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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민법상 부양(扶養)에 대한 법률적 쟁점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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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들어가면서
    최근 언론기사에 의하면 법원에 청구하는 부양료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를 모셨던 형제가 그렇지 않은 형제를 대상으로, 생활능력이 없는 부모가 자식들을 상대로, 별거중인 부부가 상대방에 대해서 부양료를 청구하는 것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오랫동안 살아야 하다 보니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부양료를 청구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민법에서 부양료에 대하여 어떻게 규정하고 있고, 법률적인 쟁점은 무엇인지 검토하기로 한다. 
      
    2. 부양의 개념 및 민법의 태도
    부양(support, 扶養)은 개인적인 능력만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의 생계를 돌봐주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사회보장 형식의 공법적 부양도 포함되지만, 좁은 의미로는 민법상의 부양을 뜻한다. 민법은 부양에 관하여 세 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먼저 부부사이의 부양의무로 민법 제826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다음으로 부모가 미성년의 친권자를 부양하는 의무로 민법 제913조에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민법 제7장에서는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간, 그리고 생계를 같이 하는 기타 친족 간 부양의무(제974조)를 규정한다. 민법상의 부양은 부양을 받는 정도에 따라서 1차적 부양과 2차적 부양으로 나뉜다. 1차적 부양은 부부사이 또는 부모와 미성년 자녀사이의 부양으로 부양권리자가 부양의무자와 동일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부양으로 한 개의 사과도 함께 나누어 먹는 생활유지형(生活維持型) 부양이다. 2차적 부양은 그 이외의 친족 간 부양으로 부양의무자가 자기의 생활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도와주는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생활부조형(生活扶助型) 부양이라 할 수 있다. 부양청구권은 재산상의 청구권이기는 하지만 신분관계에 기초한 일신전속적 권리이므로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고, 상속이나 압류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대위행사가 불가능하다. 또한 상계의 수동채권으로 할 수도 없으며 장래에 향하여 포기할 수도 없다. 
     
    3. 부양의 권리자와 의무자
    1차적 부양은 부부상호간 또는 미성년 자녀의 부모가 부양의무자이고 상대배우자 또는 미성년의 자녀가 부양의 권리자이다. 여기서 부부는 법률혼의 경우에만 해당하고 사실혼의 경우에는 부양의무가 없다. 미성년 자녀는 친자(자연혈족)는 물론 양친자관계(법정혈족)의 자녀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친족간의 부양인 2차적 부양의 경우,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사이에는 생계를 같이 하느냐의 여부와 관련 없이 부양의 권리의무가 발생하며, 그 이외의 친족은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 한해서 촌수와 관련 없이 부양의 법률관계가 성립한다. '생계를 같이 한다'는 것은 하나의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는 경우를 말하므로 동거를 원칙으로 하지만 동거를 같이하지 않더라도 공동의 생활관계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생계를 같이하는 것으로 본다. 직계혈족 및 배우자란 며느리와 시부모, 사위와 처부모, 계부와 계모의 경우 배우자의 자녀 등과의 관계이다. 부부의 일방이 사망한 경우 생존한 배우자와 사망한 배우자의 부모 등 직계혈족과는 부양의무가 그대로 유지될까? 이에 대하여 우리 판례는 사망으로 인해서 배우자 관계가 소멸하므로 생계를 같이하는 경우에 한해서 부양의무가 발생한다고 본다. 즉, '배우자관계는 혼인의 성립에 의하여 발생하여 당사자 일방의 사망, 혼인의 무효·취소, 이혼으로 인하여 소멸하는 것이므로, 그 부모의 직계혈족인 부부 일방이 사망함으로써 그와 생존한 상대방 사이의 배우자관계가 소멸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부 일방의 부모 등 그 직계혈족과 상대방 사이에서는 직계혈족이 생존해 있다면 민법 제974조 제1호에 의하여 생계를 같이 하는지와 관계없이 부양의무가 인정되지만, 직계혈족이 사망하면 생존한 상대방이 재혼하지 않았더라도 민법 제974조 제3호에 의하여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 한하여 부양의무가 인정된다(대법원 2013. 8. 30. 자 선고 2013스96 결정)'는 입장이다.   
     
