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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해상여객운송과 난파물제거를 위한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김인현 교수(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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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서론

    세월호 사건에서 청해진은 여객의 인명손해 약 1100억원 및 난파물제거비용 약 500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청해진이 도산되면 피해자가 결국 배상을 받지 못하거나 또는 피해자구제를 국가가 할 경우에는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준비 중이다. 
    국제적으로 해상에서의 여객손해, 유류오염손해, 난파물제거비용 등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선주에게 의무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피해자들에게 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유류오염손해배상보장법(유배법)이 대표적인 예이다. 유조선의 선주는 유류오염에 대하여 무과실의 책임을 부담하고(제5조 제1항), 유류오염손해에 대하여 책임제한기금이 형성되고(제7조), 책임제한액만큼 배상을 담보하는 보장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제15조). 피해자는 보장계약을 체결한 책임보험자에 대하여 직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보험자는 고의가 아닌 한 피보험자에 대한 면책사유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제16조 제1항). 
    해상여객을 위한 아테네협약은 금년 4월23일 발효되었고, 난파물제거협약도 금년 4월15일에 발효되었다. 만약, 우리나라가 이들 조약과 같은 법제도하에 있다면, 피해자구제는 더 완벽하였을지 알아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II. 여객운송 

    1. 우리나라

    여객운송인은 여객의 사상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여객운송에서의 법률관계는 상법 해상편의 규율을 받는다. 해상편은 육상운송의 여객운송의 규정을 준용한다. 운송인은 여객의 사상에 대하여 과실추정주의하의 책임을 부담한다(상법 제826조, 제148조). 한편, 약관은 여객 1인당 배상책임액을 3억5000만원으로 하고 있다.
    운송인인 청해진은 여객에게 장차 부담하게 될 위험에 대하여 해운조합의 여객책임 공제에 가입하였다. 여객 1인당 3억5000만원을 한도로 해운조합이 보상하는 조건이다. 우리나라는 해상여객운송인에게 여객의 피해를 보장하는 계약체결을 하도록 의무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 여객의 유족들이 해운조합(책임보험자)에게 직접청구를 할 경우(상법 제724조 제2항) 해운조합은 피보험자인 청해진의 중과실 등을 이유로 면책주장을 할 여지가 열려있다. 

    2. 아테네협약
    아테네 협약체제는 1972년, 1990년 및 2002년 의정서로 구성된다. 2014년4월에 발효된 2002년 의정서는 (i) 선박운항과 관련된 운송인의 책임은 25만SDR까지는 무과실책임으로 하고(제3조 제1항) (ii) 그 이상은 과실책임이지만 40만SDR까지로 운송인의 책임은 제한되고(제7조 제1항) (iii) 운송인은 여객의 사상에 대하여 25만SDR까지 배상을 보장하는 계약(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제4조의2). (iv) 여객은 운송인의 책임보험자에 대하여 직접청구권을 가지고 또한 책임보험자는 운송인이 고의가 아닌 한 면책항변을 주장하지 못한다.

    3. 개선방안
    아테네협약은 기본적으로 국제운송에 적용되지만, 굳이 운송을 국내 및 국외로 구별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래와 같이 상법을 개정한다.
    (1) 2002년 의정서와 같이 운송인의 인적 책임제한액을 40만SDR(6억원)로 한다. 결국 이보다 낮은 액수의 손해배상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운송인은 책임제한을 할 수 없다. 이 액수는 책임보험에 가입하는 보험료산정의 기준으로서의 기능을 한다.  
    (2) 운송인은 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보험금액은 25만SDR로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객운송인은 이미 3억5000만원을 한도로 하는 임의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므로 추가비용부담은 없을 것이다. 
    (3) 상법 제724조 제2항(직접청구권)을 준용하고, 제724조 제2항에서 찾을 수 없는 '고의가 아닌 한 보험자는 피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사유로 피해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규정을 둔다. 이는 국제조약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여객운송인이 도산되어도 책임보험자에 대하여 여객의 유족들은 손해배상을 직접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고의로 인한 사고임을 책임보험자가 입증하지 않는 한 항변이 불가하여 여객의 유족들은 보호된다. 국가가 먼저 보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의 지위를 대위하는 국가는 1100억원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대위행사하여 책임보험자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유리한 점이 있다.  


