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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치권자가 임대한 경매 부동산의 인도에 관한 판례 분석

    이재석 사무국장 (서울남부지법 한국민사집행법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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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문제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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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신축공사가 완료될 무렵 건물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고, 대금납부를 전후하여 그 공사의 수급인이 유치권자로서 이를 제3자에게 임대하는 경우가 있다. 유치권자는 채권회수 등을 위하여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임대하기도 하고 승낙을 받지 않고 임대하기도 한다.

     

      이 경우 유치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차인의 직접점유를 통하여 건물을 간접 점유함으로써 유치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매수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제기한 인도명령신청 또는 인도청구소송(이하 ‘인도명령신청 등’이라고 함)이 인용되고 인도명령 등이 집행되는 경우 임차인은 직접점유를 상실하게 된다. 유치권자는 이 때 간접점유를 상실하고 그에 따라 유치권은 소멸하게 된다.

     

      유치권자가 임대한 경매 부동산의 인도명령신청 등에 대한 상당수의 판례는 핵심적인 법리를 생략하거나 묵시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판례이론이 더 높은 체계성과 완결성을 갖출 수 있도록 판례가 생략 내지 전제하고 있는 법리를 명시적으로 드러내 보이기로 한다.


    2. 매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법리


    가. 서설

      유치권자가 매수인의 대금납부 전에 소유자의 승낙을 받고 임대한 경우에는 임차권의 유·무효와 함께 매각의 효력(매각에 따른 임차권의 인수 또는 소멸)이 쟁점이 되고, 대금납부 전에 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않고 임대한 경우 또는 대금납부 후에 임대한 경우에는 단순히 임차권의 유·무효만 쟁점이 된다.


    나. 소유자의 승낙 없는 임대의 상대적 무효

      유치권자가 경매 부동산을 소유자의 승낙 내지 동의를 받아 임대한 경우, 임대차는 유효하게 성립하고, 임차권은 유치권자뿐만 아니라 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함은 물론이다.

     

      이와 달리 유치권자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임대하더라도 임대차는 유효하게 성립하여(대판 2014. 7. 24. 2014다200305 등) 그 임차권은 유치권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유효하나, 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무효이다(민법 제324조 제2항). 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않은 임대행위는 소유자의 처분권한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대결 2002. 11. 27. 2002마3516 등). 결국 소유자의 승낙 없는 임대의 경우 그 임차권은 종전 소유자(대금납부 전에 임대한 때) 또는 매수인(대금납부 후에 임대한 때)에 대한 관계에서 각 무효가 되고, 그에 따라 종전 소유자 또는 매수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제기한 인도명령신청 등은 인용된다.


    다. 임차권 인수·소멸의 법리 

      임대차의 목적물인 주택·상가건물이 경매절차에서 매각되는 경우, 임차권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에게 인수되기 위해서는 ① 임차권이 대항력이 있을 것(말소기준등기보다 먼저 등기되거나 대항요건을 갖추었을 것), ② 임차인이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당받지 못하였을 것 등의 요건이 필요하다. 위 ①②의 요건을 모두 갖추면 임차권이 인수되고 그에 따라 인도명령신청 등이 배척된다(기각결정·상환이행판결). 위 ①②의 요건 중 일방이라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임차권이 소멸하고 그에 따라 인도명령신청 등이 인용된다. 인도명령신청에 관하여는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이 이러한 법리를 규정하고 있다.


    라. 인도명령신청 등의 인용 여부

      임차권이 매각으로 소멸하는 경우에는 매수인의 임차인에 대한 인도명령신청 등이 인용된다. 종전 소유자의 승낙을 받았는지(종전 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임차권이 유효한지) 여부를 불문하고 매수인의 입장에서는 임차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차권이 소멸하지 않고 인수되는 경우 매수인은 종전 소유자의 임대인으로서의 실체법상·절차법상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 간주되므로(이하 ‘매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법리’라고 함), 종전 소유자의 승낙 여부에 따라 인도명령신청 등의 인용 여부가 좌우된다. 유치권자가 종전 소유자의 승낙을 받고 임대한 때에는 임차권이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여 인도명령신청 등이 배척되나, 승낙을 받지 않고 임대한 때에는 임차권이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도 무효가 되어 인도명령신청 등이 인용된다.

     

      위 ‘매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법리’는 주임법 제3조의5 단서 또는 상임법 제8조 단서에 의하여 임차권이 인수되는 경우에는 주임법 제3조 제4항 또는 상임법 제3조 제2항에 의하여 매수인이 종전 소유자의 임대인으로서의 지위를 승계한다는 것을 말한다.


