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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취소소송에서 계쟁처분의 위법성과 원고적격상의 권리침해의 관련성에 관한 소고

    김중권 교수(중앙대 로스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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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상판결: 대법원 2015.12.10. 선고 2011두32515판결
     
    Ⅰ. 처음에-대상판결의 요지
     
     구 하천법 및 구 국가재정법의 규정 내용과 형식, 입법취지와 아울러, ① 예산은 1회계연도에 대한 국가의 향후 재원 마련 및 지출 예정 내역에 관하여 정한 계획으로 매년 국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쳐 확정되는 것으로서, 이 사건 각 처분과 비교할 때 그 수립절차, 효과, 목적이 서로 다르고 ② 이 사건 각 처분의 집행을 위한 예산이 책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피고들은 그와 무관하게 이 사건 각 처분을 할 수 있는 한편, 정부는 이 사건 각 처분이 없더라도 이 사건 각 처분 내용의 집행을 위한 예산을 책정할 수 있는 등 예산과 이 사건 각 처분은 단계적인 일련의 관계가 아닌 독립적인 관계에 있으며 ③ 예산은 관련 국가 행정기관만을 구속할 뿐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구속력을 발생한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국가재정법령에 규정된 예비타당성조사는 이 사건 각 처분과 형식상 전혀 별개의 행정계획인 예산의 편성을 위한 절차일 뿐 이 사건 각 처분에 앞서 거쳐야 하거나 그 근거법규 자체에서 규정한 절차가 아니므로,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지 아니한 하자는 원칙적으로 예산 자체의 하자일 뿐, 그로써 곧바로 이 사건 각 처분의 하자가 된다고 할 수 없다. 
     
    Ⅱ. 관련규정
     
     구 하천법(2012.1.17. 법률 제111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7조에 따르면, 하천관리청이 하천공사를 시행하려는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하천공사의 시행에 관한 계획(이하 ‘하천공사시행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여야 하고(제1항), 하천관리청은 하천공사시행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한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를 고시하여야 한다(제3항). 한편 구 국가재정법(2010.5.17. 법률 제102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및 구 국가재정법 시행령(2011.12.30. 대통령령 제234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장관은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신규 사업으로서 건설공사가 포함된 사업 등에 해당하거나, 국회가 그 의결로 요구하는 사업에 대하여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Ⅲ. 문제의 제기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사안에서 원고 측은 하천공사시행계획고시 그 자체와 각 사업에 대한 실시계획 및 실시계획변경에 관한 승인·고시를 대상으로 하여, 각 처분이 하천법, 국가재정법, 건설기술관리법, 문화재관리법, 수자원공사법, 환경영향평가법 등 관련 법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음을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일찍이 부산고등법원 2012.2.10. 선고 2011누228판결은 하천법, 건설기술관리법, 문화재관리법, 수자원공사법, 환경영향평가법상의 위법성은 수긍하지 않되, 단지 국가재정법상의 예비타당성조사의 결여는 처분의 위법사유로 보면서 사정판결을 내렸다. 쟁점은 예비타당성조사의 결여와 같은 국가재정법상의 위법사유가 행정소송상으로 대상처분의 위법사유로 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대상판결에서의 결론이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그간의 혼란상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행정법차원에서는 특히, 행정소송법차원에서는 결코 사소하지 않은 행정법도그마틱적 물음을 제기한다. 이하에서는 이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고자 한다(상론은 졸고, 제204차 대법원특별소송실무연구회(2015.7.20.) 발표문).
     
    Ⅳ. 취소소송에서 계쟁처분의 위법성이 권리침해와 연계되는지 여부
     
    1. 부인하는 입장
     
     취소소송에서 계쟁처분의 위법성이 권리침해와 연계되는지 여부의 물음은 권리침해와 행정처분의 위법성간에 견련관계(관련성)에 있는지 여부에 관한 물음이다. 실정법상으로 위법성의 권리침해 견련성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독일(행정법원법 제113조 제1항 제1문) 및 일본(행정사건소송법 제10조 제1항)과는 달리 우리의 경우 명문으로 그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판례는 과세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의 소송물로 언급한 ‘처분의 위법성 일반’을 권리침해와 무관한 것으로 본다. 그리하여 일각에서 항고소송을 객관소송의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판례의 태도를  -일반- 취소소송의 경우에 대입하여 우리 판례의 입장은 권리침해와 계쟁처분의 위법성 사이에 견련관계를 부인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의하면, 원고는 본안에서 자신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은 위법사유도 주장할 수 있다고 한다.
     
