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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장 없는 GPS 수사는 위법

    허중혁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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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최고재판소 平成28年(あ)第442호 절도,建造物侵入,傷害 被告事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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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1년 만에 나온 최고재판소 판결

     

    2015년부터 일본의 하급심 재판부에서는 영장 없이 용의자의 차량에 GPS 단말기를 부착하여 위치를 추적하는 수사(이하 ‘GPS 수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증거로 채택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다투어졌고, 드디어 2017년 3월 15일 최고재판소(이하 ‘최고재’)는 이러한 수사가 강제수사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강제수사에 해당한다면 감정허가장을 발부받아 하면 적법한 것인지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을 내렸다. 

     

    국내에서도 금년 3월 경찰이 피의자가 타고 다니는 차량에 GPS를 부착해 수사에 활용한 사례가 처음 나오는 등 앞으로 GPS를 활용한 수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번 일본 최고재 판결의 내용은 향후 우리의 수사절차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자세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II. 사실관계 및 제1심과 원심의 판단

     

    1.사안의 개요

    2013년 5월 23일부터 12월 4일경까지의 약 6개월 반 정도의 기간에 걸쳐 오사카부 경찰이 ‘피고인들의 승낙 없이 게다가 재판소의 영장도 발부받지 않고’ 광역 절도사건의 수사대상인 남성과 지인 여성 등 3명의 공범자가 사용하는 차량과 오토바이 등 총 19대에 GPS 단말기를 장착, 그 이동상황을 파악하는 방법에 의한 GPS 수사를 실시했다. 

     

    2.제1심 및 원심 판단의 요지

    2015. 6. 5. 제1심(오사카 지방재판소 제7형사부)은 “본건 GPS 수사는 검증의 성질을 가지는 강제처분에 해당하여, 검증허가장을 취득하지 않고 행하여진 본건 GPS 수사에는 중대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그리고 본건 GPS 수사에 의해 직접 얻을 수 있었던 증거 및 이에 밀접하게 관련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지만, 그 나머지 증거에 근거해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2016. 3. 2. 원심(오사카 고등재판소)은 '사생활 침해의 정도가 반드시 큰 것은 아니었다고 할 사정, 미행이나 잠복과 함께 본건 GPS 수사를 실시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상황, 영장발부의 실체적 요건은 충족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점, 이를 강제처분으로 해석한 사법판단이 정착되지도 않았고, 그 실시에 있어서 경찰관들에게 영장주의에 관한 제반 규정을 잠탈할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본건 GPS 수사에 중대한 위법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2016년 3월 15일 상기 원심 판결에 불복하여 최고재에 상고했고, 마침내 최고재는 향후 범죄수사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엄격한 내용으로써 그 법적 논쟁을 종결 지었다. 

     

    Ⅲ. 최고재판소의 판단

     

    1.미행이나 잠복과 달리, GPS 수사는 강제처분에 해당

    현재 일본 형사소송법(이하 ‘형소법’) 등에는 GPS 수사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음을 이유로 경찰과 검찰은 이를 영장이 불필요한 임의수사라고 보고 있었고, 피고인이 절도죄 등에서 유죄라고 하는 결론 자체는 동일했지만 지금까지 10건 정도에 이르는 각 지역 재판소의 수사에 대한 위법 판단도 서로 달랐다. 그러나, 최고재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GPS 수사와 미행·잠복과의 관계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견해를 전부 부정했다.  

     

    GPS 수사는 (중략) 필연적으로 개인의 행동을 계속적·망라적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것이며, 또 그러한 침해를 가능하게 하는 기기를 개인의 소지품에 비밀리에 장착하여 행하는 점에서 공도상의 소재를 육안으로 파악하거나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하는 기법과는 다르고, 공권력에 의한 사적 영역에의 침입이라고 해야 한다.

     

    헌법 35조는 「주거, 서류 및 소지품에 대해서 침입, 수색 및 압수를 받지 않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바, 이 규정의 보장 대상에는 「주거, 서류 및 소지품」에 한하지 않고 이에 준하는 사적 영역에 「침입」받지 않을 권리가 포함되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중략) GPS수사는 개인의 의사를 제압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중요한 법적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형소법상 특별한 근거규정이 없으면 허용될 수 없는 강제처분에 해당하는 동시에, (중략) 영장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처분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2.헌법으로부터 영장주의에 관한 결론을 도출 

    지금까지의 재판에서는 GPS 수사와 영장주의의 관계가 형소법의 차원에서 논의되어 왔지만(1976년의 최고재 판례에 따르면, ‘강제처분’이란 유형력의 행사를 수반하는 수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주거, 재산 등에 제약을 가해서 강제적으로 수사목적을 실현하는 행위 등, 특별한 근거규정이 없으면 허용하는 것이 상당하지 않은 수단을 의미한다), 이번에 최고재는 최고법규인 헌법 규정의 해석에까지 근거하여 아래와 같은 결정적인 판단을 내렸다. 


