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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위법한 과세처분에 대한 국가배상법적 대응에 관한 소고

    김중권 교수(중앙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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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상판결 : 법원 2015. 6. 23. 선고 2012두2986판결 - 
     
    Ⅰ. 사안 및 경과
     
     과세관청이 2009년도 주택 등 종합부동산세와 농어촌특별세를 부과하는 처분을 하고, 종합부동산세 및 농어촌특별세의 경정청구를 거부하는 처분을 하면서, 주택 등 종합부동산세액에서 공제할 각각의 재산세액을 구 종합부동산세법 시행규칙(2009. 9. 23. 기획재정부령 제10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2항 '별지 제3호 서식 부표(2) 중 작성요령'에서 정한 '(공시가격 - 과세기준금액) ×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 재산세율'의 산식(이하 '이 사건 시행규칙 산식'이라 한다)에 따라 산정하였다. 원심(서울고등법원 2011. 12. 15. 선고 2011누21593 판결)은 이를 수긍하여 그에 따른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과세관청이 이상의 산식에 의거하여 발한 과세처분이 다음의 근거로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 시행령 산식에 따라 공제되는 재산세액은 '(공시가격 - 과세기준금액) ×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 중 적은 비율 × 재산세율'의 산식에 따라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보다 적거나 같은 2009년도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주택 등 종합부동산세액에서 공제되는 재산세액은 '(공시가격 - 과세기준금액) ×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 재산세율'의 산식에 따라 산정하여야 한다. 
     
    Ⅱ. 문제의 제기
     
     대상판결에서의 원고는 일단 추후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하지만 동종사건의 관련자와 관련해서, 이미 당초의 과세처분에 대한 불복기간이 경과하였기에, 과세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통해 자신의 권리회복 즉, 법적 보호를 도모할 수가 없다. 권리보호 및 조세정의와 관련해서 형평의 차원에서 중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비록 불복기간이 경과했다 하더라도 위법한 행정처분에 대해 국가배상을 통해 나름의 권리구제를 강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계기로 위법한 과세처분에 대한 국가배상법적 대응의 문제를 기왕의 판례와 최근의 일본 판결에(最高裁 平成22年6月3日 民集64?4?1010頁,判時2083?71頁) 견줘 다시금 되돌아보는 차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Ⅲ. 기왕의 판례 
     
     국가배상책임을 통한 권리구제의 도모가 매우 드물다. 이제까지 판례상으로 두 건 있었다(대법원 1991.1.25. 선고 87다카2569판결; 1979.4.10. 선고 79다262판결). 그런데 두 판례가 시사하는 내용은 약간 다르다. 대법원 1991.1.25. 선고 87다카2569판결의 경우 취소소송과 국가배상청구간의 관계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세무서장이 한국감정원의 상속재산 가액감정결과가 잘못된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세무서장 등 담당공무원들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부실 감정에 기초한 상속재산 평가액에 따라 상속세납세고지처분을 함으로써 손해를 가한 것이 되므로 정당한 감정결과를 기초로 계산되는 세금을 초과하는 차액 상당의 금액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대법원 1979.4.10. 선고 79다262판결의 경우 다투어지는 일부 사건이 국세기본법 제55조 제5항, 감사원심사규칙 제6조에 정한 청구기한을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그 심사청구가 기각된 사건이다. 즉, 과세처분에 대해 불가쟁력이 발생하였을 때의 문제인데, 대법원은 국가배상책임긍정설(이하 국배긍정설)의 입장을 나타냈다. 일본의 경우 문헌상 취소소송의 취지잠탈에 바탕을 둔 국배부정설이 다수를 차지하고, 하급심판례에선 국배긍정설이 우세한 가운데 앞의 최고재판소가 명백히 국배긍정설을 취하여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Ⅳ. 문헌상 논의현황 
     
