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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관하여 - 국민참여재판을 중심으로

    정선희 변호사(서울서부지방법원 국선전담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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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서설

    피고인은 합의부 관할 사건인 경우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함) 제8조에 의하여 제1회 공판기일 전까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 의사를 표시할 수 있고, 법원은 법 제9조 제1항의 배제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는데, 이러한 경우 법 제36조에 의하여 공판준비절차를 필요적으로 거치게 되며, 법 제37조에 의하여 공판준비기일을 반드시 열어야한다. 국민참여재판을 위한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주장과 증거를 정리하고 심리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검사는 이미 충분한 수사를 통하여 증거를 확보하고 공소제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추가 증거를 제출할 필요성이 낮으나,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을 통하여 증거를 확보하고 제출할 증거를 정리하는 등 충분한 변론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는 동안 사건 현장에 직접 방문하여 동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여 증거로 제출하거나, 수사단계에서 조사되지 않은 증거나 증인을 확보하는 등의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러나 공소는 사건 발생으로부터 몇 개월부터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후 제기되는 경우가 많아 변호인과 피고인이 사건 당시의 상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는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확보되지 않은 현장 CCTV는 보존기간이 평균 약 2주 정도에 불과하여 공소제기 후 다시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우 변호인은 검사가 증거로 신청하지 않아 법원에 제출되지 않은 수사기록에 대하여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방법을 통하여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수사기록은 검사가 증거기록으로 제출하는 자료와 달리 수사기관이 내부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료이므로 변호인은 증거기록 열람·등사 외에 추가로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사기록의 대부분은 검사가 증거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자료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으나, 사건에 따라서는 피고인에게 매우 유리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국민참여재판은 심증이 흔들리는 배심원을 설득하여 무죄심증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통하여 확보한 증거는 이러한 심증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통한 증거 수집은 일반적인 형사재판보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더욱 중요한 부분이라 할 것인바, 아래에서 수사기록 열람·등사의 절차 및 국민참여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사용된 사례에 대하여 검토해 본다.

    2. 수사기록열람·등사의 실무상 절차

    변호인의 기록열람·등사권과 관련하여 공소제기 후 검사가 보관하는 서류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및 제266조의4에서 각 규정하고 있다. 변호인은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에 의하여 검사가 증거로 신청할 서류 및 수사기록으로 분류되어 법원에 제출되지 아니한 서류 등에 대하여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다.

    가. 수사기록 목록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5항에 따라 검사는 수사기록 목록의 등사에 관하여는 열람 ·등사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변호인은 검사에게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청하기 전에 수사기록 목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청을 먼저 진행한다.

    나. 수사기록
    변호인은 위와 같이 수사기록 목록을 열람·등사를 한 후 피고인을 위하여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서류를 특정하여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1항에 따라 열람·등사를 신청하게 된다. 변호인이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경우 그 근거 법조문을 적시하여야 하는데, 대부분의 수사기록 열람·등사 신청은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1항 제3호의 증거서류의 증명력과 관련된 서류를 그 근거 법조문으로 사용한다.

    다. 검사가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하는 경우
    1) 형사소송법의 규정
    검사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2항에 따라 국가안보, 증인보호의 필요성, 증거인멸의 염려, 관련 사건의 수사에 장애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구체적인 사유 등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에 의하여 변호인은 법원에 그 서류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도록 할 것을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검사에게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할 것을 명할 수 있다.

    2) 국민참여재판의 경우(실무상의 방법)
    실무상 검사가 특별한 사정이 없이 그 이유를 밝히지 아니한 상태에서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 배심원들에게 이러한 제도에 대하여 설명을 하면서 수사기록 목록을 제시하고 검사가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거부하여 그 내용을 알 수 없었다는 사정을 설명함으로써 피고인이 억울하게 기소되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데 사용할 수 있다.

    3. 사례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하여 실제 국민참여재판 당시 피고인의 무죄를 입증하는데 사용되어졌던 몇 가지 증거에 대하여 아래에서 설명하도록 한다.

    가. 수사보고서(피의자 사용 과도 지문 불발견 보고)
    준강도죄로 기소된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절도죄를 저지른 사실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과도를 들어 피해자를 협박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주장한 사안이었다. 변호인은 당시 피해자의 진술을 탄핵할 증거를 찾기 위해 사건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 해보고 피해자 진술의 모순점을 검토하면서, 피해자 진술이 과장되었을 것이라는 변호인 측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기 위해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게 되었다.
    변호인은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통하여 과도에서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수사보고가 증거로 제출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변호인 측 증거로 제출함으로써 배심원들로 하여금 피고인이 과도를 들고 협박을 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이 들게 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당시 배심원들에게 이러한 서류를 어떻게 증거로 제출하게 된 것인지 상세하게 설명하기도 하였다.

    나. 심리생리검사동의서 및 수사보고서(심리생리검사 미실시 경위보고)
    피고인은 변호인과의 접견 당시 무죄를 주장하면서「경찰관이 거짓말탐지기조사를 해보자고 하여 이에 대하여 동의하였는데, 거짓말탐지기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였고, 변호인은 이를 확인해보고자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하였다.
    변호인은 수사기록에서 피고인이 심리생리 검사동의서를 작성하였음에도 검사가 실시되지 않았다는 증거를 발견하였고, 이를 증거로 제출하여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에 대하여 부인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자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적극 임하려고 하였다는 사실에 대하여 배심원들에게 설명하였다. 특히, 이러한 심리생리 검사동의서 등은 일반 형사재판에서는 큰 의의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배심원들에게 피고인이 얼마나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중요한 판단자료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그 의의가 크다.

    다. 의견서 및 수사보고(피의자들의 불기소장 및 경찰의견서첨부)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 사건 즉, 청소년을 강제추행하였다는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안이었다. 피고인은 사건 당시 술에 만취하여 길을 가던 중 고소인 일행들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일 뿐 고소인을 추행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였다.
    변호인은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통하여 경찰 의견서, 수사보고(피의자들의 불기소장 및 경찰의견서첨부)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러한 자료를 통하여 고소인 및 그 일행이 평소 폭력 전과가 많이 있었고 이 사건 당시 고소인 및 그 일행도 피의자로 입건되었던 점에 대하여 알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자료는 피해자보호 취지상 고소인 및 그 일행의 인적사항이 모두 지워져 있어 변호인 측 증거로 제출하는 대신 증인신문과정에서 고소인의 진술의 모순점을 추궁하는 자료로 사용하였고, 배심원들로 하여금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4. 결론

    일반적인 형사재판에서 중요하지 않게 여겨질 수 있는 자료가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배심원의 심증을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증거로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변호인으로서는 사건 당시의 증거를 확보하는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시일이 오래 지난 사건의 증거를 새롭게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검사가 제출하지 아니한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통하여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여 제출하는 것은 심증이 흔들리는 배심원을 무죄 심증으로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국민참여재판은 법조인의 관점에서 중요한 증거인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관점에서 이러한 증거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변호인은 국민참여재판을 함에 있어 수사기록 열람·등사 절차를 적극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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