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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경찰 독자수사의 위헌성

    - 헌법상 재판청구권 침해를 중심으로 -

    김성훈 부장검사(대전지검)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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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서론

    우리 헌법은 재판청구권을 모든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고, 이러한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규정한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준수해야 한다. 그런데 2020년 국회는 형사소송법(이하 '형소법'이라 한다)을 개정하여 경찰이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현행 형소법에 따라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하는 경우 그 수사활동은 기본권제한의 한계를 준수하지 않아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게 되고, 이를 규정한 형소법 규정 역시 헌법 제37조 제2항 규정을 위배하여 위헌이 되므로, 현재의 위헌적인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형소법을 조속히 개정할 필요가 있다.

    이에 헌법상 재판청구권의 의미가 무엇인지,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활동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와 달리 검사의 수사나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경찰의 수사가 헌법질서에 부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검토하고자 한다.


    Ⅱ. 헌법상 재판청구권의 보장
    1. 형사재판을 받을 권리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재판받을 권리를 모든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재판에는 민사재판, 형사재판, 행정재판, 헌법재판이 있고,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는 형사재판에도 적용되므로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모든 국민은 '형사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그리고 그 형사재판은 법관에 의한 재판이어야 하고, 법률에 의한 재판이어야 한다.

    재판은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사실의 확정과 법률의 해석적용을 그 본질적인 내용으로 하는 일련의 과정이다(헌재 92헌가11 결정). 형사재판에서 재판은 사실조사, 판결, 집행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모든 국민은 '법관에 의한 형사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므로, 모든 국민은 '형사재판에서 법관에 의한 사실조사, 판결, 집행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형사재판을 할 때 법관에 의한 사실조사, 법관에 의한 판결, 법관에 의한 집행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국민의 이러한 권리를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가 있다.

    2. 헌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재판'의 의미

    그런데 여기서 ‘법관에 의한 형사재판 청구권’ 논의의 전제로 헌법 제27조 제1항에서 말하는 ‘재판’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민사재판, 행정재판, 헌법재판에서는 한 명의 법관 또는 하나의 재판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소송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재판의 의미가 분명하다. 반면, 형사재판이 발전해 온 역사적 특수성 때문에 대륙법계의 형사재판은 한 명의 법관 또는 하나의 재판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형사절차를 모두 수행하지 못한다. 프랑스 혁명 이전에는 한 명의 사법관이 스스로 형사절차를 개시하고 사실조사, 판결, 집행을 모두 혼자서 주재하였다. 이것을 ‘규문주의 재판’이라 하는데, 사법관이 일단 유죄의 심증을 가지고 재판을 시작하게 되면 이미 형성된 유죄심증이 계속 유지되어 피고인이 충분한 자기 방어를 하기 어렵고, 설령 무죄의 증거가 나와도 사법관의 유죄심증을 바꾸지 못해 부당한 유죄판결을 받을 위험이 크다. 그래서 프랑스 혁명 이후 규문주의 재판제도를 폐지하고 한 명의 사법관에게 주어진 형사재판의 권한을 나누어 여러 명의 사법관이 역할을 분담하게 만들었는데, 이를 ‘탄핵주의 재판’이라 한다. 이때 재판기능을 분리하여 원칙적으로 소추기능은 검사에게, 수사기능은 예심판사(수사판사)에게, 공판기능은 본안판사에게 부여하였고, 이후 부당한 미결구금의 장기화 등이 문제되어 예심판사 제도가 폐지되면서 예심판사가 담당하던 수사기능이 검사에게 부여되었다. 그래서 형사재판에서는 사실조사, 판결, 집행으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절차 중 어디까지 ‘형사재판’의 개념에 포함되는지가 불분명하다.

