 국가의 수사권이 태동하기 전으로 사인이 증거를 수집하여 형사소송을 제기하고 판사는 그에 기초한 재판을 하였는데, 12~13C 무렵 대륙법계 국가에서 공공소추 제도 도입에 따라

    새로운 OS, 사법혁신

    새로운 OS, 사법혁신

    개혁(reform)이 필요한 때인가 혁신(innovation)이 필요한 때인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논외로 하고 최근 30대 정당 대표의 선출로 대변되는 정치 환경의 변화는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넘어 혁신을 예고한다. 사회적 이슈에 관해 누구나 견해를 가지고 또 그러한 견해를 자유롭게 표출하는 이 시대의 큰 물결은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의 비약적 발전과 호흡을 같이 했고, 코로나19 판데믹 위기상황에서는 뉴노멀이 됐다. 이제 이러한 물결을 반영할 정치사회적 플랫폼의 혁신은 불가피해졌다. 그런데 혁신은 슘페터의 말처럼 '창조적 파괴'에서 출발한다던가.사법제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20여 년 전 새로운 천 년대에 대한 기대와

    한민족의 DNA

    한민족의 DNA

    2010년 전후로 한창 외국기업 상장업무를 할 때 일이다. 고객유치와 실사, 그리고 거래종료 때까지 중국과 일본 기업의 스타일은 정말 달랐다. 우선 중국기업은 법률자문계약을 보내면 곧바로 날인, 송부해 온다. 실사를 위해 중국에 도착하면 근사한 리무진이 공항에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막상 회사에 도착해 보면 뭐 하나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다. 회사 관계자의 구술에 의존한 실사를 마친 뒤, 근사한 식당으로 안내 받는다. 그런데 그 자리에 회사 관계자가 아닌 그 지역 유력인사도 초대되어 있고, 대표는 중요한 손님에게만 낸다며 진짜 마오타이주를 돌린다(중국엔 가짜 마오타이주가 많다). 만취해 다음날 실사도 충실히 진행하지 못하고 귀국한다. 딜이 중도에 종료되었는데 계약에도 불구하고 잔여 법률자문 보수를 지급

    어쩌다 백신

    어쩌다 백신

    2021년 6월 1일 화요일 오후 다섯시, 생각지도 않았던 전화가 왔다. "00이비인후과인데요, 잔여백신 전화 예약하신 장소영씨 맞으세요? 삼십 분 내로 병원으로 오실 수 있나요?". 5월에 잔여백신 전화 예약을 할 때만 해도 병원에서는 "7월은 돼야 연락이 갈 거에요"라고 했었기에, 삼십 분 내에 백신 접종을 하러올 수 있느냐는 전화를 받고는 당황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그때부터 서둘러 실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한 시간 공가처리를 하고, 저녁을 같이 먹기로 한 동료 과장에게 들렀다가 과천 청사를 나서서 병원으로 걸어갔다.걸어가는 동안,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해도 괜찮은 걸까, 나 혹시 죽는 거 아님?'이었다. 전날인 5월 31일까지 1차 접종자는 375만 명. 전체 국민 숫자에

    인공지능 세상! 법조인은 무엇을 보아야 하나?

    인공지능 세상! 법조인은 무엇을 보아야 하나?

    조지오웰의 '1984'라는 소설을 보면, 빅브라더는 잠을 자는 개인 공간에서도 표정과 행동을 감시하고, 아침 체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경고를 한다. 여자 친구와 여행을 간 시골 숲에도 대화 목소리로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감시받을까봐 두려워한다. 1949년에는 이러한 상황이 허구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인공지능이 고도화되면서 허구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두렵게 느껴진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인공지능, 빅 데이터, 블록체인, IOT 등의 기술로 AI에 의한 재판, 안면인식기를 통한 범인 검거, 법의 자동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고도화로 법조인은 사라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능과 역할은 변할 수 있다. 법조인은

    정의로운 법

    정의로운 법

    법은 통상 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규범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법은 모두에게 정의로운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의 논쟁에서 트라시마코스는 법과 정의가 "강한 자의 편"이라고 주장한다. 오늘날 사회에서 가진 자, 힘있는 자가 법망을 피해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는 트라시마코스의 주장처럼 법과 정의는 강한자의 편이 아닐까?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법은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법치주의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에서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법들이 만들어지고 시행되고 있지만 이에 반해 국민들의 법에 대한 감정은 갈수록 박해지고 있다. 법을 아무리 촘촘하게 만든다

    지금 필요한 건 뭐? '自·時·尊' 정신!

    지금 필요한 건 뭐? '自·時·尊' 정신!

