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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민간인에 대한 군형법 제94조 적용의 헌법적 문제

    김상겸 교수 (동국대 헌법학)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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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제의 쟁점

    서울고등법원은 2020년 10월 22일 사이버사령부의 댓글활동사건에 관한 항소심(2019노772)에서 민간인인 A(전 국방부장관)에 대하여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하여 유죄로 판결하였다. 그런데 군형법은 제1조 제1항에서 그 적용대상을 대한민국 군인이라고 하고 있으며, 제2항에서는 제1항의 군인이란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 및 병(兵)이라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 제3항은 군무원, 군적을 가진 군의 학교 학생, 소집되어 복무하고 있는 예비역·보충역 및 전시근로역인 군인을 적용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같은 조 제4항은 군형법의 여러 조항에 대하여 저촉되는 내국인·외국인을 적용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군형법 제1조의 적용대상 규정에도 불구하고 항소법원은 형법 제33조와 제8조를 근거로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하였다. 형법 제33조는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행위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게도 전3조의 규정을 적용한다. 단 신분관계로 인하여 형의 경중이 있는 경우에는 중한 형으로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신분관계의 공범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8조는 “본법 총칙은 타법령에 정한 죄에 적용한다. 다만, 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하여 군형법의 총칙으로ㅛ 형법의 총칙을 적용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항소법원은 A가 현역군인인 사이버사령관 B등과 공모하였다는 이유로 형법 제33조의 신분범 조항을 적용하여 군형법 제94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런데 형법 제8조 단서와 군형법 제1조를 본다면, 이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 A는 민간인 신분으로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으로 군형법 제1조에 규정하고 있는 군인 등의 신분을 갖고 있지 않아 적용대상이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항소법원의 당해 판결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2. 군형법의 제정의미와 대상판결의 문제

    군형법이 제정된 것은 1962년 1월 20일이고 같은 날 시행되었다. 군형법이 제정될 당시 제정이유는 “군의 기강을 확립하여 군인이 국방임무를 보다 효율적이고 충실하게 수행하게 하기 위하여 일반형법에 대한 특별법으로서 군인에게만 적용할 군의 범죄에 관한 사항을 정하려는 것”이었다. 이후 군형법은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그 적용대상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특히 군형법 제13조 제2항에 규정된 군사상 기밀을 적에게 누설한 범죄, 제42조 유해 음식물을 군에 공급한 범죄, 제54조 초병에 대한 폭행이나 협박의 범죄 등에 대해서는 내국인·외국인을 불문하고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군형법은 군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반형법의 특별법으로 제정·시행되고 있는 법률이다. 형법이 있음에도 군형법을 시행하고 있는 것은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수호하는 군의 중요성을 전제로 일반 범죄와 구분하여 별도로 처벌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군형법은 제1조부터 그 적용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민간인은 군형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적용되지 않는다.

    항소법원은 군형법은 군인의 신분을 가진 자에게 적용되는 법률로 군형법 위반죄는 군인이란 신분을 가진 신분범이 저지르는 범죄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항소법원은 그러한 신분관계가 없는 민간인이 군인과 공모하여 군형법 위반죄를 저지르면, 형법 제33조 등에 따라 군형법 위반죄의 공범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항소법원은 형법 제33조와 제8조에 근거하여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인 A에게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하였다. 그런데 이는 군형법 제1조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형법 제33조가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 대하여 공범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8조가 형법의 총칙을 다른 형사특별법에도 적용한다고 하고 있지만, 단서에는 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여 특별법의 규정이 있는 한 특별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항소법원이 군형법상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 민간인에게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


    3. 군의 정치적 중립과 군형법 적용대상의 헌법적 의미

    이 사건의 피고인 A는 범행 당시 국방부장관의 신분이었고, 국방부장관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무위원이며, 헌법 제87조 제4항은 문민원칙을 규정하여 현역군인은 국무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국방부장관은 군인이 아니다. 민간인인 국방부장관은 군형법 제1조 제4항이 규정하고 있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군형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군형법 제1조는 그 적용대상을 원칙적으로 대한민국 군인에 한하고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현역군인, 제3항은 군무원, 군의 학교 학생, 소집되어 복무 중인 예비역 등을 규정하여 제1항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런데 군형법 제1조 제4항은 열거된 범죄에 대해서는 민간인도 군인에 준하여 적용될 것을 명문화하고 있다.

