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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법조계

    [워싱턴 법조계] 워싱턴을 떠나며

    [워싱턴 법조계] 워싱턴을 떠나며

    워싱턴에 온지도 2년이 훌쩍 지났다. 어느 덧 귀국할 때가 되어 그 동안 가깝게 지냈던 연방 법원행정처 직원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대법원 앞으로 가는 도중 피켓을 든 시위대와 마주쳤다. 그들은 지금으로부터 37년전 바로 오늘, 연방대법원이 낙태의 자유를 처음으로 인정했던 Roe v. Wade 판결에 대한 지지 혹은 반대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다. 그들의 평화로운 시위는 해마다 1월22일이면 37년 동안 어김없이 계속되었지만 아직도 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낙태에 대한 견해는 판사의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서 여전히 가장 뜨거운 이슈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21일 역시 연방대법원의 선거법 위헌 판결로 대통령까지 나서 정치권이 온통 시끄러웠다. 연방대법원이 5:

    [워싱턴 법조계] 로버츠 대법원장의 특별한 새해인사

    [워싱턴 법조계] 로버츠 대법원장의 특별한 새해인사

    미국의 사법부는 매년 1월1일 연방대법원장이 사법부의 연차보고서를 발표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사법부의 연차보고서는 통계에 기초하여 사법부의 지난 해 업무실적을 알리고, 의회와 행정부, 국민들에게 새해 사법부의 업무수행에 반드시 필요한 과제들을 설명하고 함께 해결할 것을 제안하는 대의회, 대국민 메시지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연방대법원장이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행사하는 중요한 권한 중의 하나이다. 올해 새해 첫날에도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전통에 따라 사법부 연차보고서를 발표하였으나 그 내용이 파격적으로 간단하여 눈길을 끈다. "워렌 버거 대법원장은 1970년 사법부의 연차보고서를 발표하는 전통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관행을 통하여 사법부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들을 국민과 함께

    [워싱턴 법조계] 경제 한파로 몸살을 앓는 미국의 법원

    [워싱턴 법조계] 경제 한파로 몸살을 앓는 미국의 법원

    해마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수의 판사와 법원 직원들이 미국의 사법시스템을 직접 체험하기 위하여 미국의 법원을 방문하고 있다. 미국의 연방법원을 방문한 많은 분들은 높다란 천장의 웅장하고 화려한 법원 청사, 차분한 분위기에서 권위 있고 엄숙하게 진행되는 재판, 전혀 붐비지 않는 법정과 한산한 접수창구 등을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무게에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항상 이분들에게 연방법원의 화려한 모습이 미국 사법부의 전체가 아니라는 점을 주지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법원이 사회의 갖가지 분쟁과 병리 현상을 치료하는 병원과 같은 곳이라면, 급할 때면 언제라도 달려갈 수 있는 동네 의원 혹은 응급실에 해당하는 곳이 바로 주법원이기 때문이다. 연방정부는 연방헌법에 근

    [워싱턴 법조계] 미국에서 종신법관제가 가능한 이유

    [워싱턴 법조계] 미국에서 종신법관제가 가능한 이유

    미국 연방법원 판사들은 헌법 제3조에 따라 한번 임명되면 임기나 정년이 없이 종신으로 근무한다. 경제논리로 따지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별다른 무리 없이 인사시스템이 운영되는 것은 몇 가지의 요인이 있다. 우선 연방판사가 65세에 이르고 재직기간이 15년이 넘으면 스스로 원로 판사(Senior Judge)의 지위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판사 신분과 사무실, 봉급은 그대로 유지되나, 그 자리는 법률상 공석으로 취급하여 후임 판사를 새로 임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임기제 판사(Magistrate Judge)의 적극적 활용이다. 'Magistrate Judge'는 우리에게 '예심판사' 또는 '치안판사'라고 번역되어 알려지면서 역할이나 신분에 다소 오해가 있었으나

    [워싱턴 법조계] 9.11. 테러범에게도 재판이 필요한가

    [워싱턴 법조계] 9.11. 테러범에게도 재판이 필요한가

    지난 11월13일, 에릭 홀더 법무부장관은 뉴욕 9.11. 테러사건의 주모자로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되어 온 칼리드 쉐이크 모하매드와 공범 4명을 테러의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기소한다고 전격 발표하였다. 사건 발생 후 무려 8년 만의 기소 결정이다. 우리 정서로는 그런 종류의 사건은 속전속결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재판도 논란 없이 신속하게 끝났어야 국민들이 만족했을 터인데 8년 만에 기소를 한다니 그들의 인내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기소가 지연된 것은 8년 동안 신중한 수사를 하기 위한 것보다는 애당초 부시 행정부가 테러범들로 하여금 민간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는 9.11. 테러 사건 이후 이라크, 아프

    [워싱턴 법조계] 당당한 보수주의자, 스칼리아 대법관을 만나다

    [워싱턴 법조계] 당당한 보수주의자, 스칼리아 대법관을 만나다

    필자는 2009. 10.29. 연방대법원에서 열린 ‘이태리 판사 지오반니 팔코네가 미국 사회에 미친 영향(The Impact of Italian Judge Giovanni Falcone on American Society)’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초청받아 참석한 바 있다.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외국의 입법례와 판례를 미국 헌법 해석의 참고자료로 삼을 수 있는가를 놓고도 논쟁이 벌어질 정도로 외국과의 교류에 인색한 편이다. 그럼에도 연방대법원이 이태리 대사관의 후원을 받아 이름도 생소한 외국 판사의 업적을 기리는 세미나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듣고 필자는 마치 특종을 놓친 기자처럼 부러움과 질투심이 교차하는 가운데 연방대법원으로 향했다. 이날 비로소 알게 된 팔코네 판사는 말 그대로 ‘목숨 걸고’ 재판을 한 위대한

