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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해양사고심판제도에 관한 소고

    이성철 부장판사(수원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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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월호 침몰 사건의 원인 규명과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하여 -

    1. 서언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규명과 대책을 위하여 대한민국이 노력하고 있다.
    세월호의 선장 및 선원들은, 살인, 살인 미수,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선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는데, 향후 법정에서 법리와 증거에 의하여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 또한 해양안전심판원이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선박 침몰 사고의 조사와 원인 규명을 담당하게 된다.
    수사기관의 선원들에 대한 수사는 선원들의 형사법 위반을 심판하기 위한 것이고, 해양안전심판원의 조사 및 심리는, 선원의 심판(징계 재결)은 물론, 사고 원인을 규명(원인 규명 재결)하는 해양사고 심판주의를 따르고 있다.
    결국 현재의 법률과 제도상으로는, 해양안전심판원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하여 그 중심에 있는데, 해양안전심판원에는 다음의 문제점들이 있으므로, 이를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것이 이 논문의 목적이다.

    2. 현행 해양사고심판제도의 검토 

    가. 연혁 및 입법례


    1) 해양 사고(shipping casualty)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있는 자에게 징계, 시정 조치 등의 재결을 위하여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이하 '해양사고심판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해양안전심판원이 설립되었다. 그전에는 1961. 12. 6. 법률 제 813호로 제정된 해난심판법에 따라 교통부 산하에 해난심판위원회가 설치되었고, 몇 차례의 보완을 거쳐 1999. 2. 5. 법률 제5809호로 법률의 명칭이 위와 같이 변경되며 전면 개정되었다. 개정 법률에 따라 '해난(海難)'이라는 용어도 '해양사고(海洋事故)'로 변경되었다. 

    2)세계 각국은 해양사고에 대처하기 위하여 오래전부터 이에 대한 입법과 제도가 준비되어 있다. 영국은 해양사고의 조사는 1989년부터 교통부 산하 해난사고조사국(Maritime Accident Investigation Branch)에서 담당하고, 심판은 간이심판소나 해난위원회를 거쳐 해사법원(Admiralty Court)에서 최종적인 판단을 한다. 미국은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의 행정법 판사(Administrative law judge), 국가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가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 권한을 담당하고 최종적으로는 법원에서 판단을 한다. 프랑스의 경우는 형사재판에 가까운데, 해사재판소(Special Court)는 판사와 해사전문가(Assessor) 등이 재판을 담당한다. 독일도 해사심문위원회(Seeamt;SA)에서 해양사고의 조사 심문을 하되, 심판장은 판사가, 상임배석심판관은 외항선 자격을 가진 숙련된 경험자가 담당한다. 일본은 2008년에 국토교통성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해난심판청을 통합하여 운수안전위원회(원인규명), 해난심판소(징계)가 각 담당하도록 하였다.(해양안전심판원, '선박 안전향상을 위한 해양사고 조사 심판행정의 발전방향 연구')

    나. 몇 가지 쟁점들과 이에 대한 대안

    1) 해양사고심판과 대법원 단심제(單審制)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에 대한 소는 대법원의 관할에 전속된다(해양사고심판법 제74조 제1항) 이와 같은 대법원 단심제의 운영이 i)헌법 제27조(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에 저촉된다는 견해(이정원, '해양안전심판과 헌법 제27조의 재판청구권') 와 ii)위 재결에 대한 불복의 사유가 법령 위반 외에 사실 오인의 경우도 불복 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고(이성범, '해난심판취소소송'), 법원조직법, 행정소송법 등에서 사건유형에 따라 2심제 또는 단심제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박경현, '중앙해난심판원의 재결에 대한 소')가 있다. 대법원은 구(舊) 해난심판법 제74조 제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대하여, 중앙해난심판원의 재결에 대한 소송사건은 사실 오인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실심리도 가능하고, 재판의 전심(前審)절차로서 중앙해난심판원을 사실 확정에 관한 한 사실상의 최종심으로 기능하게 함으로써, 결국 헌법 제27조나 제101조 제1항, 제107조 제3항의 각 규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9. 8. 20. 선고 98아51 결정)
    생각건대 위 ii)항의 견해와 같은 이유로 현행 단심제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i)대형 해양사고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재판청구권을 좀더 보장하고 사고 원인의 정확한 규명을 위하여, ii)외국 입법례와 최근 2심인 공정거래 사건도 3심제로 개편되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으므로(일본은 3심제로 개편), 현재의 지방심판원-중앙심판원-대법원의 절차보다는, 지방심판원-중앙심판원-고등법원-대법원 절차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 해양안전심판원의 독립성 강화
     현재는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이 해양수산부의 산하 기관으로 되어 있고, 심판관이 해양수산부의 직원으로 편제되어 있다. 조사관도 같은 해양안전심판원내에 있다. 이러한 연유는 이전(以前) 해운항만청 시절에 교통부 산하에 해난심판위원회로 편성되어 있었던 데에서 그 연혁을 찾을 수 있는데, 준사법기관(準司法機關)으로서의 독립성을 위하여 해양안전심판원장과 심판관들의 직급을 상향하고, 조사관과 심판관을 분리 독립시킬 필요가 있다. 심판원장은 조사관의 고유 사무에 관여해서는 아니된다.(해양사고심판법 제19조)

