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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동성혼에 대한 법적 쟁점과 전망

    성중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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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Ⅰ. 미국에서의 동성혼 합법화 논란(Obergefell v. Hodges, 135 S. Ct. 2584(2015).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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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연방대법원은 2015년 6월 26일 미국 전역에서의 동성결혼 합법화를 선언하는 Obergefell v. Hodges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 위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은 미국 수정헌법 제14조는 “각 주(state)는 다른 주와 외국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진 동성결혼에 대하여, 이를 법률상 인정하도록 요구한다.”고 해석되므로, 이에 근거하여 동성 부부는 미국의 모든 주에서 결혼에 관한 정당한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다른 주에서 적법하게 행해진 동성 결혼을 특정 주법이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무효라고 선언하였다. 그런데, 위 Obergefell 판결이 동성결혼 논란의 종착점은 아니었다.


    Ⅱ. Obergefell 판결 이후 계속되는 논란

     

    1. V.L. v. E.L,. 136 S. Ct. 701 (2016). 사건

    2016년 3월 미연방대법원은 V.L. v. E.L.사건에서 소송 당사자인 동성부부의 친권 및 입양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미국 연방헌법 제4조(Full Faith and Credit)에 근거하여 조지아주에서 합법적으로 동성부부의 입양권을 인정했기 때문에 앨라배마주에서도 조지아주의 결정을 신뢰하여 입양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부부의 결혼생활과 관련되는 친권, 입양권, 자녀교섭권, 자녀교육권, 배우자로서의 갖는 재산적 권리 등을 동성부부에게 인정하지 않으면 위헌이다. 이 판결은 미국에서 동성결혼 자체의 합헌성을 넘어 동성부부의 자녀양육권 등 구체적인 법적 권리 행사문제로 진일보하였다는 것을 보여 준다.


    2. 앨라배마주 대법원장 Roy Moore 사건

    한편, Obergefell 판결 이후 Roy Moore 앨라바마주 대법원장은 2016. 1. 앨라바마주 공증판사(probate judge)들에게 동성커플들에 대한 혼인허가서 발행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위 명령은 연방대법원 판결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앨라바마주 사법조사위원회는 2016년 5월 Moore 대법원장이 권한을 남용하여 사법윤리를 위반하였다며 6개 혐의를 적용하여 사법재판소에 고발하였다. 사법재판소는 Moore 대법원장이 주장한 ‘연방대법원 결정의 사건 당사자들만이 그 결정에 구속된다’는 이론은 연방대법원의 Cooper v. Aaron 사건에서 명백하게 배척된 이론으로서 Moore가 의도적으로 연방대법원 판결을 호도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결국, 사법재판소는 2016.9. Moore 대법원장에 대한 무급정직 판결을 내렸다.


    3. 소결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 공공연하게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동성결혼 합헌결정을 뒤집을 것이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하였다. 반면 민주당은 동성결혼을 강력히 지지한다. 2016년 민주당 정강(platform)을 보면 동성결혼지지, 동성커플에 대한 차별금지 및 LGBT의 인권증진을 위해 싸울 것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미국에서의 동성혼 부부의 법적 권리문제가 어떻게 전개가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Ⅲ. 우리나라의 동성혼 문제 

     

    1.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호파1842 사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16년 5월 과거 2014년 김조광수씨가 “동성간 혼인신고를 수리해 달라”며 서대문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가족관계등록부정정신청사건을 각하하였다. 재판부는 “혼인제도가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지만 혼인이 기본적으로 남녀의 결합관계라는 본질에는 변화가 없고 일반 국민들의 인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 

     

    헌법과 민법, 가족관계등록법에 규정되어 있는 ‘혼인’은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도덕적, 풍속적으로 정당시되는 결합’을 가리키는 것이고 ‘당사자의 성별을 불문하고 두 사람의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결합’으로 확장 해석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신청인이 법률상 혼인으로 누릴 수 있는 권리들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은 안타깝지만 법률에 정해진 문구의 문리적 의미를 확장하거나 유추 해석해 사회에 새로운 제도를 창설하거나 개인의 권리·의무에 커다란 변경을 초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동성간 결합을 혼인으로 인정할 것인지의 문제는 헌법과 민법 등 관련 법률의 제정 당시에 예상하거나 고려하지 않은 새로운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법체계에는 현재까지 이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태로, 법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현행 법제에서 목적론적 해석론만으로 동성 간의 혼인할 권리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2. 동성혼 관련 법제의 전망(비교법적 검토)

