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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별 중요 판례 분석

    [201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4. 지식재산권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 정정심결 확정… 재심사유 해당 안 된다
    상표 유사여부 판단 때 특수하고 한정적 거래실정은 고려 말아야

      민현아 변호사(법무법인 다래)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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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정정심결이 확정된 것이 재심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대법원 2020. 1. 22. 선고 2016후2522 전원합의체 판결)

    [판결 요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는 '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판결의 심리·판단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그 자체가 그 후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거나 또는 그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특허권자가 정정심판을 청구하여 특허무효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특허발명의 명세서 또는 도면(이하 '명세서 등'이라 한다)에 대하여 정정을 한다는 심결(이하 '정정심결'이라 한다)이 확정되더라도 아래 ① ~ ③ 과 같은 이유로 정정 전 명세서 등으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가 규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① 심사관의 특허결정에 대하여 불복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특허심판원의 심판을 거쳐 그 심결에 대해서만 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원처분으로 볼 수 있는 특허결정은 심결취소소송에서 심리·판단해야 할 대상일 뿐 판결의 기초가 된 행정처분으로 볼 수는 없다.


    정정심결이 확정되어도 정정의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정정 전의 명세서 등에 따른 특허발명의 내용이 그에 따라 '확정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정정심결 확정시 소급효를 인정한 특허법 제136조 제10항은 사후적으로 명세서 등을 정정하더라도 이미 진행된 특허심사·심판절차의 내용과 효력을 정정 후 명세서 등에 일체성을 유지하면서 승계시킴으로써 특허심사·심판절차와 조화를 유지하면서 정정제도의 실효성을 추구하고 특허권자가 정정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한 것이지 정정 전의 명세서 등에 따라 발생된 모든 공법적·사법적 법률관계를 소급적으로 변경시킨다는 취지로 해석하기 어렵다.

     

    특허권자가 특허무효심판절차에서의 정정청구나 정정심판청구를 통해 얼마든지 특허무효 주장에 대응할 수 있음에도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확정된 정정심결에 따라 청구의 원인이 변경되었다는 이유로 사실심 법원의 판단을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소송절차 및 분쟁의 해결을 현저하게 지연시키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법리는 심결취소소송과 특허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민사소송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므로 특허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민사소송의 종국판결이 확정되거나 그 확정 전에 특허권자가 정정의 재항변을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정정심결의 확정을 이유로 사실심 법원의 판단을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특허권자는 정정심판청구뿐만 아니라 특허무효심판절차 및 정정무효심판절차 내에서 정정청구의 형식으로 명세서 등을 정정할 수도 있으므로 앞서 살펴본 법리는 정정청구에 대한 심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사안 해설]

