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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금 100만원과 당선무효 제도 이대로 좋은가

    박종연 변호사 (경남 진주)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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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무효 관련 선거법제도 개선 필요성-

    1. 벌금 100만원 이상과 당선무효
    지난 1월 25일 선거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제한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19조 1호가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 수십년간 선거철마다 반복되어 온 것이지만, 얼마 전에도 선거법위반으로 국민의당 최명길 국회의원이 벌금 200만원, 민중당 윤종오 국회의원이 벌금 300만원, 김생기 정읍시장이 벌금 200만원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어 선거법상 당선무효형인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에 해당하여 그 직을 상실하였다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그 중 윤종오 의원은 1심의 90만원이 2심에서 300만원으로 상향된 것이다. 1991년 12월 31일 개정된 국회의원선거법에서 벌금 100만원을 피선거권 상실기준으로 규정한 이후(그 이전에는 10만원)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위와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우리나라의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 모든 공직선거를 총괄적으로 규율하는데 합헌결정이 난 위 공직선거법 제19조 1호와 유사한 규정으로, 공직선거법 제264조는 선거법 등을 위반한 당선인은 100만원 이상의 벌금이 확정되면 당선을 무효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현재 형사재판 당선무효 관련 법제도의 문제점
    현재 형사재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만 확정되면, 부수적 효과로 공직 당선이 무효가 되도록 한 위 선거법 규정에는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본다. 필자는 십수년 전에도 이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법률신문 2003. 2. 12.자 ‘선거법상 당선무효형인 벌금 1백만원 법규정의 문제점’).

    가. 형사재판 판사의 양형 결과로 부수적으로 당선무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고 경솔한 절차임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공직인 대통령, 국회의원 등의 당선을 무효화시키는 문제는 당선자나 국민들에게 매우 중대한 문제임에도 법원이 독립된 재판절차를 거침이 없이 형사재판에서 선고된 형이 벌금 100만원 이상이라는 일종의 우연한 결과로서 당선을 무효화시켜버리는 것은 매우 경솔하다고 본다. 형사재판은 범죄자에 대한 범죄 유무와 적정한 형량을 정하는 절차이지, 공직 당선의 유·무효를 재판하는 절차가 아니다.

    이는 동일한 공직선거법 내에 대법원에서 당선무효 여부를 따로 판결하는 독립적인 선거소송절차(223조)를 따로 두고 있고, 이 소송절차에서는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있는 때라도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고 인정하는 때에 한하여 당선무효 판결을 하도록 한 규정(224조)과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

    나. 판사의 개인적 편차가 작용할 여지가 큼
    법원내에도 형사재판의 죄목마다 양형기준이라는 것이 있지만, 아직도 양형에 판사 개인 간의 편차가 적지 않아 국민의 불신 요인이 되고 있는데, 실제로 당선자의 양형이 판사마다 서로 달라 당선무효 여부에 관하여 불공평한 결과가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고, 이를 국민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다. 대통령의 당선무효 경우 큰 국가혼란 우려
    또 공직선거법은 대통령선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만약 대통령 당선자에게 선거법위반으로 법원이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한다면 특별한 독립적 재판절차도 없이 자동적으로 당선무효가 되고 전국적인 재선거를 실시하여야 할 것인데, 이러한 상황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전국적으로 막대한 국력 소모와 국가적 혼란까지 초래될 수 있을 것이다. 위 선거법 규정 입법자가 과연 이러한 상황까지 예견하였는지 의문이다.

    라. 사법부의 독립성 침해 우려
    법원의 형사재판 양형은 범죄 정도에 상응한 객관적 처벌이 본래 기능인데, 법관에게 당선의 무효여부에 관한 심리의무까지 부과시킴으로써 형사재판의 본말을 전도시키고 있다.
    또 만약 양형에 당선무효 여부에 관한 정치적 요소까지 고려하여야 한다면 사법부의 독립성까지 침해될 우려도 있다.