    혼인제도에 관한 현행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이란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된다고 규정하고 있기에 혼인이란 남녀인 이성(異性) 간의 혼인을 전제한다고 해석할 수 있으나, 이는 남성과 여성의 평등을 의미한 것이지 동성결혼을 전적으로 배제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더욱이, 현행 민법은 혼인의사의 합치, 근친혼이 아닐 것 등과 같은 실질적 성립요건과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형식적 성립요건을 규정하고 있을 뿐, 혼인의 당사자가 이성일 것을 요구하는 명문 규정도 없다. 

     

    따라서 현행 우리 헌법과 민법상 명문의 규정만으로는 동성혼을 무작정 부인할 수는 없다. 이제는 분명 동성혼도 오늘날 변화된 사회에서 보호받아야 할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사회적 파장과 반발을 고려하여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조심스럽게 인정하되 현행 혼인제도에 바로 포섭하기보다는 동성 간 결합을 우선 인정하고 그에 따른 일정한  권리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그 충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독일 등 유럽국가의 ‘생활동반자법’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생활동반자법은 등록된 동성커플에 대한 혼인재산제, 부양권, 혼인해소 요건, 연금수급대상 규정 등 일정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입양의 경우 동성 파트너가 공동으로 입양을 하지는 못하지만, 상대배우자의 친자녀 그리고 상대배우자가 이전에 입양한 자녀를 입양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리의 경우 현 상황에서 동성혼을 전면 인정하기보다는, 동성커플의 혼인의 자유, 행복추구권, 평등권, 프라이버시 등 기본적인 헌법상 권리를 바탕으로 독일 등 유럽식의 동성커플 등록제도를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일정한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감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덴마크는 1989년 6월부터 ‘등록된 파트너십에 관한 법률(The Registered Partnership)’을 시행함으로써 입양만 불가능할 뿐, 법적 지위와 혜택은 이성혼과 유사한 파트너십 증명서를 동성커플에게 발급하였다. 그리고 1999년 개정을 통하여 동성결합의 등록요건도 한층 완화하였다. 뒤이어 노르웨이도 1993년 8월부터 덴마크와 유사한 동성파트너십을 인정하는 법을 시행(2001년 개정)하였으며, 스웨덴은 1995년 1월부터 ‘등록된 파트너십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였고, 아이슬란드도 1996년 동성 간의 등록파트너십제도를 도입하였다. 핀란드도 2001년 12월 28일에 법제정에 의해 동성 간 파트너십제도를 도입하여 2002년 1월부터 등록된 동성 간의 관계를 이성 간의 사실혼관계에 준하여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영국 역시 2003년 ‘여성과 평등 부’(Women and Equality Unit)가 보고서 <시민 파트너십: 동성 커플의 법적 인정을 위한 틀>을 낸 데 이어 정부가 그와 같은 등록절차를 추진, 2004년 도입하여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밖에 스위스연방도 위와 같은 제도를 2005년 도입하여 2007년 시행했으며, 2006년에는 체코가 동성등록 파트너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Ⅳ. 결론

     

    이제 우리 사회는 동성혼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를 심도 깊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동성혼을 법적으로 허용할 것인지에 대하여 아직 사회적인 논의가 불충분한 만큼 법적인 논의들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헌법 제36조 제1항의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라는 부분에 대하여 해석 문제와, 민법상 혼인 관련 규정을 바탕으로 동성혼을 이성혼과 동등하게 법적으로 취급할 경우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다. 미 연방대법원이 과거 Lawrence 판결에서 ‘다수의 도덕적 관념이 개인의 성적 삶을 함부로 통제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던 점은 우리나라에서의 동성혼 문제 해결에 있어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그리고 미국이 동성혼 논란에 관하여 30여 년 전 Windsor판결을 시작으로 2015년 동성혼을 미국 전역에 합법적으로 인정한 Obergefell 판결에 이른 것처럼 우리 역시 종교계와 정치권 학계 등에서 동성혼에 대해 무턱대고 터부시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그들 역시 우리 헌법상 마땅히 보호받을 권리를 지닌 사회구성원이란 전제하에 그들이 누릴 수 있는 법적 범위를 설정해 나가는 공론의 장을 열어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