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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GPS 수사와 영장주의

    허중혁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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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서론
    최근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다양한 위치기반서비스 등의 대중화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GPS 추적장치를 이용한 수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러한 수사가 수정헌법 제4조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었고, 결국 2012년 연방대법원이 United States v.  Jones 사건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피고인의 차량에 GPS 추적장치를 부착하는 것은 피고인의 재산을 침범한 것이므로, 수색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통신사실 확인 자료를 제공받는 형태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한 범죄수사가 이루어졌으나, GPS를 이용한 위치추적에 비하여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작년 후반부터 GPS 단말기를 이용한 수사기법의 활용 및 이를 위한 영장제도의 도입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GPS 추적장치를 이용한 수사의 적법성이 우리 판례에서 중요하게 다투어진 적은 없지만, 일본에서는 2015년부터 이에 관해 의미 있는 판례들이 나와 소개하고자 한다. 

     
    II. 2015년 이후 일본의 판례
     
    1. 문제 상황
    현재 일본 형사소송법 등에는 GPS 수사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으로 경찰청은 '내규'에 근거하여 영장이 불필요한 임의수사라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찰청은 2006년 6월에 '이동추적장치 운용요령'을 책정하여 전국의 경찰본부에 통지한 바 있고, 이 요령은 GPS 수사가 허용되는 사건을 연속절도 등에 한정하면서 ① 용의자의 조속한 체포 필요 등 긴급성이 인정되나, 다른 방법으로는 추적이 곤란한 경우, ② GPS 부착 시에는 범죄행위를 수반하지 않는다고 하는 요건을 정하고 있다. 
     
    오사카 지검은 2012년 2월부터 2013년 9월에 걸쳐 6개 부?현에서 차량을 절도한 혐의로 43세 남성과 공범들을 기소했는데, 그 이전인 2013년 5월부터 12월 사이에 오사카부 경찰이 재판소의 영장도 발부받지 않고 수사대상인 이 남성과 3명의 공범자가 사용하는 차량과 오토바이 등 총 19대에 GPS를 장착, 그 위치정보를 취득해 소재를 알아내는 수사를 실시했다. 이러한 수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증거로 채택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다투어진 광역 절도사건 공판에서, 오사카 지방재판소(이하 '지재')는 서로 상반된 2개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2. 임의수사로서 적법하다고 본 두 지방재판소
    먼저, 이 남성의 공범에 대한 공판에서 2015년 1월 27일 오사카 지재 제9형사부는 "GPS 수사는 임의수사로서 상당성을 결하지 않는 한 기본적으로 적법하다"고 설시했다. 공판에서 변호인은 "① GPS 수사는 강제처분이므로 영장에 의하지 않는 한 위법이며, ② 가사 임의수사라 하더라도 상당성을 결하여 위법하므로 이 수사에 의해 얻은 증거의 증거능력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① 본건 GPS 수사는 통상의 잠복이나 미행 등의 방법과 비교해 특별히 프라이버시 침해의 정도가 크지 않아 강제처분에 해당하지 않고, ② GPS 발신기는 차량 외부에 장착되어 있어 차체를 손상시키지 않으며, 많은 경우 公道상에서 장착되고 있어 제3자의 권리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오사카 지재 외에 히로시마 지방재판소도 2016년 2월, 위와 같은 GPS 수사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강제수사로서 위법하다고 본 세 지방재판소
    그러나 공범보다 늦게 진행된 정범 남성에 대한 공판에서는 2015년 6월 5일 오사카 지재 제7형사부가 증거 채부의 결정에서 "GPS 수사는 강제수사로서 영장에 의하지 않으면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그 이유로 '프라이버시에 대한 중대한 침해, GPS의 장착과 제거가 사유지에 들어가서 행해졌다는 점에서 사유지 관리권자의 권리침해 가능성이 있음'을 들었다.  
     
