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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FA선수 연봉상한제 도입논란

    안병한 변호사 (법무법인 한별)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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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법 및 약관규제법 위반 가능성 - 



    1. 개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로야구 FA(free agent, 자유계약선수) 선수들에 대한 연봉 상한액을 ‘4년 80억원’으로 제한하는 KBO 규약 개정을 추진한다는 논란이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최형우 선수가 삼성 라이온즈에서 KIA 타이거즈로 이적하면서 역대 최초로 공식적인 100억원 시대를 열었고, 이대호 선수는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하면서 4년간 총액 150억원으로 최고액 신기록을 다시 깨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부러우면 진다고들 말하는데, 뉴스를 읽는 입장에서 이것은 완전한 완패의 느낌이다. 하지만 FA 선수들이 받는 거액의 연봉이 정말 ‘거품’인지 아니면 그들의 스타성이나 기량, 팀에 대한 공헌도와 팬들의 기대에 대한 부응도가 얼마나 매치가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사실 어느 한 사람의 판단으로 객관화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가격의 적정성 또한 시장에 참여한 당사자들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판단해야 할 문제이므로 쉽지 않은 내용임이 분명하다.


    2. KBO의 법적 지위 - 민법상 사단법인,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등기부상 KBO의 정식 명칭은 ‘사단법인 한국야구위원회’, 설립등기일은 1982년 4월 1일, 법인등기부상 자산은 없고, 비영리를 표방하는 민법상 사단법인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KBO는 1982년 1월 15일 프로야구에 참여하는 각 구단들의 필요에 따른 첫 구단주회의에서 한국야구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설립한 단체다(KBO의 전신은 구단주회의). 즉, KBO는 민법상의 사단법인에 불과한 지위를 갖는다(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별 정식단체로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별도로 존재한다). KBO 이사진의 구성을 보면 총 이사 12명 중 10명은 10개 프로야구구단의 대표이사(각 프로야구 구단은 모두 주식회사이다)가 당연직 이사로서 KBO의 임원으로 취임하도록 정관에 명시되어 있다. 이는 결국 임원구성의 분포에 비추어볼 때 KBO의 이사회는 안건에 따라서는 10개 구단의 ‘사장단회의’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식회사는 ‘영리목적의 당연상인에 해당하는 사단법인’이라고 할 때 KBO는 그야말로 사업자들이 뭉친 민법상 사단법인 형태의 사업자단체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이미 과거의 공정위 판단 선례에서도 KBO의 사업자단체성은 인정된 바 있다(공정위 의결 2008-266호 사단법인 한국야구위원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한 건).


    3. 프로스포츠는 공정거래법상의 적용을 받지 않는가?

    리그전을 펼쳐야 하는 특성에 근거하여 프로야구는 하나의 구성사업자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없다는 특성은 분명하다. 이를 이유로 미국의 판례(Chicago Bulls Case, 1996)를 원용하면서 프로야구 리그에 참여하는 개별 사업자들이 집합적으로 하나의 경제적 단일체(Single Entity)를 형성하는 경우에 해당되어 시장에서의 독립된 사업자들에게 적용되는 공정거래법상의 사업자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프로스포츠는 순수한 오락에 불과한 것이어서 공정거래법을 직접 적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물론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 문화적으로 프로야구가 여느 프로스포츠와 다르게 취급되어 온 전통이 있어 미국 프로야구에 대하여 오랜 기간 법원이 독점금지법 적용을 제외해왔던 선례가 아마도 이와 같은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별도의 입법(Curt Flood Act, 1998)을 통해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선수의 고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서도 독점금지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미국의 프로스포츠에 있어서도 선수에 대한 경쟁제한행위는 독점금지법의 명백한 적용대상이다. 또한 사업자단체금지규정의 적용 가능 여부는 외형이나 형식에 기초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수행하는 실질적인 개별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판단할 문제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프로야구가 비록 다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더라도(프로야구 구단은 프로야구 경기를 스스로 생산할 수가 없는데, 이는 곧 각 구단들이 프로야구 경기의 생산에 터잡아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호협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야구 구단들이 KBO와 같은 단체를 구성하고 한국야구위원회 규약(KBO규약)을 제정하여 이를 참가자들에게 통일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필요할지라도 이는 순수한 경기진행과 리그의 운영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서는 안 될 것이다.


