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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헌법불합치 결정의 의의와 관련법

    성중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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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 서설

    최근 ‘정신보건법’이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로 전면개정 되었다. 개정후 개정법률 시행 전인 2016년 9월 29일 헌법재판소는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및 제2항’의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이하 보호입원) 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헌법재판소 2016. 9. 29. 선고 2014헌가9 결정)을 내렸다.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과 그들의 인권에 대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많은 의의와 시사점을 던져준다.

    Ⅱ. 대상 사건의 결정 요지

    보호입원은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를 인신구속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제한하므로, 정신질환자 본인에 대한 치료와 사회의 안전 도모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긍정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신체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하고 악용·남용가능성을 방지하며, 정신질환자를 사회로부터 일방적으로 격리하거나 배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정신질환자를 신속·적정하게 치료하고, 정신질환자 본인과 사회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공익을 위한 것은 인정되나 심판대상 조항은 환자의 이의와 청문 등 절차를 따로 두지 아니한 채 단지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전문의 1인의 판단만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호입원이 가능하도록 하여 지나치게 환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Ⅲ. 대상 결정의 의의

    대상 결정은 불법·부당한 강제입원에 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즉, 기존의 강제입원 제도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만한 장치를 두고 있지 않고, 보호입원 대상자의 의사 확인이나 부당한 강제입원에 대한 불복제도를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아니하여, 보호입원 대상자의 신체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본질적으로 인신구속의 성질을 지닌 정신질환자의 보호입원절차에서, 입원요건을 완화하여 신속하게 신체를 구속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은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우려인데 반해, 피보호입원자가 겪는 기본권 침해는 매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피해이다. 무엇보다, 구 정신보건법 제26조의 응급 입원에서 긴급한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의 요건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이상 보호자에 의한 보호입원까지 신속하고 간이하게 입원절차를 진행해야 할 필요성은 낮아야 한다. 지난 20년 간 별다른 개정 없이 존속해 온 ‘정신보건법’이 2016년 5월 전면 개정되어 2017년 5월 30일부터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시행되고 있고, 그 사이에 보호입원에 관하여 대상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내려진 것은 인권과 복지의 향상이라는 시대의 요구이며, 국가의 과제로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입법자는 심판대상 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함은 물론 정신보건법이 보다 합헌적인 내용으로 개정할 의무도 지게 되었다. 이는 이미 심판대상 조항 및 법률이 개정되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해당 조항의 위헌성이 2016년 5월 전면 개정으로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면 다시 재개정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에서는 입법시한을 정하지 않았으므로 입법자로서는 필요한 상당한 기한 내에 입법개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

    Ⅳ. 대상 결정의 한계

    먼저, 헌법재판소가 국회에서 2016년 5월 29일 법률 제14224호로 통과된 정신보건법 전부개정법인 ‘정신건강복지법’(2017. 5. 30. 시행)의 내용이 심판대상조항의 문제점을 해소하였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즉 헌법재판소는 개정된 신법 규정이 과거 규정의 문제점들을 거의 그대로 둔 채 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개선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2007헌가4 사건 등에서 개정법률조항에 대해 심판대상을 확장하여 판시한 사례가 다수 있음에도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아니한 것은 아쉬운 측면이 있으며, 이는 우리 헌법재판제도가 추상적 규범통제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근본적으로 연유한 것이므로 향후 추상적 규범통제를 적극 도입함이 상당하다. 또한, 정신보건법 제24조가 입원여부의 결정자로 규정하고 있는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대부분 사설기관의 장인바 이들이 쉽게 정신질환자를 퇴원시켜줄 이유가 없다. 환자의 입원으로 수익을 얻는 기관이 정신질환자의 입원 필요 여부를 결정하는 현실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는바, 정신의료기관의 장과 정신과전문의를 구분하여 각각의 문제점에 대해 판단함이 상당하였으며, 입원여부의 최종 결정권이 정신의료기관의 장에게 있음을 지적하지 않은 대상 헌재 결정은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재정에 의료비 이외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정신병원의 입원비용과 지역사회의 정신사회 재활 및 사회복귀서비스 비용이 통합관리 되지 않고 있다. 정신병원 입원환자 중 70%에 이르는 의료급여수급자가 정신병원 입원 시에는 80%의 중앙정부 의료급여 예산을 지원 받는 반면,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서비스는 100% 지방자치단체가 떠맡고 있어, 정신병원에서의 장기입원을 조장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정신질환자들이 정신병원에서 퇴원하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증상을 회복하며 생활할 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여전히 가족이 모든 부담을 질수 밖에 없는 문제도 있다. 국가복지체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최종적, 입법적인 해결은 국회에게 있다고 할 것이나 헌법재판소가 결정 이유에서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있다. 한편, 이 사건은 ‘계속적용’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는데 이와 같이 단순위헌결정의 예외적 결정이 선고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심판대상 조항에 대한 위헌성을 정확하게 판가름하지 못한 헌재와 위헌적 요소를 내포한 법률을 제정한 입법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은 헌법질서 수호라는 객관적 심판이익을 갖는다고 할 것이므로 잠정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의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위헌결정을 이끌어낸 당해 사건의 당사자에 대한 개선입법을 소급적용함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즉, 비형벌법규 경우에도 적용중지 명령이 있는 경우나 계속적용 명령이 있는 헌법불합치결정 모두 개선입법의 소급효를 인정할 필요가 있으며, 입법자는 법원의 해석에 따라 적용여부가 달라지는 논란이 없도록 소급여부나 시점, 소급사례 등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헌법재판소법 등에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나아가 법 개정 전이라도 실무 재판을 담당하는 법원 역시 당사자의 권익 보호 및 소송경제적 관점은 물론 법 개정 후 구법에 의하여 판결이 확정된 자의 경우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위헌결정의 효력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확장함이 상당하다.

    Ⅵ. 결론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의 내용을 반영한 입법개선은 아니지만 전부개정법인 ‘정신건강복지법’이 2017년 5월 3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에서는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축소하고 보호입원 시 입원 요건 및 절차를 강화하는 등 기존의 문제점을 일정 부분 개선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추가적으로 구체적인 위임을 포함한 보호입원제도의 정비, 사전 고지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보완이 요구된다. 또한 신설된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와 관련하여 미국과 독일의 예를 참고하여 가정법원이나 행정법원이 인신구속적 성격이 강한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과정에 관여하도록 법을 개정함이 상당하다. 특히, 독일의 경우 강제입원제도 전반에 걸쳐 법원이 개입하고 있으며, 정신질환자들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구조적 토대를 마련하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또한, 현행과 같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가의료체계와 지역사회복지 재원체계의 분리운영은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사회복귀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러한 치료, 재활, 사회복귀서비스를 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가 통합적인 관점에서 일괄 관리, 운영하며 보다 체계적으로 재원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절감된 재원을 지방자치단체에 포괄보조금 형식으로 지원하여 지자체의 재정적인 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 또한, 독일의 경우처럼 정신질환자 자조단체를 육성, 활성화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정신질환자 서로가 지역사회로의 참여를 할 수 있는 길을 확대해 나가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신질환자는 일반인에 대한 기본권 보장의 경우보다 더 강한 입법적인 보호가 요구되는 것이 사실인 만큼 입법자는 이번 헌재 결정이 가지는 의의와 문제점을 직시하고, 비단 보호입원 내지 강제입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위에서 대상사건의 결정문 본문에 제시된 다양한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지속적으로 보완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성중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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