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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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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正義)가 공짜인 나라

    정의(正義)가 공짜인 나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첫 여성 변호사 클라라 폴츠. 그녀는 1893년 시카고 월드페어 행사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정부가 검사를 고용하듯이 변호사를 공무원으로 고용하여 가난한 피의자·피고인을 변호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정부가 고용하는 변호사를 퍼블릭 디펜더(공적 변호인)라고 불렀다. 퍼블릭 프로써큐터(검사)와 대등한 지위에 있다는 뜻에서 디펜더(변호인) 앞에 '퍼블릭'을 붙인 것이다. 이렇게 퍼블릭 디펜더라는 단어가 탄생했다. 그 당시에는 진보적인 뉴욕 타임즈마저도 이러한 클라라 폴츠의 생각을 '어느 여성 변호사의 터무니없고 이상한 프로젝트'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그 후 퍼블릭 디펜더 제도는 미국의 각 주에서 도입되기 시작하여 검찰청에 대응하여 설치되는 변호청으로 발전한다. 현재 연방

    쉘 위 딴스

    쉘 위 딴스

    한 중소기업의 경리과장으로 일하는 스기야마는 집과 직장밖에 모르는 40대 중반의 남자로 최근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하지만 막상 꿈을 이루고 나니 막연한 허전함을 느끼던 그는 퇴근길 전철에서 우연히 댄스 교실의 창문에 서 있는 미모의 여성을 보게 되고, 거기에 끌려 사교춤을 배우기 시작한다. 96년 개봉한 이 영화를 본 것은 이십 대 때였는데 그때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주인공의 마음이 너무 공감이 되어서 은근히 놀랐다. 어느새 나도 그런 나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오랫동안 꿈꾸던 일을 이루고 난 후 찾아오는 허탈감, 안정된 생활이 계속될 때 생기는 일탈의 충동,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닌 오래도록 잊고 있던 꿈을 위해 도전해 보고 싶은 욕망, 그런 것을 이

    메타버스(MetaVerse) 안에서 재판

    메타버스(MetaVerse) 안에서 재판

    2008년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처음으로 창원지법 재판에 출석을 하게 되었다. 비행기를 타고 장거지 출장을 간다는 마음에 약간 설레기도 했다. 오후 2시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몰고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창원에는 공항이 없어 김해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였다. 서울 아현동 집에서 차로, 다시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까지 비행기로, 김해공항에서 창원까지는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창원 터미널에서 법원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그날 참석한 창원재판에서 재판장님이 "원고 00월 00일자 준비서면 진술하시고, 원·피고 더 할 것이 있나요? 없으면 결심하고 00월 00일 선고합니다"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예"라는 한마디를 남긴 채, 다시 택시를 타고, 리무진을 타고, 비행기를 타고, 차를 몰아

    검사 헌법주의(prosecutorial constitutionalism)

    검사 헌법주의(prosecutorial constitutionalism)

    현대 법치주의 국가는 '최고법인 헌법의 가치를 법규의 집행을 통하여 구현하는 국가'라고 할 수 있는데, 검사로서 계속적으로 고민한 의문이 '헌법 가치의 구현에 있어 검사는 어떤 역할과 책무를 수행해야 하며, 판사와 관계는 어떻게 설정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선진 법치국가라는 미국에서 발전한 '검사 헌법주의(prosecutorial constitutionalism)' 이론을 접하고 위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변을 모색할 수 있었습니다.검사 헌법주의는 '검사는 단순 당사자가 아닌 定議를 追求하고, 憲法을 善意로 解釋하며, 헌법이 요구하는 責務를 遵守해야 하는 獨立的 憲法의 執行者(independent constitutional enforcer)로서, 그와 같은 의무는 유죄선고에 우선시 된다'는 이

    '회복적 사법'과 노이슈타트(새출발)

    '회복적 사법'과 노이슈타트(새출발)

    범죄 피해자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범죄자는 진심으로 뉘우치고 새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한 연구에 의하면 피해자에게는 "범죄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앞으로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용서할 수 있다"는 심리가 있다고 한다고 한다. 범죄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죄, 배상과 용서가 이루어진다면 재범률은 낮아지고 피해자의 안전도 보장될 수 있다. 기존 형사사법절차에서는 범죄와 관련이 없었던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이 절차의 주체가 되어 유무죄와 양형 판단을 한다. 이에 대비하여 범죄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 즉 피해자와 범죄자, 가족들이 대화나 회합을 통해 범죄 피해를 회복하고 범죄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회복적 사법'이라고 한다.유엔은 2002년

    홍콩에서 온 왕 선생

    홍콩에서 온 왕 선생

    매튜를 알게 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주식회사 설립등기를 해 주고 이번에 중임 등기를 신청할 때가 되었으니 말이다. 5년 전부터 매년 NIPA에서 주관하는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 참여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법인 설립을 해 오고 있는데, 매튜도 거기 참여한 팀 중 하나였다. 상위 20개 팀에게는 정착금이 지원되는 행사라 매년 세계 각국에서 60여 개의 벤처 업체가 한국에서 창업을 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나는 정말 원도 한도 없이 온 세상 사람들과 이상한 영어로 대화하며 법인 설립을 해 주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에 대한 호불호가 생기게 되었다. 매튜와 친하게 된 것도 사실 한 팀이 심하게 불만을 제기해서 힘들어 하던 나를 그가 위로해 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우리 사회의 파잔(phajaan)

    우리 사회의 파잔(phajaan)