    3. 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않고 임대한 경우


    가. 대금납부 전에 임대한 경우

      甲1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 乙의 유치권 취득, ㉡ 甲1의 승낙을 받지 않은 乙과 丙의 임대차계약(말소기준등기 전 丙의 대항요건 구비), ㉢ 경매개시 및 매수인 甲2의 대금납부(丙이 보증금의 전액 또는 일부를 배당받지 못함), ㉣ 甲2의 丙에 대한 인도명령신청 등이 순차로 이루어진 경우, 甲2의 인도명령신청 등은 인용된다. 

     

      위와 같은 사안에 관하여는, 乙의 임대행위는 甲1의 처분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甲1에게 그 임대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고, 따라서 丙의 점유는 甲2에게 대항할 수 있는 적법한 권원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례이론(甲1에 대한 관계에서 임차권 무효 → 甲2의 인도명령신청 등 인용)이 확립되어 있다(대결 2002. 11. 27. 2002마3516, 대판 2004. 2. 13. 2003다56694, 대판 2011. 2. 10. 2010다94700 등). 위 사안과 같은 경우 종전 소유자 甲1에 대한 관계에서는 임차권 자체가 무효?부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 ‘매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법리’는 적용될 여지가 없다.


    나. 대금납부 후에 임대한 경우

      甲1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 乙의 유치권 취득, ㉡ 경매개시 및 매수인 甲2의 대금납부, ㉢ 甲2의 승낙을 받지 않은 乙과 丙의 임대차계약, ㉣ 甲2의 丙에 대한 인도명령신청 등이 순차로 이루어진 경우, 甲2의 인도명령신청 등은 인용된다. 乙의 임대행위는 계약 당시의 소유자인 甲2의 처분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乙의 임대행위 및 그에 기한 丙의 임차권 취득은 甲2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이고, 따라서 丙의 점유는 甲2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부산지법 2014. 2. 26. 2013라856). 임차권이 등기되거나 대항요건을 갖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매수인 甲2에 대한 관계에서는 임차권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이다.


    4. 소유자의 승낙을 받고 임대한 경우


    가. 대금납부 전에 임대한 경우

      甲1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 乙의 유치권 취득, ㉡ 甲1의 승낙을 받은 乙과 丙의 임대차계약(말소기준등기 전 丙의 대항요건 구비), ㉢ 경매개시 및 매수인 甲2의 대금납부(丙이 보증금의 전액 또는 일부를 배당받지 못함), ㉣ 甲2의 丙에 대한 인도명령신청 등이 순차로 이루어진 경우, 甲2의 인도명령신청 등은 배척된다. 

     

      위와 같은 사안에서 인천지법 2013. 11. 29.자 2013라326 결정은 “… 乙은 … 甲2에게 대항할 적법한 권원이 있고 … 甲1의 동의 아래 유치권자인 乙로부터 유치권의 목적물인 이 사건 구분건물을 임차한 丙의 점유 또한 민사집행법 제136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는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라고 설시하였다.

     

      위 결정은 ‘甲1에 대한 관계에서 임차권 유효 → 甲2의 인도명령신청 배척’의 구조를 취한 것으로서 위 ‘매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법리’의 법리를 묵시적으로 전제 내지 생략하고 있다. 위 ‘매수인의 임대인 지위 승계 법리’를 보충하여 ‘甲1에 대한 관계에서 임차권 유효 → 甲2의 甲1 지위 승계) → 甲2의 인도명령신청 배척’의 구조를 명시적으로 드러낼 때 위 결정은 더 높은 체계성과 완결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


    나. 대금납부 후에 임대한 경우

      甲1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 乙의 유치권 취득, ㉡ 경매개시 및 매수인 甲2의 대금납부, ㉢ 甲2의 승낙을 받은 乙과 丙의 임대차계약 등이 순차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甲2로서는 丙에 대하여 인도명령신청 등을 할 수 없으며, 만일 이러한 신청 등을 하여도 배척된다. 乙의 임대행위 및 그에 기한 丙의 임차권 취득은 甲2에 대한 관계에서도 유효하고, 따라서 丙의 점유는 甲2에게 대항할 수 있는 권원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5. 맺는 말

      위와 같이 유치권자가 경매 부동산을 임대한 경우 임차인에 대한 인도명령신청 둥의 인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임차권의 유효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충분한 사안도 있고, 임차권의 인수 여부를 아울러 검토해야 하는 사안도 있다. 유치권자·임차인·매수인 등은 어느 사안에 해당하는지 잘 살펴 인도명령신청 등에 대비하거나 이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