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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현행 허가특허연계제도의 문제점 및 해결 방법

    김시연 변호사(강인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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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허가특허연계제도의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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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의약품 특허가 존속하고 있어도 아무런 제약 없이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품목허가를 받은 제네릭사는 의약품 특허권이 존속하고 있어도 제네릭 의약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제네릭 의약품 때문에 특허 분쟁이 생기면 법원이 해결하였다. 그러나 2007년 한미FTA 체결에 따라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도입되었다(약사법 제50조의4에서 제50조의 10 신설). 허가특허연계제도 하에서 식약처는 의약품 특허권이 존재하고 있으면 품목허가를 내주지 않거나 판매금지 조건이 부가된 품목허가를 내 준다. 판매금지 조건이 부가된 품목허가를 받으면 품목허가를 받아도 9개월 동안은 판매를 할 수 없다. 제네릭사가 의약품 특허가 무효이거나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아무런 조건이 부가되지 않은 품목 허가를 내 준다. 의약품 허가가 오리지널사에 유리하게 변경된 것이다.

     

    허가특허연계제도는 제네릭사에도 당근을 준다. 우선판매품목허가라는 것이다. 오리지널사의 의약품 특허권을 최초로 무력화한 제네릭사는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다.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은 제네릭사는 9개월 동안 해당 제네릭 의약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오리지널사의 의약품 특허권을 무력화하는 방법은 의약품 특허권을 무효시키거나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결 또는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심결을 받는 것이다. 이렇게 제네릭사에 당근을 줌으로써 부실한 특허권으로 인해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출시가 연기되는 문제점을 보완하려 한 것이다.

     

    2.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리 방법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 변경


    대법원은 2014년 3월 20일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였다(2014. 3. 20. 선고 2012후4162). 특허발명이 진보성이 없더라도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확인대상발명이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심결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대법원은 이 판결을 하면서 진보성이 없는 경우에는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다는 기존 판례를 변경하였다. 그러나 특허침해금지 청구 등의 소에서는 진보성이 없는 경우에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할 수 있다는 판례는 변경하지 않았다.


    3. 현행 허가특허연계제도의 문제점


    오리지널사의 특허권을 무력화하는 방법으로 허가특허연계제도는 제네릭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여 이기는 방법, 오리지널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면서 청구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제네릭사가 방어를 하여 이기는 방법, 오리지널사가 청구한 특허침해금지 청구의 소에서 제네릭사가 방어를 하여 이기는 방법을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제네릭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여 이기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문제는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특허권이 진보성이 없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네릭사는 진보성이 없어서 무효인 특허라 하더라도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이길 수 없다. 허가특허연계제도가 오리지널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가 된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가. 제네릭사에 대한 품목허가와 오리지널사의 판매금지 신청


    제네릭사는 제네릭 의약품의 품목허가 신청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오리지널사에 품목허가 신청 사실을 통지하여야 한다. 오리지널사는 특허침해금지 청구의 소를 제기하거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한 후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판매금지 신청을 할 수 있다. 판매금지 신청은 오리지널사가 통지를 받은 날부터 45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 식약처는 오리지널사가 통지를 받은 날부터 45일이 지나기 전까지는 품목 허가를 할 수 없다. 다만 오리지널사가 통지를 받은 날부터 45일이 지나기 전이라도 특허가 무력화되면 품목허가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위 대법원 판결 이후 특허권자는 특허침해금지 청구의 소는 제기하지 않고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만 청구할 것이라는 점이다. 특허침해금지 청구의 소에서 제네릭사는 특허권의 진보성이 없으므로 오리지널사의 청구가 기각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지만,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네릭사는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를 제기하여야 진보성이 없는 특허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그러나 약사법 제50조의5 제2항은 제네릭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를 제기하는 경우는 규정해 놓고 있지 않다.


    나. 판매금지 효력의 소멸


    오리지널사가 판매금지 신청을 하면 식약처는 오리지널사가 통지를 받은 날부터 9개월 동안 판매를 금지한다는 조건이 부가된 품목허가를 하여야 한다. 오리지널사가 특허침해금지 청구의 소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청구만 하면 식약처는 판매금지 조건부 품목허가를 하여야 한다. 다만 9개월이 지나기 전이라도 제네릭사가 특허침해금지 청구의 소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이겨 특허가 무력화되면 판매금지 효력은 자동적으로 소멸된다. 판매금지 효력의 소멸과 관련해서도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는 진보성이 없는 특허를 무력화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동일하게 존재한다.


    다. 제네릭사의 우선판매품목허가 신청


    제네릭사는 의약품 특허를 무력화할 수 있는 심판(특허 무효심판 또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한 후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는 진보성이 없는 특허를 무력화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동일하게 존재한다.


    4. 문제의 해결 방법


    가. 제네릭사에 대한 품목허가와 오리지널사의 판매금지 신청


    약사법 제50조의5 제2항은 오리지널사가 판매금지 신청을 할 수 있는 경우 중 하나로 오리지널사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거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 받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오리지널사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따라서 약사법 제50조의5 제2항에서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삭제해야 한다. 대신 제네릭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를 제기하는 경우는 추가해야 한다.


    또한 오리지널사가 통지를 받은 날부터 45일이 지나기 전이라도 특허가 무력화되면 품목허가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약사법 제50조의5 제4항에도 제네릭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하는 경우를 추가하여야 한다.


    나. 판매금지 효력의 소멸


    특허권이 무력화되면 판매금지 효력이 자동적으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약사법 제50조의6 제3항에도 제네릭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하는 경우를 추가하여야 한다.  약사법 제50조의6 제3항은 오리지널사가 제기한 특허침해금지 청구의 소에서 제네릭사가 이기는 경우를 ‘판매금지가 신청된 의약품이 등재특허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판결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문구는 제네릭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하는 경우에도 판매금지의 효력이 자동적으로 소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별도의 문구 수정은 필요 없어 보인다.


    다. 제네릭사의 우선판매품목허가 신청


    제네릭사가 우선판매품목허가 신청을 하기 위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약사법 제50조의7 제2항과 식약처가 우선판매품목허가를 하기 위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약사법 제50조의8 제1항 중 제2호에 제네릭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하는 경우를 추가하여야 한다.


    5. 결론


    권리범위확인심판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허가특허연계제도는 오리지널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버렸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사법의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개정 방법은 제네릭사가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를 제기하는 경우를 관련 규정에 추가하는 것이다. 제네릭사는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에서 특허 무효 주장과 특허 비침해 주장을 함께 할 수 있다. 따라서 제네릭사는 특허 무효 주장과 특허 비침해 주장을 함께 하고 싶을 때 무효심판과 권리범위확인심판을 각각 청구하여야 하는 불편함도 더불어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오리지널사가 판매금지 신청을 할 수 있는 규정인 약사법 제50조의5 제2항에서는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아예 빼 버려야 한다. 다른 조항들은 제네릭사가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이나 제네릭 의약품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소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를 선택하게 되어 있으므로 굳이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외시킬 이유가 없다. 그러나 약사법 제50조의5 제2항은 오리지널사가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오리지널사는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과 특허침해금지 청구 등의 소 중 당연히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선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진보성이 없는 특허에 의해서도 판매금지의 효력이 발생하는 불합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