    재판을 관장하는 국가기능을 ‘사법(권)’이라 하는데, ‘헌법상 사법’의 개념에 대해서는 (1) 법원이 관장하는 사항이면 성질이나 내용 여하를 불문하고 사법작용이라고 보는 형식적 사법개념설, (2) 법적 분쟁사건에 대해 법을 해석, 적용하는 국가작용이 사법이라고 보는 실질적 사법개념설의 대립이 있다. 이를 형사재판에 적용하면 (1) ‘법관이 법원에서 진행하는 형사절차’가 형사재판이라고 보는 견해와 (2) ‘누가 진행하건 형사사건에 대해 법을 해석, 적용하는 절차’가 형사재판이라로 보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전자에 따르면 형사사건을 처리하는 전체 절차 중 법관의 심리와 판결만 형사재판에 포함된다. ‘법관에 의한 형사재판’은 법관이 심리, 판결을 담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사나 형의 집행은 법관이 아닌 사람이 진행해도 무방하다. 반면 후자에 따르면 수사, 심리, 판결, 집행이 모두 형사재판에 포함된다. ‘법관에 의한 형사재판’은 법관이 수사, 심리, 판결, 집행을 모두 담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형사절차 전체가 법관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헌법상 재판청구권에서 재판은 법률인 ‘형소법의 재판 개념’이 아니라 ‘헌법의 재판 개념’이라는 점이다. 헌법을 해석할 때 헌법의 개념과 법률의 개념이 충돌하는 경우 먼저 상위법인 헌법의 해석을 통해 헌법상 개념을 확정한 후 여기에 맞추어 법률상 개념을 규정해야 한다. 반대로 법률의 해석을 통해 법률상 개념을 확정한 후 여기에 맞추어 헌법상 개념을 규정하면 안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법률규정이 더 익숙하기 때문에 법률규정에 맞추어 헌법규정을 해석하는 과오를 범하기 쉽다. 이렇게 되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어도 위헌성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모든 법률이 합헌적인 법률로 인식된다. 그래서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을 잠탈하는 법률제정이 가능해지고, 헌법이 유명무실해져 규범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헌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재판’ 개념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먼저 헌법의 해석을 통해 재판의 헌법적인 의미를 규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먼저 헌법을 해석하여 헌법상 재판 개념이 무엇인지 규정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법해석의 방법은 사비니(Savigny)가 제시한 (1) 문언적 해석, (2) 논리적 해석, (3) 역사적 해석, (4) 체계적 해석을 따르고, 헌법해석도 원칙적으로 이 방법을 따른다. 이에 따라 헌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형사)재판’ 개념을 (1) 문언적으로 해석하면, 재판이라 함은 구체적 사건에 관하여 사실의 확정과 그에 대한 법률의 해석적용을 그 본질적인 내용으로 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따라서 헌법 제27조 제1항이 법관에 의한 재판을 보장한다고 함은 법관이 사실을 확정하고 법률을 해석·적용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함을 뜻한다(헌재 92헌가11 결정). 만약 이와 달리 ‘재판’ 개념 자체에 ‘법관이 진행하는 절차’라는 개념요소를 포함시킨다면 모든 재판은 개념상 ‘법관이 진행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헌법 제27조 제1항의 ‘법관에 의한 재판’은 ‘법관에 의한 법관이 진행하는 절차’가 된다. ‘법관에 의한’이라는 말과 ‘법관이 진행하는’이라는 말은 의미가 같기 때문에 헌법상 ‘법관에 의한’이라는 문구는 동어반복으로 무의미한 문구가 되고, 헌법이 이 문구를 통해 법률제정의 한계를 규정하는 규범력은 사라진다. 이 때문에 입법자가 수사와 집행절차에서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을 잠탈하여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법률을 제정하더라도 이를 헌법규범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여 부당하다.

    (2)
    논리적으로 해석하면 헌법 제27조 제1항이 ‘법관에 의한 재판’을 규정하기 때문에 ‘재판 자체’는 ‘법관에 의한 재판’ 보다 선행해야 한다. 재판 자체는 법관에 의한 재판도 있고, 법관에 의하지 않는 재판도 있는데, 헌법 제27조 제1항이 법관에 의하지 않는 재판을 배제하고, 법관에 의한 재판을 하도록 명령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헌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재판’이 개념상 ‘법관에 의한 절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제27조 제1항에 의해 ‘법관이 재판하도록 규정되는 것’이다. 헌법이 이렇게 규정했기 때문에 하위법인 법률을 제정하거나 해석할 때에는 재판을 ‘법관이 진행하는 절차’로 개념화해도 문제가 없다. 이렇게 재판을 ‘법관이 진행하는 절차’로 파악하는 것은 헌법상의 재판 개념이 아니라, 법률상의 재판 개념에 해당한다.