    종래 대법원은 심결취소소송이나 특허권 침해소송이 상고심 계속 중에 정정심결이 확정된 경우 특허법 제136조 제10항에 의하여 그 정정 전의 특허청구범위를 대상으로 심리·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에 정해진 재심사유가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그러나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명시적으로 그 동안 정정심결(또는 특허무효심판절차에서의 정정청구에 대한 심결)의 확정이 재심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심결취소소송에 관한 대법원 판결, 특허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민사소송에 관한 대법원 판결 등을 모두 변경하였다. 종래 실무상 특허침해소송의 피고는 특허무효심판을 가장 강력한 항변수단으로 하였고 특허권자는 특허무효사유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정심판 또는 특허무효심판 내에서 정정청구를 해왔다. 그러나 때로는 수년간에 걸친 분쟁 끝에 특허침해소송이 상고심에 이른 단계에서 특허권자가 또다시 정정심판을 청구하고 정정심결이 확정되면 결국 원심은 그 정정 전의 특허청구범위를 대상으로 심리·판단한 것이 되어 원심판결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에 정해진 재심사유가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해왔다. 따라서 특허권자가 특허침해소송이 상고심에 이르렀을 때 새로운 정정심판을 반복해서 청구함으로써 분쟁의 종국적 판단이 무한히 지연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본 전원합의체 판결은 실무상 지적되어온 위와 같은 소송지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태도의 전환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법리 해석의 측면에서 다양한 쟁점들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된다. 우선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에서 판결의 심리·판단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그 자체가 그 후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제외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든 민사사건에서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다. 또한 심결취소소송에서 특허법이 필수적 행정심판전치주의와 재결주의를 채택하였다고 하더라도 심결취소소송의 대상은 특허심판원의 심판 결과인 심결의 위법성일뿐 특허결정 자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은 정정심결이 확정되었을 때에는 그 정정 후의 명세서 또는 도면에 따라 출원·공개·설정등록이 된 것으로 본다는 특허법 제136조 제10항에 대하여 정정 전의 명세서 등에 따라 발생된 모든 공법적·사법적 법률관계를 소급적으로 변경시킨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명문의 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개별적·구체적인 법률관계에 있어서 어떠한 기준으로 달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인지가 모호해진다. 무엇보다도 위 판결의 별개의견으로도 개진된 바와 같이 다수의견에 따라 상고심에서 정정 전 명세서 등에 대해 심리·판단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여 상고를 기각하게 되면 특허무효심결이 그대로 확정되지만 정정심결에 의해 특허무효사유가 제거되어 정정 후 명세서 등에 의한 특허는 유효할 수 있기 때문에 특허 자체가 무효로 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해지고 정정 후 명세서 등에 의한 특허는 그대로 존속하게 되므로 분쟁이 일회적으로 해결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보충의견으로서 상고를 기각하게 되면 정정 전 명세서에 대한 심결은 그대로 확정되게 되고 확정되는 심결의 주문에 따라 정정 여부와 무관하게 특허번호로 특정되는 특허에 대한 무효가 확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무효사유를 가진 특허는 소멸하게 된다는 의견도 개진되었는바 향후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특허권자가 제기한 상고가 기각되는 경우 정정 후 명세서 등에 의한 특허의 효력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 방법발명의 특허권 소진(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7다289903 판결)
    [판결 요지]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의 발명'을 포함한 '방법의 발명(이하 통틀어 '방법발명'이라고 한다)'에 대한 특허권자 등이 우리나라에서 그 특허방법의 사용에 쓰이는 물건을 적법하게 양도한 경우로서 그 물건이 방법발명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것이라면 방법발명의 특허권은 이미 목적을 달성하여 소진되었으므로 양수인 등이 그 물건을 이용하여 방법발명을 실시하는 행위에 대하여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방법발명이 실질적으로 구현된 물건을 특허권자 등으로부터 적법하게 양수한 양수인 등이 그 물건을 이용하여 방법발명을 실시할 때마다 특허권자 등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그 물건의 자유로운 유통 및 거래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 그리고 특허권자는 특허법 제127조 제2호에 의하여 방법발명의 실시에만 사용되는 물건을 양도할 권리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이상 양수인 등이 그 물건으로 방법발명을 사용할 것을 예상하여 그 물건의 양도가액 또는 실시권자에 대한 실시료를 결정할 수 있으므로 특허발명의 실시 대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져 있다. 


    어떤 물건이 방법발명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것인지 여부는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그 물건의 본래 용도가 방법발명의 실시뿐이고 다른 용도는 없는지 여부, 그 물건에 방법발명의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에 해당하는 구성요소가 모두 포함되었는지 여부, 그 물건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공정이 방법발명의 전체 공정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 위의 각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사안 해설]

