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법률정보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연구논단

    빅데이터 산업의 개인정보침해 행위에 대한 경쟁법의 적용과 위법성 판단

    오승한 교수(아주대 로스쿨)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48742.jpg

    1. 빅데이터 기술의 의의와 중요성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빅데이터는 ‘기존의 정보관리 및 분석체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대용량 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기술’을 의미한다. 이 데이터 분석기술은 서비스 공급을 위해 한계비용이 ‘0’에 가까운 무형의 정보재를 사용하지만, 현상의 이해와 미래의 예측 및 그 해결책이라는 대단히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효용성이 대단히 높다. 4차 산업혁명 단계에서 이러한 빅데이터 기술의 중요성은 상품·서비스 유통 전략이 단순한 ‘판매’ 보다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 및 관리형태’로 변화하는 영업 환경과 관련이 있다. 특히, 소위 ‘On-demand’ 경제로 지칭될 만큼 수요자들의 상품·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소비자 선호 경향 역시 빠르게 변동하는 시장환경에서 사업자들 역시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의 필요와 제품의 가치를 상시적으로 분석하여 그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 빅데이터 사업자의 프라이버시 침해가능성

    온라인(On-line) 정보 서비스 시장에서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영업모델을 위해 빅데이터와 연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하, ‘빅데이터 사업자’)은 인터넷 검색, 이메일, SNS 서비스 등에 대한 가격을 ‘0’으로 책정하여 무료로 공급한다. 이들 서비스 제공의 대가로써 사용자들은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빅데이터 사업자들은 이를 연관 시장인 타깃 광고시장 등에 빅데이터로 가공·판매함으로써 영업 수익을 창출한다. 그런데 온라인 시장에서 실제 타깃 마켓팅 등의 영리 목적을 위해 직접 활용 되는 정보들은 정보주체의 주관적 성향과 선호 경향 등이 쉽게 분석되어 ‘식별가능성’이 높은 사적 영역의 정보들이고, 가입자들의 모든 활동 정보를 포괄한다. 특히, 공개된 정보 이외에 개인의 세부적인 활동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분석결과의 정확성은 높아지기 때문에 빅데이터 사업자들은 더 많은 개인정보 수집을 위해 정보수집을 위한 사전 동의의 범위를 가능한 더 넓혀서 더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기업결합 등을 통해 수개의 데이터 세트를 획득·결합시켜 구체적으로 소비자 집단을 분류·식별하고 있다.


    3. 정보주체의 사전동의를 요구하는 사전규제의 한계

    빅데이터 사업자들이 활용하는 ‘식별가능성’이 있는 개인정보는 2018년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을 시행하는 EU 및 한국 등에서 수집·이용·양도 등의 정보처리를 위해 정보주체의 엄격한 ‘사전 동의’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사전 동의’를 위해서는 정보주체에게 정보사용 범위 등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지하여야 하고, 사전 동의 대상도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필수적인 정보’로 한정하는 등,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규제가 적용된다.

    그러나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규제는 공익 목적, 혹은 ‘학술·통계’ 목적 등의 상당히 넓은 예외를 인정하고 있고, 그 동의 대상도 실제로는 불분명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검색서비스 및 이메일, SNS 등 ‘준 필수재’적 성격을 가지는 정보 통신서비스 시장이 Google, Facebook 등 대규모 빅데이터 사업자에 의해 통제되는 현실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경쟁제한적 시장 환경에서 사용자들은 특정 사업자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조건이 과도한 경우에도 그 사업자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를 거절하고 다른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질적인 선택권을 행사하기가 사실상 곤란하다.