    III. 난파물제거

    1. 우리나라

    개항질서법 제26조, 해사안전법 제28조 제1항, 공유수면관리법 제13조 제1항등에서는 난파물의 소유자등에게 난파물제거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2012년 난파물제거를 위한 규정이 해사안전법에 추가되게 되었지만, 난파물제거비용의 담보를 강제화하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 점은 일본의 유탁오염손해배상보장법 제39조의5와 다른 점이다.
    그러나 통상 선주상호책임보험(P&I 보험)에 가입하면 난파물제거에 대한 비용은 책임보험에서 보상받게 된다. 본 사고에서 세월호의 책임보험자인 해운조합은 보험약관에 따라서 100억원을 한도로 물적 책임을 부담한다. 다른 화물의 손해와 난파물제거비용이 경합한다.   

    2. 난파물제거협약
    난파물제거협약은 기본적으로 영해 이원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발생한 난파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지만, 영해 내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선주는 난파물에 위치표시, 제거의무 등을 부담한다.
     이 조약에 의하면 (i) 선주는 무과실책임을 부담하고 (ii) 제거비용을 담보하는 보장계약을 선주는 체결하여야 한다. 보통은 P&I 보험이 된다. (iii) 최저보장금액은 동 선박의 책임제한액이다. (iv) 비용에 대한 채권자는 책임보험자에게 직접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v) 책임보험자는 고의가 아닌 한 피보험자에 대한 사유를 가지고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3. 개선방안
    비록 우리나라가 난파물제거협약에 가입하지 않아도 이 조약이 취하고 있는 좋은 제도를 국내법에 도입한다. 조약을 비준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보험가입액을 정하기 위하여는 어차피 국내법의 개정이 불가피하다.
    아래와 같이 해사안전법을 개정한다.
    (1) 선주의 책임제한에 대하여는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는다. 우리 법에 따르면 난파물제거 비용과 관한 채권은 비제한채권이다. 
    (2) 선주는 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한다(조약 제12조 제1항). 보험가입금액은 1976년 조약의 물적 책임제한액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이의 몇 배로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 세월호의 경우 물적 손해에 대한 책임제한액수가 19억원이다. 1996년 조약에 가입한 일본은 세월호와 같은 크기의 경우 유류오염피해와 난파물제거비용을 합한 보장금액은 약 200억원이다. 일본과 같은 액수로 하려면 현재 상법상 물적 책임제한액의 10배로 하면 될 것이다.
    (3) 책임보험자에 대한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을 허용하는 규정을 둔다(조약 제12조 제10항). 조약의 입장과 같이 "고의가 아닌 한 피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사유로 피해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규정을 두도록 한다.
    (4) 이러한 책임보장체제하에서라면 책임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배상은 확보되게 된다. 국가가 먼저 보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의 지위를 대위하는 국가는 보험금액의 최소보장액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대위행사하여 회수할 수 있는 유리한 점이 있다.


    IV. 결론

    해상의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뒷수습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현행법 하에서는 청해진이 다행히 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i) 여객의 경우 책임보험자의 피해자에 대한 항변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어서 여객이 1100억원을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ii) 난파물 제거비용이 충분히 회수되지 않아, 법률관계를 불안정하게 한다.
     만약, 필자의 제안과 같이 국제조약의 입장을 수용하여 국내법으로서 운송인의 책임보험강제가입, 직접청구권의 인정 및 고의 이외의 항변 불가규정을 두게 되면, 보험제도를 통하여 피해자는 충분히 보호되게 되어 피해자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굳이 제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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