    태국, 라오스, 베트남, 인도 등에서 관광업이나 노역에 이용하기 위해 야생의 새끼 코끼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밧줄로 결박하거나 나무틀에 가둬둔 채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야생성을 버리도록 길들이는 의식을 '파잔(phajaan)'이라 한다. 주로 생후 2년이 되지 않은 새끼 코끼리나 4~5살에 이르는 어린 코끼리를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데 심지어 열흘정도 굶기는 것이 수반된다. 폭력에는 단순히 몽둥이찜질 뿐 아니라 '불훅(bullhook)'이라는 꼬챙이로 찔러 고통을 가한다. 이러한 의식을 통해서 코끼리에게 탈출의 의지를 말살하고, 무력감을 학습하게 하여 결국 야생성을 잃고 사람의 말을 따르게 하는 것이다. 살아남은 코끼리는 평생을 서커스에 동원되거나 '코끼리 트래킹'이라는 명목으로 관광

    미국 형사법집행에서 수직적 권력분립

    미국 형사법집행에서 수직적 권력분립

    미국 유학 시절 백악관과 법무부(DOJ)의 관계에 대한 공부를 하던 중, '헌법에 따른 수직적 권력분립 원리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몇 장면이 있었습니다. 우선, '지정생존자(Designated Survivor)'라는 미드에서, 백악관이 러시아 테러리스트에게 군에 의한 공격을 준비하던 중 범인이 미국인으로 확인되자, 야당에서 '군의 자국민 공격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음'을 이유로 소를 제기하고 법원에서 공격중단 판결을 하려는 순간, 보좌진 한 명이 '법에 따른 권한행사'를 떠올리고 이어서 FBI가 지휘권을 넘겨받아 공격을 실행하는 것이었습니다.다음으로, 당선 직후 충성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임스 코미 FBI국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FBI가 회원인 국가

     '회전문 범죄'와 치유법원

    '회전문 범죄'와 치유법원

    '회전문 범죄'는 처벌받고 교도소 문을 나오자마자 회전문에 갇힌 것처럼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계속 들락날락하는 것을 빗댄 말이다. 회전문 범죄의 원인이 알코올이나 약물 의존 때문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재범률을 낮출 수 있을까? 엄벌주의는 중요한 대처방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범죄의 원인을 치료하고 피고인이 스스로 자제력을 키워 책임감 있는 시민이 된다면 재범률은 감소할 것이다. 매서운 바람은 나그네로 하여금 옷을 당겨 입게 하고 태양은 나그네로 하여금 옷을 벗게 만든다는 우화도 있지 않은가. 1980년대 말 미국에서 회전문 범죄에 대한 대처방안의 하나로서 시작된 '치유법원(treatment court)'은 현재 미국 전역에서 3500개가 넘는다. 치유법원은 약물이나 알코올 의존성 범죄로 기

    초코와 나

    초코와 나

    초코가 우리 식구가 된 데는 사연이 좀 있다. 8살 딸이 강아지 타령을 했지만 우리 부부는 '이 좁은 집에서 개만은 안 된다'는 암묵적 합의 하에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개 바람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불안한 평화를 깬 건 바로 나였다. 누가 "키우던 강아지를 부모님이 싫어해서 -왜 싫어했는지는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잘 키워줄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길래 덥썩 받았다. 그 개는 비글이었는데, 스누피처럼 귀엽고 영리한 이 개를 키우면 딸이 좋아할 상상에 저질러 버린 것이다. 그런데 예방접종을 위해 찾아간 동물병원 원장님은 우리가 개를 한 번도 키워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어두운 표정으로 "어차피 곧 아시게 되겠지만…"하면서 비글의 양면성을 담담하게 알려주셨다. 그 후로

    박수 받고 떠나는 리더

    박수 받고 떠나는 리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76) 총리가 9월 26일 총선을 끝으로 16년 집권의 마침표를 찍고, 31년 정치 인생에서 퇴장하였다고 한다. 그에 대해서는 많은 수식어가 붙어 있다. '최초의 여성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최연소 독일 총리', '최장기간 재직 총리' 등이다. 특히 그에 대한 수식어 중 '엄마의 리더십'이라는 말이 유독 눈길을 끈다. 물론 다른 정치 체계와 역사를 가진 독일의 현 상황을 우리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을 바라보면서 '박수 받고 떠나는 리더'를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 기간 동안 11%대에 달한 실업률을 3%대로 낮추었고, '유럽의 환자'라고 불린 독일을 '유럽의 엔진'으로, 유로존 경제위기 때는 "유로화가 실패하면 유럽도

    '내용부인' 제도 遺憾(下)

    '내용부인' 제도 遺憾(下)

    내용부인 제도의 '보완책 없는 확대 적용'의 더 큰 문제점은 현실적으로 '소추역량의 중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법정의 전장에서 벌어지는 범죄와 전투에서 '피의자 진술'이 가장 강력한 무기의 하나임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사실인데, 전장에서 소추권자에 의한 최강 무기 활용 수단이 불가역적으로 봉쇄된 것입니다.권력을 악용하여 흑을 백으로 바꾸거나 자기편 비리를 수사했다고 소추기관을 와해시켜 버릴 정도의 힘을 가진 거악과의 공방에서 최강 화력의 사용이 제한된 소추권자의 진실 규명의 여정이 기구험로(崎嶇險路)가 될 것임은 명백합니다.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필부필부의 민생범죄 소추에는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나 막강 화력의 권력자의 거악 규명에는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입니다. 결국 법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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