    마. 장기간 물가 상승에도 27년간 벌금액 고정
    현재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기준인 벌금 100만원은 1991년 12월 31일 개정된 국회의원선거법에서 인상 규정된 이후(그전에는 10만원) 지금까지 27년간 그대로이다. 벌금은 물가가 오름에 따라 상승되기 마련인데, 보통 다른 형사법률들은 지난 30여년간 벌금액이 5배~10배 인상된 경우가 흔하여 벌금 100만원은 요즘은 비교적 경범죄에나 선고되는 형량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장기간 물가상승에도 100만원이라는 고정된 벌금액에 매우 중요한 공직 당선의 효력을 27년간이나 결부시켜 놓는 것도 매우 불합리하다.

    바. 형사재판 양형 과정의 왜곡 우려
    또 현재 법원의 양형 실상을 보면 당선자의 경우에는 범죄에 대한 객관적인 양형보다는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만원보다 더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어 양형이 상당히 파행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또 일반 양형의 경우에는 거의 없는 벌금 90만원, 80만원, 70만원을 흔히 선고하는 일종의 희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엄정 신성해야 할 사법부의 양형에 대한 국민의 신뢰만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3. 다른 나라의 당선무효 관련 입법례
    미국은 당선의 유무효 여부를 법원이 아닌 의회가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이하 중앙선관위 자료 등 참조).
    영국은 선거범죄의 경우 일반 법원이 아닌 별도의 선거재판소가 당선무효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독일은 연방하원과 헌법재판소가 당선무효 여부를 심리 결정하도록 하는 독립적인 법적 절차를 두고 있다.
    프랑스는 헌법위원회가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헌법재판소가 심사한다. 


    일본은 선고형량에 의하지 아니하고 기부제한 위반죄, 선거비용 수입지출 위반죄 등 일정한 선거범죄를 범하여 유죄판결을 받으면 무조건 당선을 무효토록 강력하게 규정하고 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의회민주주의 체제하의 다른 선진 민주국가들은 하나같이 당선무효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대체로 법원이 아닌 별도의 헌법기관이 독립적으로 결정하거나, 독립적인 사법절차를 두고 있으며, 어느 국가도 우리나라처럼 독립적인 재판절차도 없이 법원의 형사재판의 선고형량에 의하여 당선무효 여부를 결정하는 사법제도를 두고 있는 국가는 없다.

    4. 결론
    가. 매우 후진적이고 비합리적인 제도
    우리의 선거직 당선무효 관련 법 제도는 판사의 형사재판에서의 선고형량이라는 일종의 우연한 결과에 의하여 당선무효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후진적이고 비합리적인 제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나. 헌법위반 소지
    위 선거법규정은 벌금 100만원 이상 여부에 의하여 유권자의 선거와 당선인의 당선 효력을 너무 경솔하게 무효화시키는 규정으로서, 국민의 권리제한에 관한 과잉입법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7조제2항, 국민의 공무담임권에 대하여 규정한 헌법 제25조, 평등권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1조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위헌의 소지까지 다분히 있다고 본다.

    다. 당선무효 여부를 별도로 재판하는 독립절차 두어야
    적어도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여부는 당선자나 유권자, 나아가 우리 국가, 사회에서 가장 중대한 문제인 만큼 현재처럼 형사재판에서 선고된 형량이라는 우연한 결과에 의하여 결정되도록 하는 것은 매우 부당하고, 적어도 헌법재판소나 법원에 의한 독립한 재판절차를 두어 당선무효 여부를 충분히 심리하여 결정하는 독립적인 절차를 두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본다.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제19조 1호에 대하여 이번에 합헌결정을 내린 것은 헌법의 법리와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국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결정이라 할 것이고, 가장 바람직한 것은 국회와 정부가 협의하여 선제적으로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박종연 변호사 (경남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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