    대전고등법원에서 근무할 때다. 논산훈련소로 입대하는 큰 애가 입대 전날 관사로 왔다. 저녁에 슬며시 혼자 나가서 머리 빡빡 깎고 들어와 "사회에서 먹는 마지막 맥주!" 하면서 캔을 따기에, 식탁에 같이 앉아 멸치 집어 먹으며 한 캔 하다가 괜히 뭐라도 한마디 해주고 싶어, 입을 열었다. "아들, 이 세상을 살아갈라하면 머가 필요한지 아나?"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모르겠어요." "적어도 세 가지가 필요하다. 싸가지가 아니고 세 가지. 그게 머냐면, 自·時·尊 정신이다. 알겠나?" "그게 뭐예요?" "첫 번째는 自뻑 정신. 니는 니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진정으로 아끼고 믿어야 한다. 자존감 갑이 돼야 하는 거지. 거울 볼 때마다 '짜릿해!' 하면서 자아도취 하는 거. 그런 철저한 자기 확신을

    ESG와 IPO

    ESG와 IPO

    바야흐로 ESG의 시대이다.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지칭하는 이 용어는 이제 가히 시대정신 반열에 이르렀다. 작년 말 ESG 열풍이 막 불기 시작했을 때, 지금처럼 기업사회 전반을 휩쓸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실상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 해결이나 사회적 목표 달성이 자생적인 노력보다는 외부의 압력이나 충격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분위기에 떠밀려 단기적인 시늉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필자도 ESG 열풍이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인간의 욕망에서 촉발된 환경파괴가 코로나 팬데믹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글로벌 자산운용사, 국내 대형연기금과 PE운용사들이 앞다투어 ESG를 중요한 투자기준으로 삼으

    어쩌다 축구 국대

    어쩌다 축구 국대

    검사의 업무는 상당한 격무에 속하기 때문에 임관한 지 몇 년이 지나면 해외 장기연수를 꿈꾸게 된다. 지금은 제도가 조금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5년차에 연수를 위한 외국어시험을 보고 소정의 절차를 거쳐서 선발되면 6년차에 연수생이 될 수 있는 구조였다.   내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장기연수를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4년차 무렵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유학을 권하던 선배가 사 준 일본어 교재로 공부를 시작해서 1년 간 동경대로 연수를 다녀온 경험이 있다.   일본 유학 경험 덕분에 2012년 일본에서 열린 제6회 대회에는 통역 담당 검사로, 2015년 서울에서 열린 제7회 대회 때는 사회자로, 한일 검찰친선축구대회에 연이어 참여하게 되었다.  

    유죄 이유 설시 방식

    유죄 이유 설시 방식

    1. 니콜라스 카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청림출판, 2011)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온라인에서 자료나 정보를 찾기 위해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고, 뉴스 사이트나 블로그 등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서 관심 있는 정보를 살피는 것에 익숙해지면, 우리는 '전쟁과 평화'와 같은 책을 긴 호흡으로 읽을 수 없다고. 넷 세대(net generation)는 글 읽을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읽지 않고 이리저리 건너뛰며 관심 있는 부분만 훑는다고. 인터넷은 생각전달뿐만 아니라 생각과정도 형성하는데, 우리 뇌는 점차 인터넷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라는 구조로 변하고 사고방식도 그렇게 바뀐다고.  

    가끔은 안부가 궁금한 사람

    가끔은 안부가 궁금한 사람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다. 계절의 여왕답게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기념하는 날들이 유독 많다. 기념일의 성격이 다 다르다 보니 이에 맞는 선물을 고르기가 만만치가 않다.   그동안 법무사를 하면서 의뢰인들로부터 다양한 선물들을 받았다.와인, 과일, 넥타이, 케이크 등 심지어 의뢰인이 직접 담근 야관문주도 받아보았다. 그러나 의뢰인들로부터는 정해진 보수 외에는 받을 수 없기에 그 마음만 감사하게 받고 대부분 돌려드렸다. 그런데 그 중 돌려드리지 못하고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선물이 있는데, 바로 목도리다.   목도리를 선물해준 분은 살던 집이 경매로 처분될 상황이 되자 필자를 찾아왔는데 공탁과 집행정지 그리고 청구이의 소 등을 진행하여

    90년생이 왔다

    90년생이 왔다

    90년생이 왔다. 요즘 정치, 경제 및 사회적 흐름과 변화의 전면에 등장한 MZ세대 중 Z세대, 즉 90년생이 30대가 되었다. 로스쿨 출신의 젊은 변호사 상당수가 90년생이다. 90년생 변호사들의 등장은 로펌의 문화와 운영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 도제식 교육에 익숙한 선배들과 자유로움과 솔직함을 특성으로 하는 후배 Z세대의 만남은 그 자체로 큰 도전이다.    전문가 집단인 로펌에게도 강제된 주 52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후배 사이는 더 멀어졌고 노사관계라는 틀 속에 갇히게 되었다. 선배들은 후배들을 잘 성장시켜 연수 보내고 파트너로 만들어야 할 부담감을 덜어낸 셈이다. 후배들은 선배들의 경륜과 지혜를 전수받아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긴 축적의

    Passion for fashion

    Passion for fashion

    '어떻게 입을까'에 대한 고민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심결에 사용하는 '의식주'라는 단어의 글자 순서에는 먹는 것보다 자는 것보다 입는 것이 인간에게 더 중요하다는 통찰이 들어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읽은 책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우리가 먹은 음식이 우리의 건강상태를 만들 듯이, 우리의 스타일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준다. 이유나 기원은 알 수 없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어떻게 입을 것인가에 늘 신경을 써왔다. 지금도 매일 밤 잠자리에 누워서 내일 할 일을 계획할 때에 어떤 옷이 내일 할 일에 더 어울릴까를 함께 생각한다. 모든 하루의 계획은 어떻게 입을 것인가가 포함되어야 완벽해진다고 여기고 있나 보다.

