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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논단

    채권자취소권의 법적 성질과 원상회복청구 문제

    오수원 변호사(법무법인 무등종합법률·법학박사)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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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자취소권에 관하여 민법 제406조 제1항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한다. 채권자취소권의 성질이 어떠한가에 관해서는 취소권설(형성권설), 청구권설(채권설), 절충설(취소및청구권설·병합설·결합설), 책임설, 신형성권설, 소권설 등이 있고 절충설 가운데에서도 ① 취소에 절대적인 효력을 인정하는 절대적효력설(절대적무효설) ② 사해행위의 취소는 재산반환의 상대방인 수익자 또는 전득자에 대한 관계에서만 상대적으로 효력이 있을 뿐이라고 하는 상대적효력설(상대적무효설) 등이 있으며 여기에서도 엄격상대적효력설(물권적상대적효력설, 청구취지취소주장설), 완화된상대적효력설(채권적상대적효력설·청구취지외취소주장설), 절차상대무효설 등 여러 이론이 있다. 대법원 판례는 오래 전부터 상대적효력설 중 엄격상대적효력설의 입장에 있음을 확실히 하고 있다(대법원 1961. 11. 9. 선고 4293민상263 판결; 대법원 1990. 10. 30. 선고 89다카35421 판결 등 다수). 

     

    채권자취소권의 법적 성질이 어떠한지는 실정법의 법문과 그 해석을 중심으로 볼 수밖에 없다. 민법 제406조 제1항이 법률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있고 여기에서의 취소가 무엇을 뜻하는지에 관한 논의는 많지 않은데 이는 채권자취소권의 성질에 관한 논의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상세한 논증은 졸고, '채권자취소권의 법적 성질과 원상회복청구 문제', 사법 제50호(2019. 12.), 257면 이하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먼저 채권자취소권의 성질에 관한 절대적효력설에서는 민법 406조 제1항의 취소는 민법상의 일반취소와 같은 것으로 본다. 상대적효력설에서는 취소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만 사해행위를 무효로 만드는 주관적 일부취소 또는 상대적 취소에 해당하게 된다. 책임설에서는 취소에 의하여 채무와 책임으로 구성되는 채무관계에서 책임만 무효로 되는 것으로 본다. 또 청구권설에서는 채권자취소권에서의 취소는 민법상의 일반취소와는 다르며 취소요건이 갖추어지면 당연히 무효상태가 되어 민법 제406조에서의 취소는 의미 없는 불필요한 것이 된다. 이상의 여러 이론들은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이 갖추어지면 사해행위는 당연히 무효가 되거나 그 취소로 그 행위가 소멸하거나 무효가 된다는 점에는 차이가 없다. 

     

    민법에서의 취소는 좁은 뜻의 것과 넓은 뜻의 것이 있는데 '제한능력 또는 착오나 사기·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가 전자에 해당하고 좁은 뜻의 취소 외에도 특수한 취소라고 할 수 있는 재판 또는 행정처분의 취소(가령 실종선고의 취소), 신분행위의 취소(가령 혼인의 취소) 등이 넓은 뜻의 취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넓은 뜻의 취소의 공통된 표지(標識)는 일단 유효하게 성립하여 효력이 발생한 법률행위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또는 무효화하는 법률행위라고 할 수 있다. 채권자취소권에서의 취소도 이러한 넓은 뜻의 취소(완전행위의 취소)로 본다. 

     
    민법 제406조는 일본민법 제424조에서 온 것이고 후자는 취소소권에 관한 개정 전 프랑스 민법 제1167조(현행 제1341-2조)에서 온 것으로 그 법적 성질에 관한 이론 중 채무자의 행위를 취소(revacation)하여 무효화하는 무효소권(action en nullite)으로 보는 이론이 있고 일본 민법을 초안한 Boissonade는 이 이론을 따랐으며 이것이 채권자취소권에 관한 일본 민법 제424조의 바탕이 된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이 민법 제406조에서의 취소는 이론적으로나 연혁적으로 원래 사해행위를 취소하여 이를 무효화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으므로 그 법적 성질은 형성권의 하나인 취소권으로 보아야 한다(취소권설 또는 형성권설).
    채권자취소권을 취소권으로 보는 경우 소의 성질이나 판결의 효력 등의 법률관계는 원상회복청구가 불필요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앞의 절대적효력설과 같다. 