    2. 부인하는 입장에 대한 반론
     
     비록 독일이나 일본처럼 견련성요청을 명문으로 내세우지는 않지만, 우리 행정소송법  제1조가 동법의 목적이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 그밖에 공권력의 행사·불행사 등으로 인한 국민의 권리 또는 이익의 침해를 구제하는 데’ 있음을 명시한다. 따라서 소송을 통해 배제되어야 할 권익침해가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한다. 독일과 일본과 마찬가지로 처분의 위법성이 권리침해의 조건이어서, 원고적격의 물음은 당해 처분의 위법성과 권리침해의 인과관계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현재의 법상황 그 자체로서도 주관적 권리침해의 요소 즉, 피침적 구조 및 원고적격과 위법성의 견련성을 충분히 도출해낼 수 있다. 요컨대 원고적격상의 권리침해와 위법성의 견련성은 당연하다. 
     견련성의 부정이 확립된 판례이자 학계의 오래된 통설이라는 일각에서의 지적에 대해서는 치명적인 오해가 유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재고가 필요하다(취소소송에서의 소송물을 ‘처분의 위법성 일반’으로 보는 것과 관련한 문제점은 김중권, 행정법, 571면 이하). 원고적격의 물음과 본안상의 이유구비성의 물음에 대해 판례가 분리하여 접근하긴 하나, 결코 양자관계가 고립분산적 관계는 아니다. 본안판단은 원고적격의 인정을 전제로 한다. 양자의 물음이 각기 별개라는 식으로 절연된 것으로 보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판례의 입장은 원고적격의 물음을 전제로 하면서 본안에서의 물음을 검토한 것이다. 분리적 접근방식 그 자체를 양자의 견련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본안에서 자기의 법률상의 이익과 관계없는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주관소송으로서의 취소소송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다. 형성소송으로서의 취소소송의 본질 및 취소판결의 효과에 비추어 원고적격의 법제도를 인정하는 이상, 위법성의 권리침해 견련성은 당연히 전제적으로 인정된다(한편 대법원 2009두6766판결을 견련성 부인의 예로 들지만, 장사시설의 설치ㆍ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 전부는 모법률차원에서 환경오염 내지 지역주민들의 보건위생상의 위해 등을 예방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인근주민의 법률상 이익과 직접 견련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동판결을 위법성의 권리침해 견련성을 부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Ⅴ. 견련성의 부정이 초래할 공법적 문제점
     
    1) 항고소송의 객관소송화의 문제점
     행정소송법 제1조에 의해 행정소송에 관한 객관소송적 이해는 허용될 수가 없다. 법원조직법 제2조 제1항상의 법률상의 쟁송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기관소송이나 민중소송과 같은 객관소송은 그것에 해당하지 않는다(宇賀克也, 改正行政事件訴訟法, 2006, 15頁). 
    2) 보호규범이론 및 원고적격의 차원에서의 문제점
    견련성의 부정은 보호규범이론 자체를 부정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여과장치로서의 원고적격의 존재 의미 역시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3) 사법시스템의 차원에서의 문제점
     객관적 법통제의 방향으로 권리보호의 기조를 바꾸는 것은, 행정부와 법원간의 비중을 전자에게 부담되게 바꾸는 것이 되어 권력분립의 원리와 마찰을 유발할 것이다. 
    4) 공법체제상의 문제점
     법치국가원리의 정당성은, 개인이 자신의 고유한 권리범주를 벗어나서 국가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책적, 정치적 차원으로 즉, 민주주의원리의 차원으로 이전시킨 데 있다. 행정이 권리침해가능성이 부인되는 법질서를 준수하는지 여부의 문제는 사법의 문제가 아니고, 정치나 정책의 문제이다. 
     
    Ⅵ. 맺으면서-愚公移山의 含意
     
     항고소송의 객관소송화로 귀결될 근거인 위법성의 권리침해 견련성의 부정은 객관소송으로 사법의 본질을 바꾸고, 기왕의 공법체제의 붕괴를 가져다줄 트로이목마일 수 있다. 이 점에서 대상판결은 견련성의 요청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4대강 사업’은 그 자체로 국민적 갈등의 대상이거니와, 자칫 현세대가 다음 세대에 무한책임을 져야할 과제이기도 하다. 현재 국민과의 소통과 약속의 문제이자,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의 문제이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함의(含意)는 자기 당대만을 고집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