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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손익귀속시기 결정에서의 법원의 반법치주의

    조성훈(국세청 소득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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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서

    사업은 계속된다. 계속되는 사업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과세하기 위하여 세법은 일정한 과세기간을 설정한다. 과세기간에 속하는 손익을 정하기 위해 세법은 손익의 귀속시기를 정하고 있는데 그것이 소위 '권리의무확정주의'이다. 학설과 판례의 권리의무확정주의는 용어 자체부터 그 내용까지 문제가 있어 즉시 폐기되어야 한다.

    2.  관련 법령

    ○ 법인세법 제40조(손익의 귀속사업연도)
    ①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익금과 손금의 귀속사업연도는 그 익금과 손금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로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익금과 손금의 귀속사업연도의 범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법인세법 제43조(기업회계기준과 관행의 적용)
    …익금과 손금의 귀속사업연도와 자산·부채의 취득 및 평가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거나 관행을 계속 적용하여 온 경우에는 이 법 및 「조세특례제한법」에서 달리 규정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기업회계의 기준 또는 관행에 따른다.
    ○ 법인세법시행령 제71조(임대료 등 기타 손익의 귀속사업연도)
    ⑦ 법 제40조제1항 및 제2항을 적용할 때 법(제43조를 제외한다)·「조세특례제한법」및 이 영에서 규정한 것 외의 익금과 손금의 귀속사업연도에 관하여는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한다. 
    ○ 법인세법시행규칙 제36조(기타 손익의 귀속사업연도)
    영 제71조제7항을 적용할 때 이 규칙에서 별도로 규정한 것 외의 익금과 손금의 귀속사업연도는 그 익금과 손금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로 한다.
    ○ 소득세법에도 동일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지만, 법인세법시행규칙 제36조와 같은 규정은 없다.

    3. 학설과 판례의 법해석과 그 오류

    1) 학설과 판례의 법해석

    '권리의무'는 손익의 귀속시기를 정한 법률과 시행령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용어이다. 학설과 판례는 권리의무확정주의에 의해 손익의 귀속시기가 모두 결정된다고 본다. 이들은 권리의무확정주의를 어떤 실체가 있는 개념으로 파악한다. 그 결과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36조를 유의미한 조항으로 본다. 권리의무 확정주의라는 것이 있는데 시행규칙에 의해서 귀속시기를 권리의무 확정주의로 완전히 규율하게 되어서 법인세법 제43조의 기업회계는 적용될 여지가 없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삼일총서는 법인세법시행규칙 제36조 때문에 법인세법 제43조는 선언적 의미만을 지니므로, 손익의 귀속시기는 권리의무 확정주의에 따르고, 그 판단이 모호한 경우에 한하여 기업회계가 적용된다고 한다.
    대법원은 기업회계를 무시하면서도 논증은 하고 있지 않다. 서울행정법원 2008.8.12. 선고 2007구합38950 판결이 기업회계를 무시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법인세법 제40조 제1항으로 …손익의 귀속사업연도에 관하여 권리의무확정주의를 따르고 있고, 법인세법 시행령 제68조 내지 제71조에서의 거래형태별 손익의 귀속사업연도에 관한 규정은 법인세법 제40조 제1항에서의 권리의무확정주의를 구체적으로 예시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당해 조항에서 예시하고 있지 않은 손익이라 할지라도 권리의무확정주의에 따라 손익의 귀속사업연도를 정하여야 한다(법인세법 시행령 제71조 제4항은 …라고 규정하고,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36조에서는 …라고 규정함으로써 위 취지를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손익의 귀속시기에 관하여 법인세법 제40조 제1항에 의하여 각 사업연도의 익금과 손금의 산입시기를 확정할 수 있다면, 세법에 대하여 보충적 성격을 갖고 있는 기업회계의 기준 또는 관행이 적용될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고,…."

    2) 학설과 판례의 오류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모두 법률에서는 손익이 확정된 날이라고 선언만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귀속시기는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다. 귀속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한 시행령은 기업회계(삼일총서: 기업회계는 발생주의를 전제로, 수익과 비용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측정하는 데 있어 실현주의와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에 의하고 있다)를 대부분 수용하여 손익 귀속시기를 자세하게 규율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이 손익이 확정된 날로 규정은 하고 있으나 이 문구의 실질적인 내용은 기업회계의 원칙(발생주의, 실현주의, 수익비용대응 등)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일 뿐이다. 기업회계의 원칙에 부합하는 구체적 회계처리방식이 여러 가지일 수 있기 때문에 기업회계의 원칙 내에서 시행령이 규정한 방법을 법률에서 '손익의 확정'이라 표현한 것이다. 즉 이 표현은 시행령이 정한 방법을 포괄하여 부르는 의미밖에 없다. '손익의 확정'이란 도구개념일 뿐이다. 법치주의 원칙상 법률에 중요사항을 기술해야 하는데, 기업회계에서 인정되는 방법 중 시행령에서 정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하기 위해 간단히 손익의 확정으로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36조가 손익의 귀속시기를 익금과 손금이 확정된 날에 의한다고 해봤자, 구체적으로 손익 귀속시기를 규정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의한다는 의미 이외의, 어떤 구체적 의미를 가질 수 없다. 법인세법 제43조가 법령에서 정해진 것 이외에는 기업회계를 따른다고 규정했으므로, 무의미한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36조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으면 기업회계에 의해야 한다(소득세법에는 법인세법 시행규칙 제36조와 같은 무의미한 조항이 없다).
    즉 세법은 시행령에서 기업회계에서 사용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것을 손익의 귀속시기로 채택하고, 시행령이 빠트린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선 기업회계에서 가능한 여러 방법 모두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4. 귀속시기 결정에서 학설과 판례의 자의성