    공판에서 검찰 측은 "본건 GPS 수사는 미행 등을 보조하는 기계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미행 등에 GPS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미행에 실패했을 때에 대상 차량의 위치정보를 취득하여 차량을 탐색·발견해 미행 등을 계속하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전제, "미행에 실패해 위치정보를 검색했을 때 수사대상이 반드시 公道에 있다고 볼 수 없고, 대상 차량이 러브호텔 주차장 내와 같이 프라이버시 보호의 합리적 기대가 높은 공간에 소재하는 경우가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하였고, "눈으로만 보는 수사와는 달리, 본건 GPS 수사는 (미행 등의 보조수단으로서) 임의수사라고 결론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2015년 12월에는 나고야 지방재판소도 유사한 사례에 대해 "수사대상자의 차량에 GPS를 몰래 다는 수사방법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서 영장 없는 GPS 수사는 위법"이라 판단했고(다만 오사카 지재 제7형사부의 결정과 달리 수사자료의 증거 배제는 인정하지 않았음), 2016년 1월에는 미토 지방재판소도 GPS 수사에는 원칙적으로 사전영장이 필요하며 다만 "수사 종료 후의 합리적인 기간 내에 고지하는 등 예외적 사후제시를 인정할 여지는 있다"고 설시했다.  
     
              
     
     
     
    결국 위 오사카 지재 제7형사부의 결정은 영장에 의하지 않은 GPS 수사를 위법이라고 판단하고, 그 수사에 의해 얻은 증거자료의 일부에 대해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을 배제한 최초의 선례가 되었다. 다만, 위 결정에서 재판부가 "GPS 수사는 수사관의 오감의 작용에 의해서 위치정보를 취득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증에 해당하고 따라서 검증영장에 의해 해야 한다"고 한데 대해 무라이 토시쿠니 교수(변호사, 히토츠바시대)의 비판이 있다. 즉 ① 이 결정은 GPS 수사를 '검증'이라고 하는 기존의 수사방법에 포함한 점에 문제가 있고, ② GPS 수사가 일본 헌법 제35조의 압수·수색의 일종으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또한 새로운 수사방법이므로 강제처분법정주의 원칙상 새롭게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로, 필자도 이러한 지적에 동의한다. 
     
    4. 문제의 오사카 고등재판소 판결 
    그러나 상기 오사카 지재 제7형사부도 기소 내용을 인정한 피고인의 진술 등 나머지 증거를 근거로 징역 5년 6월의 유죄를 선고했고, 이에 피고인이 항소하여 오사카 고등재판소가 2016년 3월 2일 고등재판소(이하 '고재') 차원에서의 첫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그런데 오사카 고재는 범행 그룹이 야간에 고속으로 광범위하게 돌아다녔고 적발에 대한 경계를 강하게 하고 있었던 사정을 근거로 '위치 탐색의 필요성'을 인정하였고, GPS 수사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차량이 있는 곳에 한정되므로 프라이버시 침해의 정도가 반드시 크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요코타 노부유키 재판장은 "가사 GPS 수사가 영장이 필요한 강제처분이라 하더라도 영장의 요건은 충족하고 있었고, 당시까지 GPS 수사를 위법이라 본 사법판단이 없었던 점도 고려할 때 경찰관들에게 영장주의를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위법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고, 다만 수사관이 GPS 단말의 부착과 제거를 위해 사유지에 들어간 점은 '위법의 혐의'가 있으며 그러한 절차는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Ⅲ. 우리 형사절차법에의 시사점
    1심 판단을 뒤집은 오사카 고재의 판결은 GPS 수사가 영장이 필요한 강제처분인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회피함으로써 GPS 수사의 적법성에 논란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변호인단은 이 판결에 불복하여 지난 3월 15일 최고재판소에 상고하였는바, 귀추가 주목된다.
     
    지금까지 일본의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GPS 추적장치를 이용한 수사의 적법성에 관하여 살펴보았는데, 특히 오사카 지재의 위법 판단 내용은 디지털 시대에 우리 형사법상 강제처분 및 영장주의의 해석과 관련하여 많은 시사점을 주리라 생각한다. 향후에도 과학의 진보에 따른 새로운 수사방법이 나타나 인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는데, 그에 대한 해석을 수사당국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새로운 법을 만들어 이를 규율해야 한다. 또한 영장의 집행에 있어서는 사전제시가 원칙이며, 사후제시를 인정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GPS를 이용한 수사를 우리의 현행 형사소송법으로 규율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어 보인다. 즉 GPS 추적장치를 이용한 차량위치추적이 강제수사의 성격을 가진다면 영장발부를 요건으로 해야 하는데, 얻고자 하는 위치정보가 과연 압수·수색영장의 발부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범죄단서와 증거의 발견을 위한 GPS 수사의 필요성에 동감하지만, 헌법상의 기본권과 영장주의는 철저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향후 통신비밀보호법이나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에 GPS 수사의 법적 근거 도입을 논의함에 있어서는, 사생활 등 인권에 대한 무분별한 침해나 특정인에 대한 감시·사찰의 우려를 피할 수 있도록 세심한 검토가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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