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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저작권보호원 출범과 시정조치 권고제도

    이대희 교수(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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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서론
     
     2016년 9월 23일 시행된 개정 저작권법에 따라 한국저작권보호원(이하 ‘저작권보호원’)이 설립되었다. 저작권 보호 업무에 집중하기 위한 저작권보호원이 설립됨으로써 저작권 보호에 대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저작권보호원은 그동안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담당해 왔던 저작권 침해자의 신원정보 제공명령에 대한 심의(법 §103조의 3), 시정명령에 대한 심의(법 §133조의 2), 시정권고(법 §133조의 3)라는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업무는 저작권보호원에 두게 될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가 담당하게 된다.
     
     시정명령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하 ‘문화부장관’)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이하 ‘OSP’)에게 ① 저작권 침해자에 대한 경고, ② 불법복제물의 삭제·전송 중단, ③ 반복침해자의 계정 정지, ④ 게시판 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라는 조치를 취하도록 명령하는 제도이다(§133조의 2). 문화부장관이 이러한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심의위원회에 의한 심의를 거쳐야 한다. 시정권고는 심의위원회가 OSP에게 위 ①, ②, ③의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하는 제도이다(§133조의 3). 계정정지 명령은 3회 이상의 경고를 받은 침해자를 대상으로 하고, 게시판 서비스 정지명령은 3회 이상의 불법복제물 삭제·중단 명령을 받은 게시판을 대상으로 하므로, 양 명령은 일종의 단계적 침해대응 제도(graduated response system)라 할 수 있다. 단계적 침해대응 제도는 OSP가 저작권을 침해한 이용자에게 침해에 대하여 경고하면서 저작물의 적법한 이용을 알려주고, 이후에도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이용 용량을 제한하는 등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저작권 집행방법을 말한다.
     
    2. 시정명령·권고제도의 효율적 운영 방향
     
     시정명령·권고제도는 2009년 저작권법 개정에 의하여 시행된 이후 웹하드의 유료화를 이끄는 등 저작물의 적법한 이용과 저작권 보호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저작권보호원이 이 제도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첫째, 시정명령·권고제도를 간소화하여 운영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명령 및 권고의 주체가 각각 문화부장관(심의위원회의 심의는 거쳐야 함) 및 심의위원회이고, 명령과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각각 과태료를 부과하고 문화부장관이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하여 집행을 담보하고, 게시판 서비스 정지는 시정명령에 의하여서만 가능하다는 것 이외에는 양 제도간에 차이점이 없다. 굳이 동일한 내용의 시정조치를 명령과 권고라는 2원 체제로 운영할 필요성이 없다. 그동안 실제적으로도 시정명령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정권고 위주로 제도가 운영되어 왔다. 따라서 양 제도를 간소화하여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데, 예컨대, 심의위원회가 ① 침해자 경고, ② 불법복제물 삭제, ③ 계정정지에 대하여 권고를 하고, OSP가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문화부장관이 이를 명령하도록 요청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문화부장관은 게시판 서비스 정지나 저작권보호원이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만 명령을 내리면 된다.

