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법률정보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연구논단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제재의 공간적 범위에 대한 고찰

    신기훈 법무관(국방부 송무팀장)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47214.jpg

    1. 문제의 제기

    국가를당사자로하는계약에관한법률(이하 ‘국가계약법’으로 약칭)은 제27조 제1항에서 ‘각 중앙관서의장은 입찰에 참가시키는 것이 부적합한 부정당업자에게는 2년 이내의 범위에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함’을 규정하는 한편, ‘그 제한사실을 즉시 다른 중앙관서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통보를 받은 다른 중앙관서의 장은 해당 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 시행령 제 76조에서는 이러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사실을 전자조달시스템에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처분의 제재범위는 사실상 모든 공공기관 전체로 확대 된다. 실무적으로는 국방부 계약심의회가 부정당업자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의결하면 위 법조항에 근거하여 정부의 전자공문 시스템인 온나라 시스템을 통해 전자문서로 통보하고 조달청에서 관리하는 전자조달시스템인 일명 ‘나라장터’에 부정당업자로 게재되어 입찰참가제한 처분의 효력 발생일 부터 ‘나라장터’ 전자 시스템 내에서 모든 공공기관 입찰참가가 제한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결국 현행 국가계약법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입찰참가자격 제한은 그 효력이 해당발주기관이 속한 행정기관 및 다른 공공기관 전체로 확대되는 이른바 ‘통합적 발주차단’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통합적 발주차단에 대한 법률상 효력 및 실무적 영향 분석을 통해 입법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2. 외국의 입법례

    미국 독일 프랑스 및 우리나라의 경우 해당 발주기관에서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의 효력은 모든 공공기관 입찰에서 배제되는 통합적 발주차단의 형태로 운영된다(표 참조). 다만 영국의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한 발주기관에 대해서만 입찰참가가 제한되고 다른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에 대한 입찰은 가능하다. 이렇듯 입찰참가자격 제한의 공간적 효력을 해당발주기관에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 적용할 것인지는 입법자의 입법의지와 선택의 문제이지만 그 선택에 따라 공공조달과 관련한 정부기관 안에서의 정적 거래 안전과 입찰에 참여 업체 간 동적 거래 안전에는 상당한 차이를 가져온다. 

     

    147214_1.jpg

     

     

    3. 공간적 범위에 대한 분석
    가. 해당발주기관 및 다른 중앙관서로만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

    (1) 처분기관 이외의 다른 중앙관서의 장에 대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 확대를 위하여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 후단에서 ‘다른 중앙관서의 장에 대한 통보’를 ‘통보를 받은 다른 중앙관서의 장이 당사자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을 각각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률에서 정한 ‘다른 중앙관서’ 까지만 가능하다.

    (2) 국가계약법에서는 당해 처분기관 및 다른 중앙관서에 대해서만 부정당 제재를 예정하고 있으므로 전자조달시스템 게재를 통하여 모든 공공기관에 대하여 전면적으로 제재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법률유보원칙(입찰참가제한을 받게 되는 일반인 또는 일반기업은 공공기관의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공개입찰을 통하여 다른 기업과 자유롭게 경쟁하여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 당하게 되므로, 직업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침해이다〈헌법재판소 2005.4.28. 선고 2003헌바 40결정〉) 위반에 해당된다.

    (3) 실무적으로 동법 시행령에 의한 전자조달시스템인 일명 ‘나라장터’ 전자입찰시스템에 부정당업자 업체정보가 반영되면 입찰자체가 차단되도록 프로그램化 되어 있는 것은 그 효력 범위를 막연히 확대한 것으로서 행정부에게 법률상 허용된 방식을 초과하는 것이다. 

     
    (4) 부정당업자가 1개의 발주기관에서 제재를 받은 경우 원칙적으로 모든 공공입찰에서 배제되는 현행 입찰참가자격제한 제도는 일률적이고 경직적 행정운용으로서 과잉제재라는 비판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논거로 하여 부정당제재의 범위를 해당발주기관 및 다른 중앙관서로만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모든 정부입찰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입장

    (1) 정부기관 간 부정당업자에 대한 정보 공유 및 기관 상호간 해당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의무를 삭제할 경우, 부정당업자가 특정 발주기관에서 제재처분을 받더라도 다른 중앙기관에서 발주하는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경쟁의 공정한 집행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자 등에 대한 일정 기간 국가계약의 입찰참가를 제한함으로써, 국가가 체결하는 계약이 성실하게 이행되도록 하고 부적절한 계약이행에 따라 국가가 입게 될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의 취지가 몰각될 수 있다.

    (2)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부정당업자로 인정될 경우 업체는 모든 정부입찰에 참가할 수 없으며 일본의 경우 기관 간 부정당업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나 입찰참가 제한 여부는 개별기관의 재량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3) 행정기관 간 입찰참가 업체의 이행능력 및 신뢰성에 관한 정보를 상호공유 할 수 없다면 모든 발주기관은 각 계약마다 기업자격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여 행정효율성이 저하되며, 이 경우 가장 객관적인 판단자료에 해당하는 부정당 제재 실적을 물리적으로 조회하여 심사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다른 경쟁업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비교적 우위가 약한 해당 기업의 입찰준비비용이나 절차적 방어권에 대한 보장이 제한될 수 있다.

    (4) 행정기관 상호간의 정보교환 및 공개는 행정기관 상호간의 정적거래 안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입찰에 참여하고자 하는 다른 업체들에 대한 동적거래 안전의 행정투명성을 담보하여 주는 순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등을 그 논거로 하여 부정당제재의 범위를 모든 정부입찰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 입법적 제안

    국가계약법은 국가예산 집행을 통하여 공익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의 공급을 위한 것인 만큼 정부조달의 효율성과 공정성, 투명성, 형평성 및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일반 사인간의 거래와는 다른 절차 및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정부조달계약은 국가가 사경제주체로서 행하는 사법상의 법률행위인 만큼 계약상대방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 부정당제재의 공간적 범위에 대한 국가계약법의 내용 또한 이러한 두 가지 가치에 대한 입법자의 고민과 의지에 따라 규정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부정당제재의 공간적 범위를 해당 발주기관 및 다른 정부기관에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공공기관을 포함한 모든 정부기관 입찰로 확대할 것인지는 입법자의 입법 정책상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다만 입찰참가자격 제한이라는 침익적 행정처분은 해당 입찰참가 업체에 대한 기업 활동 및 직업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침해에 해당하고 사실상 형사 처분과 동일한 효과를 야기하기에 입법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측면이 있다. 오늘날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행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까지 내포되는 의회유보원칙(헌법재판소 1999. 5. 27. 선고 98헌바70결정)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입찰참가업체의 기업 활동 및 직업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이고 직접적이며 상당한 침해에 해당하는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 뿐만 아니라 그 공간적 효력 범위에 대해서도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법치주의에 부합될 것이다. 대법원도 이러한 취지에서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과 같은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 적용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 하여서는 아니 되며,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8. 2.2 8. 선고 200713791 판결)’고 설시하여 엄격해석의 원칙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국가계약법에서 예정하고 있는 해당발주기관 및 다른 정부기관을 벗어나서 시행령에서 근거한 통보 및 전자정보체계 게재 및 공개의 방식을 통해 부정당 제재의 공간적 효력이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되는 규정 체계는 바람직하지 않다. 즉 의회에서 제정한 국가계약법에서 부정당제재의 공간적 범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오늘날의 법치주의의 핵심인 의회유보원칙에 보다 부합될 것이다.

    신기훈 법무관(국방부 송무팀장)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