    (3)
    역사적으로 보아도 재판이라는 개념 자체는 근대 헌법 이전부터 있었고, 헌법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재판 자체에는 법관이 진행하는 절차라는 의미가 없다. 재판은 독립된 법원이나 법관의 개념보다 먼저 존재하던 것으로 과거 군주제에서도 군주의 관료나 지방수령 등이 재판했고, 현행 헌법 하에서도 헌법재판소의 심판, 군사법원의 군사재판, 행정심판위원회의 행정심판, 국회의원의 자격심사 등 법관이 아닌 국가기관에 의한 재판이 존재한다. 참고로 우리와 같은 한자어를 쓰는 일본에서는 국회의원 자격심사(일본 헌법 제55조), 행정심판(제76조 제2항)에 대해 ‘裁判(재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헌법 제27조 제1항이 “모든 국민은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헌법 제101조 제1항이 “(재판하는 권한인)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재판은 원칙적으로 법관이 주재하는 절차가 되는 것으로 헌법상의 형사재판 개념은 ‘형사사건을 처리하는 전체 절차’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4)
    그런데, 이렇게 해석하면 헌법과 형소법이 충돌하는 문제가 생긴다. 헌법상 형사재판 개념이 ‘형사사건을 처리하는 전체 절차’라면, 여기에는 사실조사(수사, 심리), 판결, 집행이 모두 포함된다. 헌법 제27조 제1항에 의해 모든 국민은 법관에 의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므로, 모든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공판(심리, 판결)은 물론이고, 수사와 집행도 법관이 주재할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러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형소법은 법관이 아닌 검사, 사법경찰관이 수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현실적으로도 검사, 사법경찰관이 수사를 하고 있어 이런 수사가 헌법 제27조 제1항 규정의 해석과 일견 충돌한다. 여기서 헌법을 체계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생긴다. 헌법의 체계적인 해석을 통해 법관의 재판을 규정한 헌법 제27조 제1항의 해석범위 내에 검사나 사법경찰관의 수사를 규정한 형소법 조항을 포괄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고, 헌법상 기본권 제한과 그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1항과의 관계가 검토되어야 한다.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으로, 국가는 이를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진다. 경찰의 독자적 수사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위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그런데 2020년 형소법 개정으로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하게 되었고, 이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위반하여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Ⅲ. 헌법상 기본권의 제한
    1. 기본권의 제한과 그 한계

    헌법은 제27조 제1항에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선언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동시에, 제37조 제2항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법률로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재판받을 권리도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제한하는 경우에도 과잉금지의 원칙을 지켜야 하고,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로는 법원조직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이 있다.

    재판받을 권리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 그 제한은 (1)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2) 필요한 한도 내에서 과도하지 않게 제한해야 하며, (3)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한계 내에서, (4) 법률이라는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한계를 지킨 제한은 헌법이 예정한 기본권제한으로 헌법에 합치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뿐 침해하지 않는다. 반면 이러한 한계를 지키지 않은 제한은 법률의 형식을 갖추어도 헌법을 위반한 위헌법률이 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2. 검사가 주재하는 수사의 합헌성

    헌법 제27조 제1항은 법관에 의한 재판을 규정하고 있고, 이 규정에 따라 모든 국민은 국가에 대하여 공정한 형사재판을 받는 전제로 ‘법관에 의한 사실조사, 판결, 집행’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국민의 이러한 권리를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구 형소법(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형사소송법, 이하 ‘구 형소법’이라 약칭한다)은 법관이 아닌 검사가 수사하도록 규정하여(구 형소법 제195조) 헌법규정과 형소법규정이 충돌한다. 형소법이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1)
    검사에 의한 수사는 형사재판의 발전 과정에서 발생한 규문재판, 장기구금 등의 폐해를 막는다는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제한이다. 형사재판을 받는 사람이 억울하게 유죄의 선고를 받거나, 부당하게 장기간 구금되는 것은 개인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재판권한을 분리하고, 수사권한을 검사에게 부여하는 것은 공공복리를 위한 제한이라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2)
    검사는 법관은 아니지만 오로지 진실과 정의에 따라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준사법기관으로 법관에 준하여 활동하므로, 검사에 의한 수사는 법관에 의한 수사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검사에 의한 수사는 규문재판, 장기구금 등에서 생기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제한이고, 기본권 제한시 요구되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검사에 대하여는 법관에 준하는 자격을 요구하고(검찰청법 제29조), 법관에 준하는 신분보장을 하며(검찰청법 제37조), 법관에 준하여 객관의무를 부여하고(검찰청법 제4조), 법관의 직무상 독립에 준하는 보장을 위해 단독관청의 지위를 부여하는(검찰청법 제4조) 등의 제도적인 보장과 제한이 뒤따른다.

    (3)
    검사에 의한 수사는 사법행위(재판)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활동으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다. “공정한 재판이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이 있고, 헌법 제104조 내지 제106조에 정한 절차에 의하여 임명되고 신분이 보장되어 독립하여 심판하는 법관으로부터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적법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재판을 의미한다”(헌재 95헌가5 결정). 검사는 법관이 아니어서 헌법에 의한 보장을 받지는 않지만, 준사법기관으로 법률에 의해 법관에 준하는 자격을 가지고, 임명절차를 거치며, 신분이 보장되고, 객관의무에 따라 판단할 의무가 있어, 검사에 의한 활동은 법관에 준하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되고, 검사의 수사활동 역시 사법행위(재판)에 준하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되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다.

    (4)
    검사의 수사는 법률인 형소법에 근거한 것으로 이는 법률로써 기본권인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것에 해당한다.

