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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법의 ‘문리해석’ 그리고 ‘논리해석’

    강해룡 변호사 (서울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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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머리말
    하급심 판결이지만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을 접하고 이 글을 쓴다.

    서울고등법원은 ‘2020. 4.16. 선고 2019누63043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사건에서 제1심판결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는데 판결이유는 제1심판결이유를 인용하였다. 그러므로 제1심판결(서울행정법원 2018구합87699)의 판결이유를 보기로 한다.


    2. 사건의 경위

    원고 A는 2007년에 주식회사 B에 입사해 근무한 근로자인데 2017년에 이르러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특수폭행, 재물손괴 등 죄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에 불복해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기각 되고 다시 상고했으나 역시 기각되어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주식회사 B는 위 형사판결이 확전됨에 따라 2018. 3. 5. 원고에게 단체협약 제54조 제1항 제4호에 의거 ‘당연면직’되었음을 통보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8. 6. 2.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사건 당연면직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고, 다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정신청 하였으나 역시 같은 이유로 기각되었다.


    3. 서울행정법원의 판결

    제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원고가 제기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정신청기각결정취소청구 사건(2018구합87699)에 관한 판결이다. 원고의 주장은 ‘당연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하는데’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으므로 당연면직 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니 이사건 당연면직은 부적법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법원은 위 원고의 “당연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수용하고, 원고에게 당연면직 된 사실을 통고한 것을 “당연퇴직처분”을 한 것이라며, 당연퇴직처분이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서 “이 사건 당연면직사유가 인정되고 그 절차도 적법하나, 이 사건 당연면직은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했다. 그리하여 제1심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가 한 재심판정을 취소하였다.


    4. 법의 문리해석

    법령용어는 문맥에 따라 의미나 표현이 다양하기 때문에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관련법규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의미내용을 올바르게 해석해야 한다. 관련되는 두 법률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문언은 같아도 그 의미는 서로 다른 경우가 있고, 또는 같은 의미를 서로 다른 용어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구체적 사안의 처리를 위한 법 적용에 있어서 그 법규의 의미내용을 올바르게 해석하지 않으면 오류를 범할 우려가 있다. 법을 해석함에 있어서 기본은 문리해석이고 그로부터 시작된다. 문리해석이란 ‘법규의 글월과 용어에 중점을 두고, 그 글이 가지는 보통의 뜻으로 하는 해석’이다. ‘법의 해석’은 규범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이론적·기술적 조작이다. 물론 법규가 문자로 표현된 것이어서 그 해석에는 입법자의 의사, 법규의 문법적인 의미관계, 그리고 형식논적 조작을 통한 논리적 해석 등의 전 단계를 거쳐야 한다.


    5. 당연면직과 해고

    이 사건에서 제1심법원은 원고의 “당연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수용했다. 그리고 원고에게 당연면직 된 사실을 통고한 것을 “당연퇴직처분”을 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당연면직’이나 ‘해고’나 모두 원고가 그 직무에서 물러난다는 의미에서는 같지만, 당연면직은 일정한 요건이 구비되면 어느 누구의 의사표시 없이 당연히 면직되는 것이고, 해고는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해고한다는 절차상 적법한 의사표시(해고처분행위)가 있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고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그 해고처분이 적법하지만, 당연면직은 일정한 요건이 구비되면 당연히 면직되는 것이다.(단체협약 제54조) 그 외에 해고의 경우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또 있어야 하고, 또한 해고한다는 처분행위가 있어야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법원은 “이 사건 당연면직은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당하다.”라고 했다.


    6. 단체협약 제54조

    단체협약 제54조(면직) 제1항은 “조합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면직된다. ①본인이 사망하였을 때 ②정년이 되었을 때 ③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의 선고를 받았을 때 ④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 라는 규정이다. 이규정도 문리에 맞게 해석해야한다.

    단체협약 제54조 제1항의 각 호 중 ②호나 ④호나 다 같은 당연면직 사유이다. 이사건 당연면직은 위 ④호에 해당되는 경우인데 “당연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면 위 ②호의 경우(정년)도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년퇴직할 때도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해고처분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위 ②호의 경우는 근로자가 정년이 된 것, 위 ④호의 경우는 근로자가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것이 퇴직되는 정당한 사유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제1심은 판례(대법원 1009. 2.12.선고 2007다62840판결)를 참조하였는데 그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다.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 퇴직 또는 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정년(停年)을 망55 세로 정하거나 만60 세로 정한 것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이므로 당연퇴직사유가 되지만 이사건의 경우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것”을 근로자의 결격사유(缺格事由)로 정한 것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가 아니므로 당연퇴직사유가 될 수 없고 그 퇴직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는 논리인데 이에는 찬동하기 어렵다. “정년이 되었을 때” 및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금고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 등의 사유로 당연면직 되는 것을 “당연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면 그 퇴직되는 정당한 사유는 단체협약에 규정되어있는 사유가 퇴직되는 정당한 사유인 것이다.


    강해룡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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