    GPS 수사는 대상차량의 소재와 이동상황을 파악하는 점에서는 형소법상의 ‘검증’과 동일한 성질을 가지지만, 대상차량에 GPS 단말기를 부착함으로써 대상차량 및 그 사용자의 소재 검색을 하는 점에 있어서 ‘검증’으로는 할 수 없는 성질을 가짐도 부정하기 어렵다. 가사 검증허가장의 발부를 받거나 그와 함께 수색허가장의 발부를 받아서 한다고 해도, (중략) GPS 단말기를 달아야 할 차량 및 죄명을 특정하는 것만으로는 피의사실과 관계 없는 사용자 행동의 과잉 파악을 억제할 수 없고, 

     

    더군다나, GPS 수사는 피의자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비밀리에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사전의 영장제시를 상정할 수 없다. 형소법상의 각종 강제처분에 대해서는 절차의 공정을 담보하는 취지에서 원칙적으로 사전의 영장제시가 요구되고 있어, (중략) 이를 대신하는 공정성 담보수단이 구조적으로 확보되어 있지 않고서는 적정절차의 보장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문제가 남는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일반적으로는 실시가능기간의 한정, 제3자의 입회, 사후의 통지 등 여러 가지 것이 고려되는 바, 수사의 실효성도 배려하면서 어떤 수단을 선택할지는 형소법 제197조 제1항 단서의 취지에 비추어 1차적으로는 입법부에 위임되어 있다고 해석된다. 만일 법 해석에 따라 형소법상의 강제처분으로서 허용하는 것이라면 (중략) 동조 단서의 취지에 따르는 것이라 할 수 없다. 


    3.원심 판결의 법령 해석의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상고를 기각

    전술한 취지에서 최고재는 “형소법 197조 1항 단서의 ‘이 법률에 특별한 정함이 있을 경우’에 해당한다고 해서 GPS수사에 대해 동법이 규정하는 영장을 발부하는 것에는 의문이 있다. GPS 수사가 앞으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는 유력한 수사 기법이라고 하면, 그 특질에 착안해서 헌법, 형소법의 제 원칙에 적합한 입법적인 조치가 강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시하고, 이와 달리 본건 GPS 수사에 중대한 위법이 없다는 원심 판단은 헌법 및 형소법의 해석 적용을 그르치고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본건 GPS 수사에 의해 직접 얻을 수 있었던 증거 및 이와 밀접 관련성을 가지는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부정했다. 

     

    그러나, 그 외 나머지 증거에 대해서까지 GPS 수사에 밀접하게 관련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해서 이의 증거능력을 긍정, 이에 기초하여 피고인을 유죄라고 인정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제1심 판결을 유지한 원심 판결의 결론에 잘못은 없기 때문에 원심 판결의 상기 법령의 해석적용의 오류는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상고 기각의 주문을 선고했다(한편, 재판관 오카베 키요코, 오타니 타케히코, 이케카미 마사유키 등 3인의 보충의견이 있는바, 이들의 보충의견은 법제화까지의 기간 동안 GPS 수사를 긍정하되, 지극히 중대한 범죄의 수사를 위해 특별한 사정 하에 신중한 판단까지 요구하는 등 더욱 엄격한 내용이다).


    Ⅳ. 판결에 대한 평가 및 우리 형사절차법에의 시사점

     

    이번 최고재 판결은 재판관 5명의 소법정이 아니라 재판관 15명의 대법정에서 심리된 동시에 전원 일치의 결론이었던 점에서, 이미 일본 경찰청도 GPS 수사에 대한 자제 명령을 내리는 등 향후 범죄수사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당초 영장 없는 GPS 수사를 위법이라 판단한 각 지역 재판소의 흐름에 따라 지바현 경찰은 2016년부터 재판관으로부터 ‘검증허가장’을 받아 GPS 수사를 실시해 왔는데, 최고재는 이러한 검증허가장에 의한 방식조차 사실상 부정하였고 새로운 입법조치의 필요성까지 언급함에 따라 입법부도 새로운 법률의 제정을 촉구 받게 되었다. 

     

    우리의 경우에도 GPS 단말기를 이용한 차량위치추적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의 발부만으로 영장주의를 충족할 수 있는지 의문이므로, 헌법적 형사소송의 관점에서 이에 관한 입법적 해결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범죄 단서와 증거의 발견을 위해 GPS 수사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헌법상 기본권과 영장주의를 준수하기 위해서 ‘법률적 차원에서’ GPS 수사에 관한 법적 근거 도입의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