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형사법의 권위자인 백형구(고등고시 12회·사진) 전 한국형사법학회장이 22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전남 장흥 출신인 백 전 회장은 광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60년 제12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육군본부 법무감실 법무관을 거쳐 1963년 미국법무관학교에서 공부했다. 196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서울지검 성동지청 검사, 대전지검 공주지청장을 거쳐 1973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1985년 한양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고 1986년부터 한국외국어대 법대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1995년에는 한국형사법학회장을 지냈다. 저서로 《형사소송법》, 《형사소송법강의》, 《주해형사소송법》, 《소송실무대계》 등을 남겼다.
이주원 한국형사법학회장은 "72년 《형사소송법》을 시작으로, 83년 《형사소송법강의》등 단독서 뿐 아니라 한국사법행정학회에서 만드는 《주석 형사소송법》의 공동필진으로 참가하시다 대표집필까지 하셨다"며 "학계와 실무계에 혁혁한 공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1995년 당시 형사법학회의 간사로 활동했던 하태훈 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은 "실무가 출신이 많지 않던 시절에 실무가의 입장에서 이론과 실무의 가교 역할을 하신 분"이라며 "형사법학회가 형법에만 머물지 않고 형사소송법 쪽으로도 관심을 갖게 만드셨다"고 말했다.
유족으로 부인 왕영주 씨, 아들 백호선 씨, 딸 백유경·백수경 씨가 있다. 서울고검 검사 출신인 김동찬(65·사법연수원 13기) 법무법인 세창 파트너 변호사가 그의 사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3호, 발인은 25일. 장지는 경기 용인시 아너스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