    4. 소비자의 불이익과 ‘비가격 품질 경쟁요소’로서 프라이버시 보호의 성격

    빅데이터 사업자의 개인정보 결합 등을 통한 식별화 행위 등은 개인정보가 정보주체의 통제권을 벗어나 사용됨으로서 개별 소비자들의 불이익을 가져오고, 결국 전체 소비자 복지의 하락을 야기한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독과점 사업자에 의한 소비자 불이익을 평가하는 주요 척도는 상품·서비스의 ‘가격’이었다. 개인정보의 취득을 대가로 제공하는 정보 통신서비스는 그 가격이 ‘무료’이기 때문에, 가격만을 놓고 본다면 실제 소비자의 불이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 경제체제에서 경쟁의 대상은 가격 이외의 ‘품질’ 등의 요소를 포함하는 것으로서, 독과점 사업자의 경쟁제한행위에 의한 소비자 불이익은 ‘품질의 하락 및 상품 다양성의 감소, 부가 서비스의 감소, 혁신의 저하’와 같은 ‘비가격 경쟁 요소’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자신의 프라이버시 자체가 영업 대상이 되어 널리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서비스 이용자의 사용내역과 선호경향, 위치정보 등에 대한 ‘안전한 보호’와 ‘식별가능성의 차단’은 이들 정보 서비스의 기본적인 품질요소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정보 통신서비스에 수반되는 프라이버시 보호의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품질 경쟁’의 한 요소로 간주 될 수 있다.


    5. 데이터에 의한 진입장벽과 경쟁가능성의 제한

    식별가능성이 높은 개인정보가 수집되고 가공·판매됨으로 인해 서비스 이용자들이 느끼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불안정성은 서비스 ‘품질’의 하락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특정 사업자에게 계속 고착(Lock-in)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전형적인 경쟁제한적 시장구조에 따라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독과점 사업자의 출현 자체만으로 경쟁당국의 개입이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독점사업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때로는 특정 사업자가 가장 효율성이 높아서 상품·서비스의 품질이 높다는 반증일 수 있다. 특히, 시장진입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가격이 비싸고 품질이 낮은 독점사업자들을 대체할 경쟁자들이 즉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당국의 개입은 불필요하다.

    그러나 빅데이터 관련 시장에서는 빅데이터 사업자들이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분석해 축적한 데이터가 ‘시장진입장벽’을 야기하여, 현존 혹은 잠재적 경쟁자들의 서비스 품질경쟁을 곤란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즉, 빅데이터 관련 시장에서는 사용자 집단이 많을수록 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양질의 사용자 정보가 축출되어, 수요자의 선호에 맞는 상품·서비스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검색의 결과는 수많은 사용자들의 검색 시행착오 정보를 반영한 것으로 다수의 사용자가 사용할수록 더 정확한 검색결과가 산출된다. 따라서 사용자가 많은 빅데이터 사업자에게 더 많은 사용자가 몰리는 ‘대규모 정보량에 의한 네트워크효과(Scale of Data)’가 발생하는데, ‘충분한 양의 사용자 정보’를 단기간 동안 확보할 가능성이 낮은 신규진입자는 시장진입에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결국, 구조적인 경쟁제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경쟁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6. 빅데이터 사업자의 개인정보침해 행위에 대한 경쟁당국의 규제 범위

    경쟁질서를 보호하는 경쟁법 규정은 ‘인위적으로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쳐 ‘경쟁질서를 훼손’한 사업자의 행위에만 적용된다. 따라서 단순히 사업자가 고객과의 수직적 거래조건을 변경하여 직접 자기 상품·서비스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경우(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범위를 확대하는 행위 등)에는 그 자체로 경쟁질서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착취행위 규제는 별론 임). 이들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사용자 착취행위는 자신의 시장지위를 활용한 독자적인 ‘가격인상 행위’와 동일한 부류의 행위로서, 경쟁질서 왜곡 행위를 통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질서 침해행위로 규제할 수는 없다.

    반면, 공동행위 및 기업결합과 같이 사업자간 합의를 통해 시장구조를 변화시키는 행위들은 ‘경쟁질서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 불이익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경쟁법의 직접 개입이 정당화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각각 광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한 사업자들이 기업결합 등을 통해 일시에 다른 분야의 상당한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결합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는, 정보결합에 의한 식별화 및 프로파일링(Profiling)을 통해 각 사업자의 개인정보가 최초 정보 수집목적과 달리 가공·사용 될 가능성이 존재하게 된다. 더 나아가, 기업결합을 통해 관련시장의 사용자 데이터를 대부분 확보한 사업자는 경쟁 사업자보다 유리한 지위를 순식간에 취득하여 더 이상 고객 유인을 위해 품질(프라이버시 보호)을 강화 할 필요성이 없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남용의 우려가 제기된다.

    따라서 경쟁당국은 대규모 데이터 보유기업의 기업결합 결과가 실제 서비스 가격의 변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여도, 향후 서비스 품질의 하락으로서 ‘프라이버시를 침해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심사하고 그 보호를 위한 시정조치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오승한 교수(아주대 로스쿨)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