     이상의 판례를 두고서 문헌상의 논의가 상반되게 전개된다. 적극설(국배긍정설)은 조세행정의 특수성을 감안할 헌법적 근거나 합리적 사유를 발견할 수 없는 이상, 국민의 권리구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른바 절충설이라 통칭하는 국배부정설은 선결문제를 긍정하여 부정설과 거리를 두되, 공정력의 의의와 조세법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국가배상청구를 통한 권리구제는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국가배상청구를 통한 권리구제는 위법한 과세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동일한 목적과 효과를 지녀서 사실상 후자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서 관건은 조세행정 및 조세법의 특수성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이다. 이 논의는 궁극적으로 권리구제시스템에서의 제1차적 권리구제와 제2차적 권리구제간의 문제이다. 제2차적 권리구제는 제1차적 권리구제에 대해서 보완적 관계이다. 비록 제1차적 권리구제가 우위에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제2차적 권리구제의 가능성을 제한한 것은 아니다. 제1차적 권리구제로 충분치 않을 때, 법치국가원리에 비추어 제2차적 권리구제를 강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정력은 그 본질이 위법함에도 불구하고 행정행위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그것의 인정이 국민의 권리구제방도를 좌우할 수는 없다. 불가쟁력에 의거하여 행정관계의 법적 안정성을 강구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행정에 유리한데, 그 점이 국가배상책임을 통한 권리구제를 봉쇄하는 식으로 국민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고 설득력 역시 매우 낮다. 권리구제의 경합차원의 국배부정설의 논거는 사법시스템 그 자체로 수긍할만하지만, 이런 문제점만으로 국민의 권리구제수단 하나를 배척하는 것은 법치국가원리의 의의 및 그것을 구체화하는 행정구제의 의의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다. 국가배상제도의 기능 가운데 제재기능과 위법행위억제기능에서 보면, 국가배상제도의 동원은 당연히 요구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국배부정설이 개진하는 기조인 조세행정 및 조세법의 특수성은 수긍하기 매우 힘들다.  
     
    Ⅴ. 맺으면서: 대법원 2012두2986판결의 논증의 문제점  
     
     조세쟁송을 통한 권리구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과세권자와 납세자간에 무기대등을 확보하는 것은 법치국가원리적 요청이다. 따라서 국배긍정설이 타당하다. 그런데 국배긍정설에 입각하여 제3자가 국가배상청구를 하더라도, 과세처분의 위법성이 시행규칙의 위법성에서 비롯되었고,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 및 위법성과 관련한 현행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사안에서 국가배상책임의 인정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민사불법행위론에 기조를 둔 현재의 논의에서-가령 국가의 자기책임에 입각하고 주관적 요소를 제거하는 등의 방법으로-하루바삐 벗어나야 한다. 
     한편 대법원 2012두2986판결에서 문제가 된 것은 시행규칙상의 바뀐 과세표준 표준세율 재산세액 산식이다. 대법원은 바뀐 과세표준 표준세율 재산세액 산식의 위법성에 의거하여 법집행행위(과세처분)의 위법성을 논증하였는데, 바뀐 과세표준 표준세율 재산세액 산식에 관한 시행규칙 부분을 법령에 근거가 없음을 들어 법규가 아니라, 행정규칙으로 접근하였다. 부령형식의 제재처분기준에 대해 법규로 보는 문헌상의 일반적 입장과는 달리 행정규칙을 고수하는 대법원의 입장이 다시금 재현된 것이다. 매우 기술적, 전문적이고 복잡한 사항을 규율하는 조세법에 행정입법의 위임법리를 일반행정법영역과 동일하게 적용시킬 수는 없다. 그런 인식의 소산이 판례가 인정한 법령보충적 규칙이다. 법원이 자신에게 편리한 행정규칙의 비구속성에 착안하여 재산세액 산식에 관한 당해 시행규칙 규정의 비법규성에서 사안을 접근할 것이 아니라, 바뀐 재산세액 산식의 위법성을 규범통제의 차원에서 바로 검토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정도(正道)이다. 물론 바뀐 재산세액 산식의 위법성여부는 종래의 과세관행에 비추어 다른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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