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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스텔라 데이지(Stella Daisy)호 침몰사건의 법적 쟁점

    김인현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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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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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박가운데 컨테이너 운반선, 원목선 그리고 자동차 운반선은 갑판위에도 화물을 싣기 때문에 선박의 무게 중심이 위로 올라가서 전복의 위험이 높아진다. 반면, 철광석 운반선은 부피보다 무게가 더 나가는 화물이라서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서 전복의 위험은 없지만 침몰의 위험성이 있다. 

        

     2017년 3월 31일 철광석 27만톤을 적재하고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우리나라 해운회사(이하 P사)가 운항하던 스텔라 데이지호(이하 본선)가 왼쪽으로 침수가 된다는 카톡 메시지를 남기고 2명의 선원만 구조된 채로 사라지고 말았다. 

     

    선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면서 본 사건의 해상법적 법적 쟁점에 대하여 알아본다.  


    II. 사고 선박 


     본선은 선령이 25년 된 선박으로 2009년 유조선에서 철광석선으로 중국조선소에서 개조되었다. 마샬 아일랜드에 등록되어 있고, 한국선급에 입급되어 있다. 선박의 길이는 312미터이고 총톤수는 14만8413톤이다. 사고당시 본선은 브라질에서 철광석 27만톤(약 286억원)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 선원 16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P사는 국내 손해보험사와 본선에대하여 선체보험(약 440억원)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선원의 사상에 대한 책임보험은 국내 선주상호보험조합(책임보험의 일종, 이하 P&I클럽)에 가입하여있고, 기타의 책임은 영국의 P&I클럽에 가입되어있다.  

     2017년 3월 31일 현지시작 11시 25분경 ‘2번 왼쪽 발라스트 탱커’에 물이 들어온다고 보고가 본선에서 P에게 있었다. 대부분의 철광석 사고는 선체가 두 동강이 나지만, 본선은 선수미 방향으로 격벽이 두 개가 더 있어서 두 동강이 나기는 어려운 구조이다.  사고원인으로는 (i) 액상화-분말형식의 철광석인 경우 화물이 액화되어 쉽게 한쪽으로 이동 (ii) 노후화에 따른 선체부식으로 물이 들어옴 (iii) 브라질에서 선적 시 과도한 하중이 선박에 걸려서 균열이 어딘가에 발생한 것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본선은 국내 P사가 국적취득조건부(이하 국취부) 나용선(선체용선)을 한 선박이다. 선박을 임차하였지만, 일정한 기간이 만료되면 소유권을 용선자인 P사가 취득하는 형식이다. P사는 본선을 소유하기 위하여 매입 및 개조비용에 대하여 해외에 SPC를 설치하고 국내외의 금융권으로부터 차금을 하게 되었고, 은행들은 본선에 대하여 저당권자의 지위에 있게 된다. P사는 화주인 발레(Vale)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소유자인 SPC로부터 수십 년간 장기임차를 하고 임대료 형식으로 선가를 모두 지급하게 된다. 마지막 용선료를 지급하면서 소유권은 P사로 넘어오고 본선은 완전한 국적선이 될 예정이었다. 


    III. 선박의 안전관리


     본선은 마샬 아일랜드에 등록되어있다. 국취부 나용선은 한국선박으로 인정되어 선박안전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제3조 제2항). 그러므로 선박에 대한 안전검사는 선적국 뿐만 아니라 한국정부의 검사도 받아야 한다. 한국정부의 검사는 한국선급에서 대행하고 있다(제60조). 

     

     국취부 나용선 선박은 한국선원법의 적용을 받아 한국선원을 의무적으로 승선시켜야한다(제3조 제1항). 그렇지만 국제선박등록법에 따라 국제선박으로 등록되면 일정한 수의 외국선원을 승선시킬 수 있다(제3조 제1항).    

      

    IV.  손해배상책임


    1. 운송인으로서의 책임


     P사는 운송인, 브라질의 발레는 화주(용선자)의 지위에 있다. 당사자들은 장기운송계약(COA)계약을 체결하였다. 일종의 항해용선계약으로 운송계약이다. 기본적으로는 당사자들의 약정내용에 따라 법률관계가 처리된다. 외국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재판관할이나 준거법 결정에는 국제사법의 규정에 의하여야 한다. 만약, 한국법이 적용된다면, 상법 제795조의 주의의무와 상법 제794조의 감항능력주의의무를 운송인이 부담한다. 운송인은 항해 중 침몰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주의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하기 어려워 화주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적하보험자는 화주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청구권을 대위하여 구상청구를 운송인에게 할 것이다. 운송인이 부담하는 운송물손해배상책임은 선주상호보험자가 손해배상을 하여준다. 