    3) 심판원 구성원의 다양성과 전문성
    실무적으로 해양안전심판원의 심판관과 조사관은 거의 모두 항해사, 기관사 등의 면허증 소지자나 해양수산행정관련 공무원으로 되어 있고, 변호사, 교수 등을 포함한 법률가가 거의 없다. 각급 심판원에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 비상임심판관을 위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해양사고심판법 제14조) 법률가들의 참여가 미흡하다고 본다. 심판원의 재결이 결국 민사, 형사소송과도 직결되고 최종적으로는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는 점,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 국세청 등에서도 법률가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심판절차에 법률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4) 해양심판원(조사관) 선행 또는 병행원칙
     세월호 사건에서 보았듯이 해양사고가 발생하면 같은 해양수산부 소속의 해양경찰과 검찰 등이 먼저 사고의 원인들을 수사한다. 통상적으로 해양경찰(이제 해양경찰이 해체된다고 하면 이 수사업무를 대신 담당할 기관)이 해양사고관련자들을 구속하고 증거자료를 압수하기 때문에 심판원의 조사관은 초동수사에 어려움이 따른다. 수사기관과 심판원의 조사관이 따로 수사와 조사를 진행할 경우, 첫째, 형사 재판의 판결과 심판원의 재결의 내용이 다르게 될 여지가 있으며, 둘째, 이해관련자들은 양 기관에 두 번씩 조사를 받게 되어 국력을 낭비할 우려가 높다. 이에 해양사고심판을 선행하여 심판원의 재결 후에 검찰이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들(해양사고심판선행원칙. 최정섭, '우리나라 해난심판제도의 개선방안', 박경현, '해난심판법의 개정 작업에 붙임')도 있지만, 생각건대 총리실, 법무부, 해양수산부 등의 신속한 기관 협의를 통하여 심판원의 조사관과 수사기관들이 사건에 따라 선행 내지는 병행 조사를 수행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5)심판원의 재결과 법원의 판결
    법원의 판결은 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에 기속되지 않는다.(대법원 1970. 9. 29. 선고 70다212 판결 참조), 하지만, 실무에서는 심판원의 재결이 당사자들의 법률 분쟁과 법원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필자의 '선박충돌에 있어서 과실책임에 관한 연구') 따라서 심판원의 재결은 신중하고 엄정하여야 할 것이다. 해양사고의 원인규명 재결은 물론, 선원들에 대한 징계 재결(면허 취소, 업무정지 등), 사고관련자들에 대한 권고 재결에 있어 사건에 따른 합리적이고 정당한 재결이 요청됨은 당연하다.

    3. 결어

    이미 오래전에 서해훼리호, 창경호, 남영호의 대형 침몰 사고가 있었다. 그때마다 사고 원인과 대책이 논의되고,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한 사건 백서(白書)가 '열심히' 만들어졌음에도 이번 사고가 다시 발생하였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 예방을 위하여 '어떻게 잘 하느냐'는 것도 중요하다. 해양안전심판원이 종종 발생하는 대형 해양사고를 대처하기에 아직은 어려운 여건 속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양안전심판원이  선박의 '평형수' 같은 역할을 하도록 위상을 제고하여 국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국가안전처가 설립되면 국가재난 방지와 인명 구조가 진일보될 것으로 생각하며, 세월호 침몰 사건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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