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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는 로스쿨] 흔들리는 로스쿨③ 재정난도 골머리

    등록금 의존율 평균 36.4%… 매년 37억~53억 적자

    김재홍 기자 nov@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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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흔들리는 것은 '변시(辯試) 학원화'와 '돈스쿨', '음서제' 같은 외부의 따가운 눈초리 탓도 있지만 내부 문제도 상당 몫을 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재정난'이다. 로스쿨 유치를 위한 교수진과 시설을 갖추는 데 대학별로 100억원이 훌쩍 넘는 돈을 투자했지만 입학생 수는 평균 80명(전국 25개 로스쿨 신입생 총 정원 2000명)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여서 해마다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 재정 적자는 필연적으로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커리큘럼 개선과 교육 인프라 확충에 투자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인 신영호 고려대 로스쿨 원장은 최근 법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이유로 "내가 대학교 총장이라면 로스쿨 운영에서 손을 뗐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같은 어려움은 국가 재정으로 운영되는 국립 로스쿨보다 사립 로스쿨이 더 크게 느낀다. 지방의 한 국립 로스쿨 교수는 "우리는 국립이니까 버티는 것이지, 사립은 재단 이사장이 돈 까먹는 일만 하는 로스쿨 때문에 꼭지가 돌 지경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자교 출신 법조인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일념 때문에 로스쿨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대학 측에서 봤을 때 로스쿨은 그야말로 계륵(鷄肋)"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쿨 유치에만 평균 116억원 '출혈 투자'=
    재정난은 2009년 로스쿨이 개원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각 대학이 로스쿨 유치 기준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출혈 투자'를 감행했기 때문이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로스쿨은 전임교원 대 학생 비율이 '1대 12 이하'이어야 하며 전임교원도 최소 20명 이상 둬야 한다. 전임교원 가운데 최소 20% 이상은 변호사 등 실무 출신 교수로 구성해야 하며 법학전문도서관과 모의법정, 세미나실, 정보통신시설 등 시설을 구비해야 한다.

    전국 25개 로스쿨이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총 2903억원을 쏟아 부었다. 로스쿨 1개교당 평균 116억여원의 돈을 투자한 셈이다. 하지만 신입생 수는 로스쿨 총정원 규정 등으로 가장 많은 곳이 150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서울대 한 곳 뿐이다. 한 학년 정원이 40명에 불과한 미니 로스쿨이 건국대와 서강대, 제주대, 강원대 등 4군데나 된다.

    ◇매년 국·공립 37억원, 사립 53억원 적자= 로스쿨 개원 때부터 시작된 재정난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시설 관리와 교직원 인건비 등 매년 막대한 유지비가 들지만 총 입학정원 제한에 따른 수입의 한계로 등록금 의존율이 30%대에 불과한 데다 국·공립을 제외하고는 국고 지원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과다투자에 평균 입학생은 80명… 수익 낼 수 없는 구조
    일부대학 장학금 비율 축소했다 학내분규 사태까지 맞아
    辯試 합격률 제고 위한 요구도 봇물… 재정난 가중 시켜

    2013년도 로스쿨 수입 현황을 보면 전체 수입 중 등록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국공립 10개교는 31.8%, 사립 15개교는 38.8%에 불과하다. 교육기관인 로스쿨의 특성상 등록금이 재정의 주 수입원이어야 하는데 25개 로스쿨 평균 등록금 수입 의존율이 36.4%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 재원은 국·공립의 경우 국고전입금(39.9%), 발전기금(10.2%) 등으로 채우고 있다. 국고 지원이 없는 사립은 로스쿨 운영 재원의 54.1%를 재단 전입금 및 기부금으로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등록금 수입 대비 120%에 해당하는 높은 교직원 인건비와 시설 유지 관리비 등으로 국공립 로스쿨은 지난해 평균 37억여원, 사립 로스쿨은 평균 53억여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앞서 국공립 로스쿨은 2011년도에도 평균 38억원, 2012년도 평균 34억여원씩의 적자를 냈으며, 같은 기간 사립 로스쿨도 평균 59억여원, 58억여원의 적자가 났다.

    ◇예산 전용에, 장학금 축소 '학내 분규'까지= 여기에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를 위한 학생들의 요구가 봇물 터지듯 하면서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 변호사시험 출제 위원 경험이 있는 타 대학 로스쿨 교수를 초빙해 특강을 열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한 지방의 한 로스쿨은 막대한 특강 비용을 떠 안았다. 학생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림동 고시 학원가에서 하는 진도별 모의고사 관련 강의와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학교 측에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학교가 비용을 대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로스쿨 관계자는 "이런 명목으로 예산을 마련할 수가 없어 다른 예산을 전용해 쓰고 있는데 감사에 적발되지 않을 그럴듯한 예산 전용 명목을 만들어 내느라 대학 회계관련 부서 직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난 때문에 일부 로스쿨은 개원 당시 약속했던 재학생 장학금 비율을 축소했다가 학내 분규 사태까지 맞고 있다. 건국대 로스쿨은 올해 초 1학기 장학금 지급률을 기존 75%에서 40%로 낮췄다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건국대 로스쿨 측은 2학기부터 장학금 지급률을 60%까지 올리기로 했지만 학생들이 등록을 거부하며 집단 반발하기도 했다. 다른 학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방 로스쿨생들이 졸업을 하면 서울로 몰려가는 통에 지역 공익재단이나 장학재단, 기업들이 로스쿨에 약속했던 장학금을 끊겠다고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한 로스쿨 교수는 "외부 장학금이 끊기면 학생들에게 약속했던 장학금 비율을 맞추기 위해 부담을 학교 측이 고스란히 떠 안을 수 밖에 없다"며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말했다.

    박광민 성균관대 로스쿨 원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로스쿨 출범 6년의 현황과 과제 공청회'에서 "로스쿨의 성공적인 운영과 정착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가장 중요하고도 당면한 과제 중의 하나"라며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 제3조2항이 국가가 법조인의 양성을 위해 재정적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로스쿨 재정난 타개를 위해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로스쿨 제도는 단순히 개인의 전문자격 취득을 위한 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치 인프라 구축 및 법조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공공이익'에 봉사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그 의미를 고려한 특수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김재홍 차장, 임순현·홍세미·신지민·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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