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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찾은 검찰총장, 소년원 학생들과 올레길 걸으며 격려

    ‘손 심엉 올레!’ 프로그램 참여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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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석 검찰총장이 24일 소년범과 손을 잡고 제주 올레길을 걷는 '손 심엉 올레!'에 참여하고 있다.

     

     

    "모래 대신 자갈이 있는 알작지 해변이에요. 한 번 들어봐요."

      

    이원석(54·사법연수원 27기) 검찰총장이 올레길 옆 바다 쪽으로 손을 끌었다. 파도가 해변을 때리고 빠져나가면서 '자각자각' 소리가 났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던 소년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번졌다. 길가 풀숲으로 소년의 손을 끌기도 했다. "이건 유채꽃이고 이건 개양귀비에요. 마약이 되는 양귀비와는 달라요."


    제주지방검찰청(지검장 이근수)은 사단법인 제주올레·제주소년원·청소년범죄예방위원회 제주지역협의회·소년보호위원 제주소년원협의회와 함께 24일 제13회 '손 심엉 올레!'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손 심엉 올레!’는 소년범이 자원봉사자와 함께 손을 잡고 제주 올레길을 걷는 선도 프로그램이다. 자연에서 직접 몸을 움직이며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이고, 손을 잡는 온기를 통해 상처와 분노를 치유하는 것이 목표다. 가두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소년범이 자원봉사자와 3개월 간 2000㎞를 걸으면 석방하는 프랑스 교정 프로그램 '쇠이유(Seuil)'를 벤치마킹했다. '손 심엉'은 '손 잡고'를 뜻하는 제주도말, '쇠이유'는 '문턱'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이날 제주에 도착한 이 총장은 제주 올레길 17코스 일부 구간 13㎞를 한길정보통신학교(제주소년원) 학생 5명과 손을 잡고 걸었다. 연대포구에서 출발해 도구항을 거쳐 용담포구에 닿는 3시간 코스다.제주지검장, 자원봉사자 등 20여명이 손을 잡는 멘토나 동행자 역할을 맡아 함께 걸었다. 이날 참여한 17~18세 학생 5명은 올해 중 모두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학교를 나간다. 1명은 이번달에 졸업한다. 점심은 코스 중간 지점의 중국집이었다. 한 소년은 "올레길도 좋지만 짜장면이 먹고 싶었다"고 했다. 중간에 비가 왔다. 또 다른 소년은 "우비를 처음 입어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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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프로그램은 이 총장이 제주지검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5월 19일 제주올레 등과 업무협약(MOU)을 추진해 만들어졌다.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하고는 매달 1~2회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난해 6월부터 이날까지 13번 진행된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소년 45명이 참여했다. 소년원 재원 소년 27명, 보호관찰 12명,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6명 등이다. 이 총장은 업무협약 전날 대검 차장으로 승진해 같은 달 23일 서울로 발령났기 때문에, 자신이 단체들과 함께 만든 이 프로그램에 본인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심엉 올레!'는 지역사회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안은주 제주올레 대표이사는 "하루에 20㎞씩 5일간 집중적으로 올레길을 걸을 수 있다면 더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명식 한길정보통신학교 원장은 "희망자가 많다. 평가가 좋은 학생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함께 걷고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면서 피곤함과 힘든 것을 이겨내는 프로그램"이라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둘레길이 많다. 손 잡고 걷는다면 교화와 선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소년들이 오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인생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검찰총장 등 멘토들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했다"며 "멘토들은 경험담 등을 전해 소년들이 새로운 길을 찾아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프로그램 참여자 중 개전의 정이 뚜렷한 소년에게 최근 장학금 100만 원을 수여했다"며 "관내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프로그램을 체계화·제도화 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 총장은 '손 심엉 올레!'에 앞서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 했다. 이어진 김만덕 기념관 방문 일정에서는 사랑의쌀 400㎏을 기증했다.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 씨가 기념관으로 찾아와 이 총장을 만났다. 이 총장이 제주지검장 시절 5번에 걸쳐 기념관을 방문해 50만~100만 원씩 기부를 한 사실을 듣고 이 총장의 일정에 맞춰 깜짝 방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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