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edu
  • 법률신문 뉴스

    목요일언

    목요일언

    봄날, 다시 살아나다

    봄날, 다시 살아나다

    봄비가 내렸다. 일기예보가 맞았다. 낮 기온이 섭씨 20도까지 오르더니 하늘이 비를 뿌렸다. 봄비는 메마른 땅을 적시고 생명에 다시금 숨을 불어 넣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고 꽃봉오리가 터진다.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소생(蘇生). 거의 죽어 가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다. 재생(再生), 갱생(更生), 회생(回生) 등의 단어도 비슷한 뜻이다. 모두 생명과 관련한 말들이다. 흥미로운 것은 '회생'이라는 단어가 우리 법률의 이름에 쓰인다는 점이다. 2005년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약칭 채무자회생법). 입법자는 재정적 파탄에 빠진 채무자가 채무조정을 거쳐 경제적 활동이 다시 가능하게 된다는 뜻을 '회생'이라는 단어에 담았다. 법률용어로 '회생'이라는 비유적

    변호사와 등기

    변호사와 등기

    필자가 법무사업을 시작한 1995년만 해도 변호사가 등기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변호사가 등기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왜 그럴까? 그만큼 변호사 시장이 어렵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즉, 변호사 수가 많아져서 소송만으로는 사무실을 유지하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는 과연 등기에 관해서 잘 알까? 아마도 대부분은 잘 모를 것이다. 왜냐하면, 법무사시험에는 등기에 관한 과목이 있고 또 배점도 크지만, 변호사시험에는 등기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등기가 간단히 생각하면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단순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일을 해보면 그리 쉽지 않다. 상속등기나 외국인이 포함된 등기, 그리고 현물출자, 회사 분할, 여러 복잡한 상업등기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문화부 장관을 지내시고, 교육자로서, 칼럼리스트로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정말 바쁜 인생을 사신 이어령 교수님께서 지난달 26일 소천(召天)하셨다. 10년 전인 2012년 먼저 세상을 떠난 딸 이민아 목사님(미국 LA지역의 검사로도 근무하셨다)의 10주기를 약 보름 앞두고 돌아가신 것이다. 두 분 모두 암 투병을 하셨고 두 분 모두 항암치료를 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이 교수님과 이 목사님에 관한 얘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이 교수님은 젊은 시절 너무 가난했고, 너무 바빴다고 한다. 딸에게 바비인형이나 테디베어를 사주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고, 딸이 바라는 것도 피아노이거나 좋은 승용차를 타고 사립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하찮은' 굿나잇 키스보다는 근사하고 물질적인 행복들을 딸에게 안겨주

    싯다르타의 부성애(父性愛)

    싯다르타의 부성애(父性愛)

    얼마 전 '학교 밖 청소년'의 10명 중 3명이 정신건강 위험군에 속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학교 밖 청소년'이 생기는 원인으로 질병, 학교 폭력, 가정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나, '학생 청소년'과 달리 '학교 밖 청소년'은 정신적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가 아닌 정신과 의사를 상담 대상으로 선호한다는 분석 결과에 비추어 부모와의 원만하지 않은 가정 문제가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중요한 원인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보았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는 청소년에게 부모의 사랑은 살얼음을 녹여 새싹을 싹트게 하고 하늘을 향해 튼튼한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도록 온기를 뿜어주는 따듯한 햇살과도 같다. 그러나 부모의 무관심과 방치 혹은 욕심과 집착으로 이러한 관계를 해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헤르만 헤세의

    코로나19 시대 형사법정 풍경

    코로나19 시대 형사법정 풍경

    지난 2년간 형사 재판장으로 법정에 들어갔다. 코로나19와 함께하고 있는 형사 법정의 풍경은 언젠가 우리 역사의 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여기 나름의 소소한 기록을 남겨 본다. 코로나 시대 법정 안 모습은 낯설다. 구속 피고인들이 수의 위에 방역용 덧옷을 걸치고 마스크를 쓴 얼굴 위로는 페이스 실드를 쓰고 손에는 장갑을 끼고 있다. 코로나 확산세가 무서워지자 구치소에서 피고인들을 단단히 준비시켜 출정시킨 것이다. 답답할 텐데도 피고인들은 담담히 피고인석에 앉아 투명 아크릴판 너머 증인을 지켜본다. 코로나에도 범죄는 멈추지 않는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피고인들의 CCTV 영상 속에는 마스크를 써 가면서까지 은행 직원 행세를 하고 피해자한테 현금을 받아 내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밀접접촉자로

    법무통

    법무통

    요즘 법무사업계에 '법무통'이란 앱이 이슈다. 변호사업계는 '로톡', 세무사업계는 '세무통' 때문에 시끄럽다. 법무통은 소비자가 등기를 하고자 할 때 등기비용에 대해 앱에 가입한 법무사나 변호사 등 자격자들로부터 소위 '견적'을 받아 그 중 맘에 드는(보통은 비용이 싼) 자격자를 선정하여 등기사건을 의뢰할 수 있게 만든 앱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중개사무소를 통해 부동산을 사는 사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개사무소에서 소개해주는 법무사나 변호사사무소에 등기를 의뢰한다. 그런데, 이 앱이 등장하면서부터 중개사무소에서 소개하는 자격자에게 앱에서 제시된 비용에 맞춰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 중개사무소에서 소개받은 자격자는 보수가 낮다고 안하기보다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대선(大選)에 대한 기대