    [워싱턴 법조계] 스티븐스 상원의원 재판이 남긴 것

    [워싱턴 법조계] 스티븐스 상원의원 재판이 남긴 것

    85세의 테드 스티븐스(Theo-dore Stevens)는 정치인으로는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1968년 알래스카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으로 처음 선출되어 40년에 걸쳐 재선에 성공하면서 미국 역사상 최다선 공화당 상원의원의 기록을 세웠고, 재직기간 대부분 상원 원내대표, 예산위원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최고의 영향력을 과시해 왔다. 그러나 수십 년간 쌓아온 명성이 무너지는 데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여름 검찰은 그가 지난 수년 동안 알래스카에 기반을 둔 석유기업으로부터 안마의자를 비롯한 각종 선물과 집 무상 수리 혜택 등 25만불 상당을 몰래 수수하고 고의로 재산공개에서 누락하였다는 혐의로 기소하였기 때문이다. 스티븐스 상원의원은 혐의사실을 강력히 부인하였고 DC 연방지방

    [워싱턴 법조계] 워싱턴 법조계의 가을맞이

    [워싱턴 법조계] 워싱턴 법조계의 가을맞이

    우리 대사관이 위치한 워싱턴 매사추세츠 애버뉴는 세계 각국의 대사관들이 모여 있어 ‘대사관 길(Embassy Row)’이라고 불리운다. 요즘은 단풍잎 사이로 고풍스런 건물들과 형형색색의 국기들이 어울리면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각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국경일 리셉션이 열리곤 하는데 우리나라는 국군의 날과 개천절을 기념하여 10월1일경에 대사관저에서 리셉션을 개최해 오고 있다. 우리 대사관저는 서울법원종합청사를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인 김수근씨가 1985년에 지은 것으로 한국 전통가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물인데 큰 규모나 외양의 독특함뿐만 아니라 한국식 정원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필자도 이날 일 년 동안 우리 사법부와의 교류 협력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미국 연방대법원, 법원행정처, 전국

    [워싱턴 법조계] 미국의 상고제도가 걸어온 길

    [워싱턴 법조계] 미국의 상고제도가 걸어온 길

    지난 주 서울에서는 우리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이 주최한 국제법률 심포지엄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제각기 다른 법제도를 가진 세계 각국에서, 재판하느라 바쁜 법관들이 공통된 법률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미국과 독일, 일본의 법관들과 UN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의 사무국장을 비롯한 세계적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준 것은 충분히 주목을 받아야 할 일이다.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의 국제적 위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없지 않으나, 이번 심포지엄이 우리 사법부의 국제적 위상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는 사법행정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존 우드콕(John Woodcock) 연방법원장, 국제도산법의 일인자인 스티븐

    [워싱턴 법조계] 유난히 바빴던 연방대법원의 여름나기

    [워싱턴 법조계] 유난히 바빴던 연방대법원의 여름나기

    미국 연방 지방법원들은 1심 법원의 특성상 우리나라처럼 하계 휴정기를 일률적으로 지정하지 않지만, 연방판사들이 대체로 긴 여름휴가를 가는 편이라 7·8월에는 법원 전체가 한산하게 돌아가는 것이 보통이다. 필자가 궁금하여 연방판사에게 직접 물어보니 법정 휴가일수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각자 재판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휴가를 갈 수 있으나, 실제로는 밀려있는 재판 업무 때문에 1년에 약 3주 정도의 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이와 달리 동등한 경력의 판사 3인으로 구성된 합의부가 철저히 법률적 쟁점에 관하여만 심리하는 연방 항소법원의 경우는 좀 더 여유가 있는 편이다. 법원마다 사정은 다르나 DC 연방항소법원의 경우는 약 2달간의 하계 휴정기를 거쳐 9월14일부

    [워싱턴 법조계] 법정의 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워싱턴 법조계] 법정의 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미국 법정의 전형적인 모습들은 돌이켜보면 대부분 영화나 티브이에 등장하는 허구적인 법정장면을 통해 체득한 것이다. 법정에 가보지 않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도 이러한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 8월6일 미국의 제111대 대법관으로 취임한 소토마요르는 청문회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 명변호사의 활약상을 다룬 법정드라마 ‘페리 메이슨’을 보면서 검사가 될 꿈을 키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상원의원이 “검사가 매번 패소하는 영화를 보면서 검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니 특이하다”고 질문하자, 그녀는 그 영화에서 패소한 검사를 위로하는 변호사에게 검사가 “괜찮습니다. 검사의 역할은 정의를 세우는 일입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처벌받게 하고 죄가 없는 사람은 구제를 받도록 하는 것이 바

    [워싱턴 법조계] 소토마요르 대법관 이후의 연방대법원

    [워싱턴 법조계] 소토마요르 대법관 이후의 연방대법원

    상원에서의 마지막 인준 투표만을 남겨둔 가운데, 소토마요르 대법관의 임명이 임박했다. 지난 7월28일 상원 법사위는 소토마요르 대법관 인준안을 2시간의 토론 끝에 표결에 부쳐 찬성 13표, 반대 6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12명은 전원 찬성표를 던진 반면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은 린지 그레이엄 의원 한명을 제외한 6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진 결과이다. 상원 본회의에서는 예상보다 찬반 논란이 길어지면서 공화당의 반대표 숫자가 늘어나리라고 전망되고 있지만, 민주당이 60석의 확고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고 공화당 의원 중 7명이 이미 찬성의사를 밝힌 상태이므로 인준안 통과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청문회가 소토마요르 대법관보다는 오바마의 두 번째 대법관 후보자 지명을 염두에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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