    특허권자가 특허를 실시한 물건을 제3자에게 양도했을 때 물건의 소유권은 제3자에게 이전되나 특허권은 특허권자에게 계속 유보되며 이론적으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특허권자는 매수인 또는 이를 다시 양도받은 제3자에게 여전히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특허권자에 대한 이중보상 및 거래의 안전을 해친다는 문제가 있으므로 특허권이 적법하게 실시된 이후에는 특허권이 소진된다고 보며 이것이 특허권의 소진이론이다. 물건의 발명의 경우 특허권자 또는 특허권자로부터 허락을 받은 실시권자가 우리나라에서 그 특허발명이 구현된 물건을 적법하게 양도하면 양도된 당해 물건에 대해서는 특허권이 이미 목적을 달성하여 소진되므로 양수인이나 전득자가 그 물건을 사용·양도하는 등의 행위에 대하여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종래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였으나 그 동안 방법발명의 경우에도 특허권 소진이론이 적용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왔다. 위 판결은 방법발명의 경우에도 특허권 소진이론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면서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 사안은 특허권자가 방법발명을 실시하는데 적합한 장비(용접기)를 제조·판매할 권한을 보조참가인에게 명시적으로 부여하였므로 보조참가인이 피고에게 위 용접기를 판매한 것은 특허권자인 원고의 허락하에 이루어진 적법한 양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특허권의 소진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서 위 용접기가 이 사건 방법발명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 사건 각 용접기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용접 공정은 이 사건 특허발명의 전체 공정에 걸쳐 있고 이 사건 각 용접기의 프로브와 프로브 핀이 이 사건 특허발명에서 한정한 형상 및 기울기를 모두 구비하고 있으며 이 사건 각 용접기가 이 사건 특허발명에 의하여 달성되는 작용효과를 나타내므로 이 사건 각 용접기는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한 기술사상의 핵심에 해당하는 구성요소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방법발명의 경우에도 물건발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중보상이나 거래의 안전을 해친다는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특허권자로서는 방법발명을 실시할 수 있는 물건을 양도할 때 이미 양수인이 그 물건으로 방법발명을 실시할 것을 예상하여 양도가액이나 실시료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고 특허권자는 필요에 따라 실질적으로 동일한 발명을 물건발명 또는 방법발명으로 출원할 수 있는 것이므로 방법발명에 대해서도 특허권의 소진이론이 적용된다는 위 판결은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어떤 물건이 방법발명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향후 구체적인 사안들과 이론의 정립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확립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3.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의 예외{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9다222782, 222799(병합) 판결}
    [판결 요지]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를 위한 부품 또는 구성 전부가 생산되거나 대부분의 생산단계를 마쳐 주요 구성을 모두 갖춘 반제품이 생산되고 이것이 하나의 주체에게 수출되어 마지막 단계의 가공·조립이 이루어질 것이 예정되어 있으며 그와 같은 가공·조립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여 위와 같은 부품 전체의 생산 또는 반제품의 생산만으로도 특허발명의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예외적으로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 제품이 생산된 것과 같이 보는 것이 특허권의 실질적 보호에 부합한다.


    [사안 해설]

    특허권은 속지주의 원칙상 특허의 실시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특허권의 침해가 성립된다. 따라서 종래 대법원은 특허제품의 일부 조립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의 반제품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이것이 해외로 수출된 후 해외에서 마지막 단계의 조립이 이루어져 완성품이 생산된 사안에서 간접침해에서의 '생산'이란 가공·조립 등의 행위도 포함한다고 하면서 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그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특허법 제127조 제1호의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에서 말하는 '생산'이란 국내에서의 생산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러한 생산이 국외에서 일어나는 경우에는 그 전 단계의 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간접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시한바 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42110 판결).


    그러나 대법원은 본 판결을 통하여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특허발명의 실시행위(생산) 자체가 국내에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예외적으로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제품이 생산된 것과 같이 본다고 판시함으로써 속지주의의 예외를 인정하였다. 본 판결에서 대법원은 속지주의의 예외 인정 요건으로서 ①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를 위한 부품 또는 구성 전부가 생산되거나 대부분의 생산단계를 마쳐 주요 구성을 모두 갖춘 반제품이 생산되고 ② 이것이 하나의 주체에게 수출되어 마지막 단계의 가공·조립이 이루어질 것이 예정되어 있으며 ③ 그와 같은 가공·조립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여 위와 같은 부품 전체의 생산 또는 반제품의 생산만으로도 특허발명의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를 것을 들고 있다.
    대법원은 대부분의 생산과정이 국내에서 이루어지고 극히 일부 단순한 조립만이 해외에서 이루어진 경우 속지주의의 원칙상 특허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점, 특허침해를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극히 일부의 최종 조립만 해외에서 하는 경우 특허권자의 보호가 미흡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위와 같이 속지주의 원칙의 예외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허권의 침해가 너무 쉽게 인정됨으로써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속지주의 원칙의 예외는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본 사안에서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대법원이 들고 있는 속지주의 예외의 요건들에 비추어보더라도 침해를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본 사안은 외과적 수술에 사용되는 의료용 실을 체내에 삽입하고 고정하는 시술에 사용되는 '의료용 실 삽입장치 및 그 삽입 시술키트'에 관한 특허발명에 대한 것으로서 청구항 1은 삽입경로 형성수단(구성 1)과 의료용 실 공급수단(구성 2)으로 구성되어 있다. 침해가 문제된 각 부품들은 모두 국내에서 개별적으로 생산되며 구성 1에 해당하는 카테터는 다른 부품(스타터)과 함께 일본으로, 구성 2에 해당하는 허브는 다른 부품들(봉합사, 봉합사지지체)과 함께 싱가포르로 각 수출된 사실이 인정되었다. 