    4. KBO규약의 약관성 및 법적 문제점

    KBO규약의 내용 중 필자의 눈을 끄는 부분은 KBO 규약에 포함된 선수계약서(통일계약서)의 부당한 내용들이다. 몇 가지만 언급하면, 우선 규약 제37조는 “구단과 선수 간에 체결되는 선수계약은 통일계약서(이사회가 정함)에 의한다”고 정하여 통일계약서의 이용을 강제하고 있다. 그 필요성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KBO가 규정한 통일계약서는 결국 사업자가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다수의 거래상대방과 일률적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미리 마련한 약관이 분명하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불공정한 내용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 하에서만 허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규약 제38조는 “구단과 선수간의 합의로 통일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음”을 명시하면서 규약 제39조에서는 “통일계약서에 반하는 특약이나 이면계약은 모두 무효임”을 천명하고 있다. 당사자의 자유로운 합의에 따른 특약사항 설정이나 개별적인 내용변경을 전적으로 불허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가 선수와 구단 사이의 분쟁으로 이어져 법원의 판단까지 받기위해서는 반드시 소제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작 KBO의 문을 박차고 용감하게 법원의 문을 두드리며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5. FA선수 계약의 내용(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및 약관규제법 위반

    KBO의 지위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에 해당한다면, 결국 공정거래법 제26조(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가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법 제26조 제1항 중 주로 제1호와 경우에 따라서는 제3호의 위반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관점에 따라서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측면의 검토도 필요). 나아가 개별 구단이 각 구단의 전체 대표이사들이 모여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음을 기화로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FA 선수들과의 거래조건과 상한 가격을 미리 정하여 합의하였다면 이는 분명 공정거래법 제19조가 금지하는 카르텔에도 해당할 수 있다. 특히 카르텔의 위법성 심사와 관련하여 가격제한의 합의는 그 성격상 경쟁제한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 명백하다는 의미의 대표적인 경성카르텔(Hard core Cartel)로 구분하고 있으며 공정위도 가격제한의 합의는 그 행위 자체만으로 경쟁제한성을 인정할 수 있음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부당한 공동행위심사기준). 설사 효율성 증대효과와 경쟁제한 효과의 비교형량을 통한 정당한 사유의 유무를 별도로 따져보아야 한다고 주장할 지라도 과연 FA 연봉상한제 외에는 달리 선택 가능한 합리적 대안이 없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연봉상한제보다는 외국인 선수 보유 확대와 출전제약 해제, 아시아쿼터제 도입을 통한 문호 개방과 외국인 선수 수급 통로의 다변화 등). FA 선수는 이미 KBO가 사전에 정한 야구규약이 인정하는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어느 구단과도 자유롭게 계약 교섭을 할 권리가 있는 선수를 의미하는데, 계약당사자간 자유롭게 선수 개인의 기량과 프로구단의 필요성 여부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인 협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함에도 연봉에 대한 상한액을 일률적으로 약관이 설정하게 된다면 이는 FA선수(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약관규제법상 불공정 약관에도 해당할 수 있다.


    6. 결론 - 시장에 대한 믿음과 존중

    프로야구 선수 또한 구단에 대한 관계에서는 별개의 사업자이고 반대로 이들이 구성한 별도의 사업자단체(프로야구선수협의회)도 존재하고 있어 단정적으로 어느 한 쪽만을 두둔하는 접근은 옳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몸값이 거품인지 여부는 시장의 규모와 그 시장에 참여한 거래당사자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팬들이 판단할 몫이다. 국가대항전에서 온 국민이 한일전 승리를 위해 열광한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일본 선수들은 매년 수 천 개 예선팀이 참가하는 일본 고교야구 고시엔(甲子園)이 만들어낸 막강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언제까지나 불모지에서 ‘투지’만을 앞세워 승리를 요구하는 억지가 통용할 것인지 의문이다. 기본과 원칙이 존중받는 건전한 프로스포츠 시장에 대해 우리가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안병한 변호사 (법무법인 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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