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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평석

    중혼적 사실혼 관계 존부확인

    부광득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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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지방법원 2016. 8. 26. 선고 2016르10054  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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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관계

    A는 1977년경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배우자가 있고, A와 법률상 배우자 사이에는 자녀 2명이 있다.

     

    A는 인천 남동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2013년경 구청의 노점상 실명제 운영규정에 따라 노점상에 관하여 도로점용허가를 받았다.

     

    노점상 실명제 운영규정에 의하면 노점상에 관하여 도로점용허가를 받은 본인이 사망한 경우 그 직계가족 1인이 노점상에 관한 권리를 승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A는 2014년 7월경 사망하였는데, B(원고)는 A의 사실혼 배우자임을 주장하며 노점상에 관한 권리 승계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구청은 B와 A 사이의 사실상 혼인관계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노점상에 관한 권리 승계를 유보하였다.

     

    이에 B는 2015년 피고 인천지방검찰청 검사(A의 사망으로 인천지방검찰청 검사가 피고가 됨)를 상대로 A와의 사실혼관계 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제1심(인천지방법원 2015드단107434)은 B와 A 사이의 사실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B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B는 항소를 하였는데, 항소심(인천지방법원 2016르10054)은 2016년 8월 26일 원심 판결을 취소하고 B의 청구를 인용하여 B와 A 사이에 A가 사망할 당시 사실상 혼인관계가 존재하였음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가 상고를 하지 않아 확정됐다.

     

    2. 판결요지

     

    가. 제1심

    원고가 망인과 사실혼관계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원고에게 노점상 승계청구를 할 권한이 발생하는 등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망인과 혼인의 의사로 함께 동거하며 노점상을 운영하는 등 객관적으로도 혼인관계의 실체를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에 관하여 객관적인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 점, 오히려 망인은 사망 시까지 C와 법률상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사실, 주민등록상 원고와 망인이 동거한 것으로 나타난 기간은 불과 2013년 9월 2일부터 망인의 사망 시인 2014년 7월 29일로 단기간인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원고와 망인 사이의 사실혼관계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나. 항소심(대상판결)

    원고와 망인은 2013년 9월 2일경부터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일치하는 점, 망인은 신장암 등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는데 원고는 망인이 사망할 때까지 병원, 요양원 등에서 망인을 간호하고, 치료비, 요양비 등을 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은 사망할 때까지 망인의 자녀들과 거의 교류한 적이 없고 원고의 자녀와 교류한 것으로 보이고, 망인은 원고와 동거한 이후로는 망인의 법률상 배우자 C와 함께 생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노점상에 관하여 노점상 실명제에 따라 도로점용허가를 받은 명의자는 망인이지만, 원고도 위 노점상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와 망인은 늦어도 2005년경부터 망인이 사망한 시점인 2014년 7월 29일까지 계속하여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고 생활하여 사실혼관계가 존재하였다고 볼 수 있다.


     비록 망인이 C와 법률상 부부관계여서 원고와 망인의 사실혼이 중혼적 사실혼관계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망인이 원고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고 생활한 이후에는 C와 장기간 별거하면서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와 망인 사이의 사실혼관계에 대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아울러 망인이 이미 사망하였지만, 원고는 위 노점상에 관한 망인의 권리를 승계 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원고가 망인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3. 평석

     

    가. 사실혼관계에 있는 일방이 사망한 경우 사실혼관계존부확인청구가 소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


    사실혼관계에 있는 일방이 사망한 이후 제기하는 사실혼관계존부확인청구는 과거의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인데, 과거의 법률관계는 원칙적으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다만 판례는 일정한 경우 예외적으로 과거의 법률관계라도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혼인, 입양과 같은 신분관계나 회사의 설립, 주주총회의 결의무효, 취소와 같은 사단적 관계, 행정처분과 같은 행정관계와 같이 그것을 전제로 하여 수많은 법률관계가 발생하고 그에 관하여 일일이 개별적으로 확인을 구하는 번잡한 절차를 반복하는 것보다 과거의 법률관계 그 자체의 확인을 구하는 편이 관련된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일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4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망인의 사망 당시 망인과 사실혼관계가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노점상에 관한 망인의 권리를 승계할 수 있으므로 사실혼관계존부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며, 제1심 및 항소심 모두 이와 같이 판단하였다.


    그러나 사실혼 배우자의 일방이 사망한 이후 생존하는 배우자가 혼인신고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망자와의 과거 사실혼관계의 존재 확인을 구한 청구의 경우에는, 사망자 사이 또는 생존하는 자와 사망한 자 사이에는 혼인이 인정될 수 없고, 혼인신고특례법과 같이 예외적으로 혼인신고의 효력의 소급을 인정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러한 혼인신고가 받아들여질 수도 없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므694 판결).


    나. 중혼적 사실혼을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여부


    망인은 사망시까지 C와 법률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바, 원고와 망인의 관계는 중혼적 사실혼에 해당한다. 


    이러한 중혼적 사실혼이 보호받을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종래 판례는 “법률상 배우자 있는 자는 그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이혼상태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혼 관계에 있는 상대방에게 그와의 사실혼 해소를 이유로 재산분할을 청구함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5. 7. 3. 자 94스30 결정)고 판시하여 일반 사실혼과는 달리 중혼적 사실혼은 원칙적으로 법률상 보호받을 수 없다고 보았다.


    위와 같이 종래 판례는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이혼상태라는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중혼적 사실혼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보기는 하였으나 실제로는 “법률상 혼인을 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다른 한 쪽이 제3자와 혼인의 의사로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사실혼으로 인정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5. 9. 26. 선고 94므1638 판결, 1996. 9. 20. 선고 96므530 판결, 2001. 4. 13. 선고 2000다52943 판결 등 참조)라고 판시하는 등 중혼적 사실혼에 법률적 보호를 인정하는데 매우 제한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64161 판결은 “사실혼은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으면 일단 성립하는 것이고, 비록 우리 법제가 일부일처주의를 채택하여 중혼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위반한 때를 혼인 무효의 사유로 규정하지 않고 단지 혼인취소의 사유로만 규정하고 있는 까닭에(민법 제816조) 중혼에 해당하는 혼인이라도 취소되기 전까지는 유효하게 존속하는 것이고, 이는 중혼적 사실혼이라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또한 비록 중혼적 사실혼관계일지라도 법률혼인 전 혼인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판시한 다음 “법률상 부부의 일방이 집을 나가 행방불명됨으로써 그들의 혼인은 사실상 이혼상태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고 중혼적 사실혼에 법률적 보호를 인정하였다.


    대상판결은 위 2009다64161 판결의 취지를 인용한 다음, 이 사건의 경우 망인이 원고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추고 생활한 이후에는 C와 장기간 별거하면서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와 망인 사이의 사실혼관계에 대하여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중혼적 사실혼에 관한 종래 판례의 경향에 비추어 보았을 때 위 2009다64161 판결과 대상판결은 보호받는 중혼적 사실혼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혼의 경우에도 혼인취소 사유에만 해당하여 취소되기 전까지는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호받는 중혼적 사실혼의 범위를 극히 제한하는 것은 중혼의 경우와 비교하여 형평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종래 판례는 법률혼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이르게 된 데 있어 일방 배우자의 귀책사유가 있다면 별거기간이 오래되었더라도 중혼적 사실혼을 보호할 수 없다는 태도였던 것으로 보이나, 대상 판결은 별거기간이 장기간 지속되고 상호 교류도 없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법률혼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이르게 되는 과정에 일방 배우자의 귀책사유가 있더라도 중혼적 사실혼을 보호하고자 하는 변화된 판례의 경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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