     

     항해 중 발생한 사고이므로 운송인으로서는 항해과실면책을 주장할 여지가 있다. 선박충돌로 인한 것이라면 대표적인 항해과실면책이 될 것이지만, 그럴 여지는 낮다. 브라질에서 선적 시 잘못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면, 이는 항해중이 아니고 정박 중에 일어난 것이므로 항해과실의 적용 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항해 중 밸브조작 잘못으로 탱크에 물이 들어온 경우라면 선박관리상의 과실로 인정될 여지도 있다. 

     

     만약, 선적은 용선자의 책임과 비용으로 처리되는 조건이었고 화주(용선자)인 발레 측의 선적 시 잘못이 사고의 원인인 것으로 판명되면, 운송인은 ‘송하인의 과실’을 근거로 화주에 대하여 상법상 면책주장을 할 수 있다(제796조). 운송인은 Kg당 2SDR로 책임제한을 할 수 있지만(제797조), 고액이라서 실익이 없다(이상의 논의는 헤이그 비스비 규칙에도 유사함).    


    2. 고용주로서의 책임


     불행하게도 2명의 선원은 구조되었지만 22명이 행방불명되었다. 조속한 생환을 빈다. 한국인 선원들은 모두 한국선원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행방불명기간이 1개월이 지나면 승선 중 직무상 사고이기 때문에 승선평균임금의 1300일분의 유족보상을 받을 것이다(제99조). 보상금수령권자에는 사실혼관계에 있던 배우자도 1순위에 포함된다(시행령 제29조). 이에 더하여 1개월간의 행방불명보상도 받게 된다(제101조). 우리 대법원은 유족들은 선원법상 재해보상금 뿐만 아니라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은 선택적으로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선원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한 P사는 실종선원들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P사는 재해보상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제106조 제1항) 국내 선주상호보험조합(책임보험자)에 가입하여있다. 유족은 상법상 책임보험자에게 직접청구가 가능하다(제724조 제2항). 실습생은 선원법상의 선원은 아니지만 재해보상규정은 적용되어 승선할 직급의 70%만큼의 보상을 받게 된다(동법 시행규칙 제3조 제1항 5호). 


    V. 선박소유자책임제한


     P사는 선박의 나용선자였기 때문에 선박소유자와 같이 책임제한을 주장할 수 있다. 상법에 따르면 인적 손해에 대한 책임제한기금과 별도로 물적 손해에 대한 기금이 설치된다. 우선 인적 손해에 대한 책임제한기금은 약 550억원이고 예상 인적손해를 크게 상회하므로 책임제한주장을 할 실익이 없게 된다. 다음으로 물적 손해에 대한 책임제한기금은 약 256억원이고 예상손해액은 약 280억원(화물가액)이기 때문에 책임제한의 실익이 있다. 그런데,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항이므로, 우리나라 국제사법 제60조에 의하면 마샬 아일랜드 법이 적용되고 마샬 아일랜드는 1976년 선주책임제한조약 1996년 의정서에 가입한 국가이다. 2015년 인상된 책임제한액수에 따르면 책임제한액은 약 980억원이 된다. 이렇게 되면 책임제한절차를 택할 실익이 없다. 다양한 방법으로 유리한 책임제한법의 적용을 받으려는 시도와 이를 저지하려는 공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VI. 보험


     선박소유자는 피보험자로서 통상 선박(선체)보험과 선주상호책임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선박보험은 통상 영국법이 준거법이다. 보험사고가 불감항인 경우 이는 담보위반으로 보험자가 면책될 여지가 있다(1906년 영국해상보험법 제33조). 기간보험에서 선체에 균열이 발견되었는데도 선주가 이를 알고서 혹은 모른 체하고 출항을 감행하게 하였다면 피보험자는 감항담보의무 위반으로 보험자는 면책될 가능성이 있다(제39조). 그런데, 2015년 개정 영국보험법은 담보위반사항과 보험사고 사이에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것으로 개정되었기 때문에 보험자의 면책은 어려워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통용되는 선박보험약관(1983년 ITC HULL)에 따르면 해상고유의 위험으로 인한 사고, 선원의 과실 혹은 화주의 과실로 인한 사고는 모두 보험금이 지급되는 사유가 된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는 소위 피보험자가 주의의무를 다했을 것을 조건으로 한다(제6조 제2항). 육상의 화주가 조심스런 선적작업을 하지 못하여 본선에 국부적으로 응력이 많이 발생한 것은 후자의 예이다. 

    VII. 결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스텔라 데이지호 침몰사고의 법적쟁점은 통상의 클레임처리와 유사하다. 다만, 본선은 국내 P사가 국취부 나용선을 한 선박이기 때문에, 선박안전법 등 특별규정이 있는 경우에 우리 법이 적용되지만, 선적국법 주의에 따라 마샬 아일랜드법이 적용되는 사항들이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운항사인 국내 P사, 화주인 용선자는 모두 보험에 가입되어있기 때문에 손해배상 등의 문제는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 선원들이 승선하고 사실상 국내 P사가 운항주체임에도 선적국법 주의에 따라 사고조사의 주체는 기국인 마샬 아일랜드가 된다는 점은 수정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