    대선(大選)에 대한 기대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뤄진다. 제19대 현직 대통령께서도 법조인(변호사)이고, 당선가능성이 있는 유력 후보 모두 각 검찰과 변호사 출신의 법조인이다. 대한민국에서 법조인들의 위상과 자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법치주의(rule of law)에 대한 기대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대한민국 법조계는 '험한 세월' 속에 있었다. 사법 농단, 검찰개혁, 유력 정치인들의 형사사건 등 거대한 정치적 쟁점들의 격랑 속에서 법조계는 분쟁해결과 정의 실현의 주체가 아니라, 분쟁의 당사자 또는 정의 실현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일도 많았다. 마음 아픈 일이었다. 특히, 정치권의 진영 논리에 따라 분열되는 듯한 모습을

    스마트폰의 디스토피아

    스마트폰의 디스토피아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유토피아일까. 필자는 매달 100건 상당의 아동학대와 성범죄사건을 처리하는데, 사건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아동학대사건의 경우 부모와 자녀가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갈등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고, 성범죄사건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SNS에 접속하여 미성년자를 성착취하고, 카메라 기능으로 남학생이 여학생의 신체를 촬영하는 일이 수시로 벌어진다. 초등학생도 성범죄에 여과 없이 노출되고, 초·중 여학생이 1~2만 원과 담배를 얻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SNS로 만난 남성과 공중화장실에서 성매매하는 참담한 현실까지 마주하게 된다. 무거운 마음으로 사건에 자주 등장하는 스마트폰을 관찰해본다. 초등 저학년의 단 한 명의 아이가 스마트폰을 가져온 후로 스마트폰 사용

    별이 빛나는 법정

    별이 빛나는 법정

    당신을 위한 퀴즈. 두 개의 사진을 보고 강아지 사진을 찾아내면 된다. 두 개의 사진은 동그란 두 눈과 둥근 코를 가진 강아지 치와와의 얼굴 사진과 건포도 세 개가 박힌 빵 머핀의 사진. 너무 쉬워서 이게 문제인가 싶다. 그런데 놀랍게도 인공지능 AI는 이 둘을 혼동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 몇 년 전에 들은 사례이니 그 후로 AI는 쉬지 않고 딥러닝을 했을 것이다. AI의 최대 무기는 빅데이터를 토대로 알고리즘에 따라 끝없이 학습하는 능력과 다양한 활용성. 수많은 판례와 법률, 학설에 대한 학습을 마친 AI가 언젠가 정의와 형평이 바로 이것이라고 선언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아쉽게도 AI 판결의 결론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 AI가 참고한 빅데이터에는 과거의 차별적 편견과 관습이 숨겨져 있고 알고리즘

    '법무사'라는 직업

    '법무사'라는 직업

    법무사라는 직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도 벌써 거의 28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당시 사법시험 공부를 한참 하다가 능력 부족으로 합격을 못하고 건강도 별로 좋지 않아, 공부를 더 해야 할지 아니면 취직을 해야 할지 엄청난 고민을 했는데, 당시 필자를 구원한 것이 바로 법무사시험이었다. 법무사시험은 사법시험하고 과목이 비슷한 것이 많아 그때 사법시험을 공부하던 많은 수험생들이 응시했다. 필자에게 있어 법무사는 '구세주'였다. 법무사라는 직업을 갖고 나서야 비로소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리게 됐으니 말이다. 요즘은 국민들의 학력이 높아지고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보니 예전보다 법률전문가의 필요성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법무사는 법률전문가로서 일반 국민에게 괜찮은

    반포대로를 지나며

    반포대로를 지나며

    주말이면 첫째 아이를 데리고 반포대로를 지나 국립과천과학관에 자주 간다. 운전을 하여 반포대교를 건너 반포대로를 지나 우면산 터널을 통해 과천국립과학관으로 향한다. 강남고속터미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서울성모병원을 좌측에 두고 지나서 언덕길을 오르면, 정체가 약간 풀리며 우측에 조달청, 국립중앙도서관이 보이고 조금 더 지나면 서울고등검찰청이 좌측에, 서초경찰서, 대검찰청, 대법원이 우측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반포대로에서 많은 생각을 한다.강남고속터미널, 신세계백화점 주변의 아파트 단지, 그리고 한강변의 거대한 신축공사 현장을 지날 때면, 돈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늦었네. 누구누구는 많이 벌었겠네. 부럽다.' 뭐 이런 생각들이다. 그런데 달리 방법이 없고 재테크에 무지하기도 해서 돈에 대한

    소로의 삶의 정수(精髓)

    소로의 삶의 정수(精髓)

    생을 깊게 살아 인생의 모든 골수를 빼먹으며,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 했던 헨리 D. 소로. 법조인에게는 '시민불복종'의 저자로, 친숙하게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주인공 닐이 문학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만든 동아리 '죽은 시인의 사회'의 아지트 동굴에서의 개회선언문으로 유명한 위 구절('월든' 속 구절)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뛰어난 지성과 자연적 삶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지녔던 소로는 인간이 인간을 사고파는 노예제도를 반대하고, 이를 허용하는 비양심적인 정부에게 일말의 도움도 줄 수 없다며 인두세(人頭稅) 납부를 거부하다 감옥에 투옥된다. 비록 하룻밤이었지만(지인이 소로의 세금을 대신 납부해버렸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먼저 양심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 되

    1. 1
    2. 2
    3. 3
    4. 4
    5. 5
    6. 6
    7. 7
    8. 8
    9. 9
    10. 10
  • 페이지

    리걸북스

    더보기

    리걸에듀

    더보기

    리걸인사이트 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