    대법원은 속지주의의 예외가 인정되는 요건으로서 '② 이것이 하나의 주체에게 수출되어 마지막 단계의 가공·조립이 이루어질 것이 예정되어 있을 것'을 들고 있는데 이 사건에서는 일부 부품은 일본에, 일부 부품은 싱가포르에 각각 수출되었기 때문에 하나의 주체에게 수출된 경우가 아니다. 또한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허브·봉합사·봉합사지지체는 모두 공지된 일반적인 제품들이기 때문에 싱가포르로 수출된 위 부품들은 얼마든지 기존의 다양한 용도에 따라 사용될 수 있는 제품들이다. 또한 상고심은 법률심이고 사실심이 아니므로 오로지 원판결의 법령위반 유무만을 판단할 뿐 항소심에서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은 상고심을 구속하고 상고심은 그것에 반하여 사실확정을 할 수 없다. 


    원심은 카테터와 허브를 생산하고 수출형태로 양도한 것은 청구항 1을 침해한 것이라고 하였고 다만 봉합사와 봉합사지지체는 허브와 조립되지 않은 채 싱가포르로 각각 수출되었고 이들은 그 자체만으로 곧바로 사용될 수는 없고 추가적인 가공이나 조립을 거쳐야만 카테터 및 허브와 일체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피고들이 카테터 및 허브에 봉합사나 봉합사지지체를 추가하여 생산한 것은 청구항 1·5·6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허브·봉합사·봉합사지지체는 모두 공지된 일반적인 제품들로서 간접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아무런 이유 설시도 없이 원심에서 위와 같이 확정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가공이나 조립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하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개별제품들을 각 기능에 맞게 조립·결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서 피고들이 카테터 및 허브에 봉합사나 봉합사지지체를 추가하여 생산한 것은 청구항 1·5·6을 침해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이 공지제품에 해당하는 여러 부품들을 단순히 국내에서 각각 생산했다는 사실만으로 아무런 가공·조립과정이 없이 과연 '특허발명의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법원에서는 법리 판단에 따라 속지주의의 예외에 해당하는 요건만을 판시하고 환송 후 원심에서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 확정된 사실관계를 적용하여 침해판단을 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4. 상표의 유사 여부 판단에 있어서 특수하고 한정적인 거래실정의 고려 여부(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8후10848 판결)
    [판결 요지]
    [1]
    상표권의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등록상표와 확인대상표장의 유사 여부는 그 외관, 호칭 및 관념을 객관적·전체적·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그 지정상품의 거래에서 일반 수요자들이 상표에 대하여 느끼는 직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그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우려가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2. 25. 선고 91후691 판결,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11후369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판단에 있어서 당해 상품에 대한 표장의 사용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표장의 주지 정도 및 당해 상품과의 관계, 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호칭 및 인식 등 당해 상품을 둘러싼 거래실정을 종합적·전체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2]
    '인체용 비누'를 사용상품으로 하는 확인대상표장 '753_1.jpg'의 사용자 甲이 '인체용 비누'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등록상표 '753_2.jpg'의 상표권자 乙을 상대로 확인대상표장이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하지 아니하여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한 사안에서 등록상표의 요부인 '753_3.jpg' 부분과 확인대상표장의 '753_4.jpg' 부분은 외관뿐만 아니라 호칭도 차이가 있으므로 유사하지 않은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사안 해설]
    사안의 경우 원심은 양 표장의 문자 부분과 도형 부분 그리고 아래 표와 같이 그 사용된 상품의 구체적인 형상과 모양 및 그 포장의 구체적인 형태 등이 유사하거나 공통된다는 이유로 양 표장이 서로 유사하다고 판단하였다.

    162753_5.jpg


    그러나 상표의 유사여부 판단기준에 따라 결합상표인 양 표장 중 꽃 모양의 도형부분은 서로 동일·유사하나 이 부분은 식별력이 없고 문자부분인 'Saboo'와 'Sobia'는 서로 외관과 호칭이 서로 다르므로 유사하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대하여 거래실정을 고려한 양 표장의 외관 및 호칭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나아가 상품의 구체적인 형상과 모양 및 포장의 구체적인 형태 등과 같이 상품에서 쉽게 변경이 가능한 특수하고 한정적인 거래실정을 비중 있게 고려하여 양 표장이 유사하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판시하였는바 타당한 결론이라고 하겠다.

     

     

     

    민현아 변호사 (법무법인 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