    4. 부양의 정도와 방법
    부양의 정도는 1차적 부양과 2차적 부양에 따라서 다르다.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여 부부 및 부모와 자녀의 공동생활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1차 부양의무이다. 2차적 부양은 부양의무자가 자기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생활을 하면서 생활에 여유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부양을 받을 자가 자력 또는 근로에 의하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그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부양의 정도에 대한 논의는 주로 2차적 부양의 경우에 문제된다. 부양의 정도(부양료의 액수) 또는 방법은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협정해서 정하고, 당사자 간에 협정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정도와 부양의무자의 자력 기타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정한다(민법 제977조). 의식주에 필요한 비용뿐만 아니라 의료비와 기본적인 활동비 등을 청구할 수 있으며 부양을 받을 자의 연령, 재능, 신분, 지위 등에 따른 교육을 받는데 필요한 비용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86. 6. 10. 선고 86므46 판결). 또한 부양의 정도를 정함에 있어서 부양의무자와 권리자가 그동안 어떤 관계를 유지해 왔는가, 부양의무자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부양의무자가 요부양상태(要扶養狀態)에 이르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친족으로써의 의무를 게을리 하거나, 재산의 낭비로 인해서 요부양상태에 이른 경우 등은 부양의무가 낮아지는 원인이 된다. 부양의 방법으로는 함께 생활하면서 생활비 등을 부당하거나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금전으로 지급하는 경우 연별, 월별 지급이 원칙이며 선불이어야 한다. 장기간을 정하여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경우 부양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다. 부양을 할 자 또는 부양을 받을 자의 순위, 부양의 정도 또는 방법에 관한 당사자의 협정이나 법원의 판결이 있은 후 이에 관한 사정변경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협정이나 판결을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있다(민법 제978조). 
     
    5. 부양의무의 발생과 순위
    부양의무의 발생은 1차적 부양의 경우 자녀의 출생으로, 부부의 경우에는 혼인이 성립함으로써 발생한다. 2차적 부양의 경우에는 부양의 필요와 부양의 여력이 있어야 비로소 부양의무가 발생한다. 부양의 필요란 요부양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법에서 정한 부양대상자가 자력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고 부양의무자의 경우에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신분에 걸맞은 생활상태를 바꾸지 않고서도 부양할 수 있는 정도의 여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과거의 부양료 청구도 가능한가의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판례는 부부사이나 친족사이(성년의 자녀를 포함)의 부양료에 대하여는 "부양의무자가 부양권리자로부터 그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부양의 청구를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이행지체에 빠진 이후의 분에 대한 부양료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음에 그치고 그 이행청구를 받기 전의 부양료에 대하여는 이를 청구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형평에 맞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0. 8. 선고 90므781 판결)"라면서 제한적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료의 경우에는 "양육자의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라거나 자녀의 이익을 위하여 도움이 되지 아니하거나 그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육하는 일방은 상대방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에 있어서의 양육비 중 적정 금액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도 상대방이 분담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4. 5. 13. 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 고 함으로써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다. 부양할 의무가 있는 사람과 부양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이 여러 명이 있는 때에는 그 순서를 정해야 한다. 먼저 당사자 사이의 협정으로 정하고, 만약 협정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협정할 수 없을 때에는 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순위를 정한다. 부양받을 권리자가 수인인 경우에 부양의무자의 자력이 그 전원을 부양할 수 없는 때도 같다(민법 976조).
     
    6. 결 론
    부양은 개인을 넘어서 사회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또한 지속적인 국가발전과 사회안전망 구축과도 직접적인 관련성을 갖는다. 민법상의 부양제도는 사회보장도가 확립되지 못한 국가일수록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국가의 공적부조 제도와 보험제도가 충실하게 발전한 사회일수록 개인 간의 부양청구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특히 노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노년층에 대한 부양의 문제를 개인에게만 맡겨둘 경우에는 건전한 사회발전에 많은 장애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당분간은 개인 사이에 부양료 청구에 대한 소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가 나서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개인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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