    영화 인셉션과 서면

    영화 인셉션과 서면

    영화 '인셉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꿈과 기억, 생각에 관한 영화이다. 처음에는 타인의 생각을 훔치다가 나중에는 타인의 꿈에 들어가 생각을 심고 기억을 조작하려는 내용이다. 30년 가까이 한 일이 서면 읽고, 증거 살피고, 생각 정리하고, 판결서 작성하는 일이었던지라, 영화 '인셉션'에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서면 잘 쓰는 방법에 관한 거구나 하는 것이었다. 예전에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로 근무할 때 실무수습을 온 사법연수생들에게 영장재판에 관하여 1시간 30분가량 설명할 기회가 주어졌다. 범죄사실의 소명과 도망 및 증거 인멸의 염려와 같은 인신영장의 요건과 심문절차에 관하여 1시간 넘게 이야기하는 게 약간 지루할 것으로 생각되었고, 더구나 구체적 사건을 너무 자

    익숙함이 주는 위험

    익숙함이 주는 위험

    작년 봄에 머리가 하얗고 체구가 작은 할머니가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하셨다. 할머니를 자리로 안내하고 무슨 일 있으시냐고 여쭤보자 조심스럽게 가방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내미셨다.   할머니가 주신 서류는 채무불이행자명부말소신청 사건의 심문서였다. 할머니는 오랫동안 알고지낸 자식 같은 부부에게 돈을 빌려주었는데, 이들은 몇 번 이자를 주더니 그 후엔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도 주지 않아 소송까지 했는데 그래도 변제하지 않아서 이들을 채무불이행자명부등재신청을 하였다고 하셨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이 서류가 법원에서 왔다고 하면서 어떡하면 되냐고 물어보셨다.   통상 채무불이행자명부말소신청은 채무자가 채무를 모두 변제하였거나 회생·파산 등의 사유로 채무를 면책 받은 후에 신청한다. 그 신청

    쿠팡과 차등의결권

    쿠팡과 차등의결권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화려하게 상장했다.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은 국내 E-Commerce 시장의 잠재력을 재평가하게 하였고 관련 기업의 주가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쿠팡의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은 상장 전에 소프트뱅크 손정의씨로부터 30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받았고,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무려 42억 달러를 조달했음에도 여전히 쿠팡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차등의결권(Dual Class Stock) 덕분이다.   김 의장은 쿠팡의 보통주인 Class A주식보다 무려 29배나 의결권이 많은 Class B주식을 보유한 덕택에 상장 이후에도 의결권 기준 76.7%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뉴욕증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막대한 자금을

    법조인 만화 살롱을 여는 꿈

    법조인 만화 살롱을 여는 꿈

    어머니는 만화책을 좋아하셨다. 그 때문이겠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집에서 만화책을 볼 수 있었고 실제로 내가 한글을 깨친 것도 만화책을 통해서였다. 학교에 입학하고 몇 년 지나서는 만화가게를 들락거리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그 즐거움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변치 않았다. 대학 때 자주 가던 건물 2층에 자리한 '만화궁전'은 친한 친구들의 아지트였다. "궁전에서 만나자"고 우리들은 암호를 주고받듯이 약속하곤 했다.   새로 나온 만화를 찾는 기쁨은 보물찾기와 비슷하다. 만화가게가 아니라 서점으로 보물찾기를 하는 즐거움의 장소는 바뀌었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만화와 함께 울고 웃는 생활을 계속 하고 있다. 신간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하루치 양식을 얻은 것처럼 넉넉하다. 연

    진실기본값과 재판

    진실기본값과 재판

    1. 버나드 메이도프.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범인 그는 2009년 6월 29일 폰지 사기를 통해 미화 650억 달러 상당을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최고 150년 형을 선고받았다. 미국체조협회 여자국가대표팀 의사 래리 나사르는 20여년 동안 선수들의 위축된 근육과 힘줄을 마사지하면서 치료를 핑계로 성추행한 범죄사실로 2017년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말콤 글래드웰은 '타인의 해석'(김영사, 2020)에서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메이도프의 범행이 어떻게 월가에서 들통 나지 않았는지, 나사르의 범행이 20여년 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다루고 있다. 그는 그 원인을 진실기본값(Truth-Default-Theory, TDT)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이 정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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