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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례해설

    [판례해설] 감기약의 부작용으로 발생한 실명에 대한 제약사, 약사 및 병원의 책임

    성용배 법무법인 정앤파트너스 변호사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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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고등법원 2017. 4. 4. 선고 2013나2010343 판결 -



    이 사건은 감기몸살 기운이 있던 환자(원고)가 약국에서 약사(피고)로부터 제약사(피고)가 제조·판매한 일반 종합감기약(스파맥정, 주성분은 아세트아미노펜 등)을 권유받아 며칠 간 먹은 후에도 오히려 증상이 심해지고 발열, 얼굴 주위 붓는 증상, 몸에 가려움증을 동반한 발진 등의 증상이 발생하자, 병원1(피고) 응급실에 내원하였고, 의료진은 원고의 증세를 감기로 보고 주사제 및 경구제(아세트아미노펜이 주성분인 타세놀이알서방정 포함)를 처방하고 귀가하게 하였는데, 이후에도 증상이 악화되어 환자는 병원2(참가인) 및 병원3(소외)에 내원하였던바, 소외 병원에서는 원고에 대하여 스티븐 존슨 증후군(SJS) 보다 증상이 심한 경우인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TEN)으로 진단하고 입원치료를 하였으나 결국 각막 손상으로 인하여 실명에 이른 사건으로서, 원고는 피고 제약사, 피고 약사, 피고 병원 등을 상대로 실명 등 장해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이다.



    그리고 원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2011가합109314)은 ① 피고 제약사와 관련하여, 이 사건 상해가 스파맥의 성분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 약물의 부작용 기재 및 약물부작용의 관리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② 피고 약사와 관련하여,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해태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③ 피고 병원과 관련하여, 의료진이 문진의무를 위반하였거나, 스티븐 존슨 증후군임을 초기에 알지 못하고 약물을 처방한 점에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러한 원심에 비하여 서울고등법원(2013나2010343)은 ① 피고 제약사는 제품안내서에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을 적절하게 기재하고 있는바 제조물책임법상의 표시상의 결함이 인정되지 아니하는바 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② 피고 약사 또한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를 해태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바 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나, 반면 ③ 피고 병원과 관련해서는, 원고에게 응급실 내원 당시 체온 38.1℃, 얼굴 주위 붓는 경향, 무릎 안쪽 가려움증 및 발진 등 약물에 의한 알러지 질환 등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었고, 의료진은 환자가 내원 전 감기약을 복용하였다는 사실을 들었던바 적어도 위 복용약에 대하여 자세히 문진을 하였어야 하는 점, 비록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진단하기는 어려웠다 하더라도 위 증상들은 아세트아미노펜의 부작용 증상에 포함될 수 있는바 약물투여를 중지하고 경과관찰을 하거나 적어도 아세트아미노펜 주성분의 약제(타세놀이알서방정)를 처방하는 조치는 피할 수 있었다는 점, 약물투여 중단 등 적절한 조기 처치를 하였더라면 양안 실명이라는 증한 장해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 다만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은 치료를 하더라도 예후가 좋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 원고 본인의 면역 기전이나 체질적 소인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 병원의 책임을 30%로 제한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의료진의 문진 및 처방상의 주의의무가 주요한 쟁점이었다. 진단상의 주의의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진단은 문진·시진·촉진·청진 및 각종 임상검사 등의 결과에 터 잡아 질병 여부를 감별하고 그 종류, 성질 및 진행 정도 등을 밝혀내는 임상의학의 출발점으로서 이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므로, 진단상의 과실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과정에서 비록 완전무결한 임상진단의 실시는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의 범위 내에서 그 의사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윤리와 의학지식 및 경험에 터 잡아 신중하고 정확하게 환자를 진찰하고 진단함으로써 위험한 결과 발생을 예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는 데에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다7684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를 살펴보면,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해 스티븐 존슨 증후군 내지 독성 표피 괴사용해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사례는 국내외적으로 수 건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의료진에게 원고의 내원시의 증상만으로 스티븐 존슨 증후군을 진단하기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아니하다고 하겠다(즉 완전무결한 임상진단). 그러나 위의 증상들은 아세트아미노펜 등 약물 부작용 증상에 포함될 수 있는바, 의료진에게 약물 부작용을 고려한 문진 및 이를 통하여 약물투여를 중지하고 경과관찰을 하는 등의 조치를 할 것을 기대할 수는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즉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진단 수준). 영상, 검체 등 검사에 의한 진단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 의료의 현실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진 등 전통적인 진단방법의 중요성은 유효함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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