     둘째, 시정명령·권고제도의 운영에 저작권자도 관여하고 비용을 부담토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여야 한다. 현재의 제도 하에서 저작권자가 제도의 운영에 공식적으로 관여하는 바가 없으며, 정부와 OSP가 시정명령·권고제도를 운영하고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 시정명령·권고제도는 궁극적으로는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정부가 OSP로 하여금 명령·권고를 이행하도록 하는 방식에 의하여 저작권을 집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작권 보호 및 집행에 대한 책임과 이를 이행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은 저작권자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시정명령·권고제도의 시행에 있어서도 저작권자가 관여하고 비용을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뉴질랜드의 단계적 침해대응 제도와 미국의 저작권경고시스템(copyright alert system, CAS)이 이에 대한 좋은 예가 되고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저작권자가 저작권이 침해된 IP 주소 정보를 ISP(Internet Service Porvider, 우리의 OSP와 유사)에게 제공하는 것에서 절차가 시작된다. ISP는 IP 주소에 해당하는 계정 소유자를 확인하고 침해를 통지(침해발견, 경고 및 집행통지)하게 된다. 저작권자는 집행통지가 이루어진 후 ① 최대 1만5000 (뉴질랜드) 달러를 지급받기 위하여 심판소(Tribunal)의 명령을 구하거나, ② ISP로 하여금 최대 6개월 동안 침해자의 계정을 정지시키기 위하여 지방법원의 명령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저작권자는 법원에 ISP로 하여금 신원정보를 저작권자에게 제공할 것을 명령할 것을 청구할 수도 있다. 뉴질랜드의 단계적 침해대응제도는 저작권 집행의 책임을 저작권자에게 맡김으로써 사적 권리의 집행을 해당 권리자에게 맡기는 원칙에 충실하다. 또한 저작권 집행을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을 침해자가 저작권자에게 지급토록 함으로써 침해자가 야기한 행위에 대하여 불이익을 가하거나 침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CAS에 있어서도 저작권자가 저작권 침해를 찾아내 이를 ISP에게 통지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가입자에게 침해에 대한 통지를 하거나 제재를 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비용은 ISP가 부담하고 있다. 곧 미국의 CAS에서도 저작권자가 제도 실시에 깊숙이 관여하고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시정명령·권고제도에서도 저작권자가 제도의 시행에 관여하도록 하고, 소요되는 비용을 저작권자가 부담하고, 계정소유자인 침해자에 대하여 이러한 비용을 부담시키는 접근방법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계정정지 기간을 간소화시킬 필요성이 있다. 저작권법에 의하면 계정정지는 ‘6개월 이내의 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지만, 시행령은 첫 번째 정지는 1개월 미만, 두 번째 정지는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세 번째 이상 정지는 3개월 이상 6개월 이내의 기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계정이 정지되기 위해서는 3회 이상 침해 경고를 받은 자가 다시 침해할 것이 요구되므로, 1개월 미만의 기간 동안 정지되기 위해서는 최소 3회의 경고와 최소 4회의 침해를 필요로 하고,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의 기간 동안 정지되기 위해서는 최소 9회 이상의 경고와 최소 12회의 침해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제도는 그 운영이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헤비 업로드에 대하여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는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넷째, 현재까지 게시판 서비스 정지명령은 전혀 활용되지 않고 있는데 이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고려하여야 한다. 게시판 서비스를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3회 이상 불법복제물 삭제명령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삭제명령을 내리기 전에 부여되는 의견제출 기간에 OSP가 불법복제물을 삭제하면 삭제명령이 내려질 수 없고, 따라서 게시판 서비스 정지제도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게시판 서비스 정지제도가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 제도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계정정지와 관련하여 ‘계정’의 개념을 명확하게 하여 계정정지 명령·권고가 인터넷의 접속차단과 관계없다는 것을 밝힐 필요성이 있다. 계정정지에 있어서의 계정은 OSP의 면책요건과 관련된 반복침해자의 계정해지에 있어서의 계정과 동일한 것으로서, OSP가 이용자를 식별·관리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이용권한 계좌로 정의된다(법 §102①). 2012년 저작권법 개정에 의하여 이용자들이 정보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그를 위한 설비를 제공 또는 운영하는 자도 OSP에 포함됨으로써(법 §2), 인터넷접속을 위한 계정도 계정에 포함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인터넷 접속까지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한다면, 이러한 조치는 어디까지나 법원의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행정부처의 명령에 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계정의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있다.
     
    3. 결어
     시정명령·권고제도에 포함되어 있는 단계적 침해대응 제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경고를 받은 침해자의 침해행위를 중단시키는 것이다. 경고에 의하여서도 침해가 계속되는 경우 이러한 제도 내에서 일정한 불이익을 가하고, 이러한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침해가 지속된다면 저작권법이 제공하는 구제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시정명령·권고제도는 미국의 CAS에서와 같이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저작권에 대하여 교육·홍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침해가 계속되는 경우 일정한 불이익을 가하고, 이러한 제도 내에서 해결되지 않는 침해에 대해서는 저작권법상의 구제수단을 강력하게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작권보호원의 이러한 제도 운영에 의하여 저작권이 적절하게 보호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