    이러한 이유로 검사에 의한 수사는 (1)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2) 필요한 최소한의 한도 내에서, (3)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고, (4) 법률이라는 형식을 갖춘 기본권의 제한으로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한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준수하여 헌법질서에 합치한다. 검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사법경찰관의 수사 역시 검사의 정당한 수사권에 근거한 것으로 헌법질서에 합치한다.

    3. 검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경찰 수사의 위헌성

    다음으로 경찰이 검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수사행위의 위헌성 여부를 검토한다. 현행 형소법 제197조는 경찰이 검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자적 권한으로 범죄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사와 마찬가지로 경찰 역시 법관이 아니어서 경찰의 수사도 헌법상 보장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그 침해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권을 규정한 형소법 규정이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1)
    검사에 의한 수사는 규문재판, 장기구금 등의 폐해를 막기 위한 부득이한 제한인 반면,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는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할 만큼 분명하고 현실적인 목적이 없어 기본권을 제한하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2)
    검사는 법관은 아니지만 준사법기관으로 법관에 준하는 신분과 지위를 보장받고, 법관에 준하는 방식으로 활동하는 반면, 경찰은 이러한 제도적 보장을 받지 않고, 그 활동방식 역시 사법기관이 아닌 행정기관으로 활동한다. 따라서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는 ‘법관에 의한 사실조사’에 준하는 활동으로 볼 여지가 없고, 경찰의 수사를 인정한 형소법 규정 역시 기본권을 제한하는 방식에 있어 필요최소한의 제한을 넘어 과도하게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므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3)
    검사의 수사는 비록 검사가 행정부 소속이라 하더라도 검사의 준사법기관성으로 인하여 사법행위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공정성이 담보된다. 반면, 경찰은 사법행위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공정성을 담보할 장치가 없다. 경찰은 ‘공정한 재판’을 위해 재판을 진행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자격, 임명절차, 신분보장, 독립한 심판 등의 모든 요소가 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경찰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수사는 사법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없고, 국가에 대하여 ‘공정한 법률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는 재판청구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

    (4)
    경찰의 독자적 수사 역시 법률인 형소법에 근거한 것으로 이는 법률로써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에 해당한다.

    결국 검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경찰의 수사는 비록 법률인 형소법에 근거하고 있지만, (1) 기본권 제한을 위한 정당한 목적이 없고, (2) 필요한 최소한의 한도를 넘어 과도하게 기본권을 제한하며, (3)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사활동이 된다. 이러한 수사활동을 규정한 형소법 규정 역시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을 위반하여 위헌이다.


    Ⅳ. 결론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으로 이는 단지 법정 내에서의 사법절차만이 아니라, 법정의 내외를 불문하고 대한민국 내의 모든 사법절차가 공정한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천명하는 것이고, 그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법절차를 법관이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선언하는 것이다. 국가는 이러한 국민의 기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진다.

    다만 형사재판이 발전해 온 역사적 특수성으로 인해 형사재판에서는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불가피하게 제한되지만, 제한되는 경우에도 그 제한은 정당한 목적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제한이 되어야 하고, 그 제한이 기본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제한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2020년까지 75년가량 준사법기관인 검사가 수사 전반을 주재하게 하고, 경찰이 수사하는 경우에는 검사의 엄격한 지휘 하에서만 수사하도록 함으로써 헌법질서에 합치하는 수사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여기서 수사에 헌법적 정당성을 제공하는 핵심 장치는 검사의 ‘준사법기관성’이다. 검사는 법관은 아니지만, 법관에 준하는 자격을 가지고, 법관에 준하는 신분보장을 받고, 법관에 준하는 책무를 지고, 법관에 준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전체 수사활동이 헌법적 정당성을 부여받는다. 경찰의 수사는 준사법기관인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는다는 점에서 헌법적 정당성을 부여받는다.

    그런데 2020년 형소법이 개정되어, 2021년부터 경찰이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경찰의 독자적 수사활동은 헌법상 보장된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준사법기관인 검사의 지휘로부터 헌법적 정당성을 부여받지도 않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가 가능하도록 규정한 형소법 역시 법률이 기본권을 제한할 때 반드시 지키도록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한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위반하여 위헌이다. 결국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활동은 비록 법률인 형소법에 근거하고 있지만, 그 근거법률인 형소법이 위헌이어서, 위헌인 법률에 근거한 수사활동 역시 위헌이다.

    현재도 경찰이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하는 위헌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국회는 현행 형소법에 따른 경찰의 수사활동이 국민의 기본권을 계속 침해하고 있는 사태가 방치되지 않도록, 서둘러 형소법을 개정함으로써 기본권 침해적인 요소를 신속히 제거해야 할 것이다.



    김성훈 부장검사(대전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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