    군형법 제1조 제4항에서 열거하고 있는 범죄는 민간인이 군에 피해를 준 경우들에 국한하고 있다. 이는 민간인이라 하여도 국가안보에 종사하고 있는 군에 대하여 피해를 주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군형법을 적용하여 가중처벌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그런데 군형법상 규정된 모든 범죄에 대하여 형법상 공범규정을 적용하여 민간인을 적용대상으로 한다면 이는 군형법 제1조를 유명무실화하는 확대해석 내지 유추해석이 되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피고인 A에게 적용된 군형법 제94조는 군인의 정치관여를 차단하여 헌법 제5조 제2항에 따른 군의 정치적 중립을 준수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는 헌법 제86조 제3항과 제87조 제4항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문민원칙과 그 맥을 같이 한다. 헌법에 따라 군인은 정치적 중립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군형법 제94조는 처벌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장관은 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군형법 제1조에 따라 군형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더구나 군형법 제94조는 헌법에 따라 군인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을 위한 규정이다. 그런데 항소법원은 형법 제33조, 제8조를 근거로 현역군인들과 공법관계를 구성함으로써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형법 제33조는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행위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에게도 전3조의 규정을 적용한다.”라고 하여,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형법상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형법 제8조의 규정에 따라 군형법에 정한 범죄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런데 형법 제8조의 단서에는 “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하여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형법의 총칙 규정들은 제8조 본문에 따라 군형법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형법 제33조에 따른 신분범에 있어서 공범 규정도 군형법에 적용될 수 있다. 그런데 형법 제8조 단서는 군형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예외로 한다고 하였고, 군형법 제1조 제4항은 제94조의 정치관여죄의 적용대상에 민간인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형법과 군형법상 관련 규정에 따라 군형법 제94조는 민간인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군형법 제94조는 헌법 제5조 제2항에 근거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법해석의 관점에서 역사적 해석이나 체계적 해석을 하면, 군형법 제94조는 역사적 경험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군인의 정치적 개입이나 관여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독재를 추구하였기 때문에 헌법은 군인의 정치관여를 차단하기 위하여 제86조와 제87조에서 군인의 국무총리, 국무위원 임명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군형법 제94조는 같은 법 제1조에 따라 민간인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4. 정리하며

    군형법 제1조와 제94조의 취지를 고려하여 이 규정들을 목적적으로 해석하면 정치적 중립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군인을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민간인이 군인과 공모하여 군형법 제94조를 위반하였다고 해도 민간인은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기 때문에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할 수 없다. 만약 민간인을 공범으로 하여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한다면 헌법 제21조, 제8조, 제37조 제2항 등을 위배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국방부장관은 단순한 민간인은 아니고 국가공무원법 제2조 제2항 제1호의 정무직 공무원이다. 또한 헌법 제87조에 따른 국무위원이며, 정부조직법 제7조, 제26조, 제33조에 따라 국방부의 장으로 소관사무를 통할하고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 그러나 국방부장관은 군인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 A가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소속공무원인 군인들에게 그런 행위를 시킨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군인의 신분을 가진 자와 별개로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하고, 군형법 제94조를 적용할 것은 아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군인이 아닌 피고인 A(전 국방부장관)에게 적용한 군형법 제94조는 적용대상이 아닌 자에게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적용오류의 문제가 있다. 그리고 항소법원은 군형법 제1조를 간과하여 특별법 우선원칙을 위배하였고 형법 제8조의 법리를 오해하여 죄형법정주의를 위배하였다고 판단된다.


    김상겸 교수 (동국대 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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