    학설과 판례의 주장대로, 법령이 구체적으로 손익의 귀속시기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 기업회계에 의존할 수 없다면 권리의무 확정에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만약 권리의무를 말 그대로 법적인 권리와 의무로 본다면 시행령은 상당부분 위법이 된다. 시행령은 법적인 권리의무와는 무관하게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발생주의를 전제로 실현주의와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에 따라 귀속시기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의식한 결론이 삼일총서의 '권리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인정될 수 있는 상태' 또는 대법원의 '권리가 그 실현의 가능성에 있어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되었는지 여부'이다. 대법원은 성숙이론을 다음과 같이 설시하고 있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두7176 판결, 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3두14802 판결 등).
    "익금이 확정되었다고 하기 위해서는 소득의 원인이 되는 권리가 그 실현의 가능성에 있어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되어야 하고, 그 권리가 이런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고 단지 성립한 것에 불과한 단계에서는 익금이 확정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여기서 소득의 원인이 되는 권리가 그 실현의 가능성에 있어 상당히 높은 정도로 성숙되었는지 여부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고 개개의 구체적인 권리의 성질과 내용 및 법률상, 사실상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권리 실현의 가능성'이나 '권리 실현가능성에서의 성숙'이라는 결론은 세무당국이나 납세자에게 어떤 구체적 기준을 주지 못한다. 이와 같은 모호한 표현이 말하는 자 이외의 사람에게는 물론 법원 자신에게도 어떤 기준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판결 시  내키는 대로' 하겠다는 의미밖에 없다.
    대법원은 '익금과 손금의 확정'이라는 도구개념을 근거도 없으면서 모호한 개념인 '권리의무의 확정'으로 대체시킨 후, 이를 또 다른 모호한 개념인 '실현가능성에서의 성숙'으로 설명하면서 자의적 결론을 도출한다. 대법원 2011.9.29. 선고 2009두11157 판결에서, 대법원은 보험사고 발생으로 지급한 보증보험금을 손금에 산입 한 다음 보험계약자 등에 대해 취득하는 구상채권을 언제 익금에 산입 하여야 하는가에 대해, 실제로 이를 회수한 때에 익금의 실현가능성이 성숙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2004. 11. 25. 선고 2003두14802 판결에서는 대규모 부실이 밝혀져 자본잠식 상태인 부도난 회사에 대해 발생한 채권은 실현가능성이 성숙되었다고 판단한다. 두 판결을 비교해 읽어보아도 어떤 점에서 채권의 성숙성이 달라 다른 결론이 나왔는지를 도저히 알 수 없다. 단지 법원의 결론만이 있을 뿐이다.
    세법에 손익귀속시기가 규정되어 있다고 보는 경우에도 세법조항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이론'을 사용하고 있다(대법원 2004. 11. 25. 선고 2003두14802 판결). 심지어 세법에 명확히 귀속시기가 규정되어 있어도 대법원은 성숙이론을 통해 세법을 무시하기까지 한다. 대법원 1997. 6. 13. 선고 96누19154 판결에서 변호사의 사업상 채권에 분쟁이 있으면 판결이 확정되어야 실현가능성이 성숙된다고 판시하여 세법의 귀속시기 규정을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대법원의 성숙이론은 손익 귀속시기 판정에 있어 어떤 유용성도 없다. 기업회계를 무시한 결과 손익 귀속시기가 문제되는 경우 '성숙'이라는 자의적 판단이 결론이 되어 세법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고 있다. 성숙이론은 단지 대법원의 자의적 결론을 포장하는 볼품없는 포장지이며 기업회계는 물론 세법의 손익 귀속시기 규정까지 무시하는 반법치주의적 개념일 뿐이다. 밑도 끝도 없는 황당한 대법원의 성숙이론은 법치주의를 침해하는 사법부의 전횡이론으로 기능하고 있으므로 즉시 폐기되어야 한다. 법원은 세법에 구체적으로 규율되어 있는지, 규율되어 있지 않은 경우 납세자가 공정 타당한 기업회계나 관행을 계속 적용하고 있었는지 만을 살피면 된다.

    5. 결

    손익 귀속시기 결정은 '권리의무의 확정'이라는 두 단어로 간단히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손익 귀속시기를 원칙적으로 기업회계에 맡기는 국가들도 많다. 우리도 한 때 기업회계를 우선시했다. 회계이론을 무시하고 법학이 간섭하기에는 미세한 영역이다. 탁월한 사법부는 두 단어로 모든 것을 규율할 수 있지만 납세자와 세무당국은 이해할 수 없다. 법원은 탁월하지 못한 납세자와 세무당국을 위해 시행령과 기업회계에 의해 귀속시기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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