     
    우선 채권자취소권은 사해행위를 소로써 취소하는 취소권이므로 소의 성질은 형성소이며 민법 제407조 제2항은 채권자취소권에서의 취소는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 효력이 있다'고 하므로 그 취소에 의하여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다고 할 수 없어서 그 무효를 상대무효라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하여 통상의 절대무효와 같이 그 사해행위 자체가 취소로 인하여 누구에게나 절대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도 아니다. 

     
    채무자의 사해행위 이전에 발생된 모든 일반 금전채권의 채권자가 원고가 되며 채권자는 채무자의 강제집행 대상이 되는 책임재산을 보전하기 위하여 형성소를 제기하는 것이고 민법 제407조에 따라 취소는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그 효력이 있으므로 한 채권자가 이미 취소소를 제기하여 계속 중이거나 취소판결을 받은 때에 다른 채권자는 다시 취소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채무자 또한 취소판결의 효력이 미치므로(판결이 법률요건적 효력) 소송당사자가 될 수 없으며 그 소송법적으로도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확장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3항이 그 근거가 될 수 있다.


    채권자취소권행사의 범위에 관련하여서는 일부무효의 법리(민법 제137조)에 따라 사해행위 전부를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 


    채권자취소권에 있어서의 취소는 넓은 뜻의 취소로서 그에 의하여 법률행위는 효력이 없게 되므로 수익자는 채무자에게 원상회복을 해야 한다. 민법 제406조는 채권자가 '취소 및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나 원상회복청구규정이 없더라도 채권자취소권 행사에 의하여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그 취득원인이 없게 되어 수익자는 당연히 채무자에게 원상회복해야 하므로 채권자는 사해행위의 취소만을 구하는 것으로 족하고 그 외에 원상회복 청구를 할 필요는 없다. 


    한편 취소에 의하여 사해행위를 무효로 하는 경우에 그 내용을 실현하는 행위가 전혀 행하여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일단 발생된 채무는 이행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취소의 대상인 행위를 바탕으로 실현행위가 있는 경우 가령 사해행위를 바탕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를 보면 일반적인 넓은 뜻의 취소의 경우에는 취소에 의하여 대체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그 밖에 일단 유효했던 법률행위가 뒤에 무효가 되는 경우로는 취소 외에 해제의 경우를 들 수 있는데 해제된 계약에 의하여 실현된 행위, 가령 물권이 이전된 경우에 민법 제548조 제1항은 원상회복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원상회복으로 물권이 당연히 복귀한다고 보는 이들이 많으나 물권변동에서 성립요건주의를 취하고 있는 현행민법에서 쌍방의 의사표시의 합치를 전제로 한 매매계약만으로는 이전등기가 경료되지 않는 이상 물권변동이 당연히 발생하지 않으며 일방의 의사표시인 해제권행사로써 이전등기가 말소되지 않더라도 물권변동이 발생한다는 것은 성립요건주의를 취하는 현행 민법에서는 타당하지 않다고 하는 이도 있다. 법률행위의 해제는 의사표시를 요소로 하는 법률행위이며 그 등기는 민법 제186조의 법률행위에 의한 등기이고 민법 제187조의 법률의 규정에 의한 등기가 아니므로 해제의 경우에도 원상회복으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채권자취소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민법이 물권변동에 관하여 형식주의를 취하고 있으므로 법률행위인 사해행위의 취소에 의하여 수익자 등에게 이전된 재산권이 원상회복으로 채무자에게 당연히 복귀한다고 할 수는 없으며 채무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질 뿐이고 부당이득반환은 원물반환을 원칙으로 하고 그것이 불가능할 때에는 가액반환을 해야 한다(민법 제747조). 


    집행정본을 가진 채무자의 모든 채권자들은 이러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원물로서 부동산에 대한 것인지 동산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금전채권이나 가액배상과 같은 채권에 대한 것인지에 따라 청구권을 압류하여 환가하는 방법으로 부동산이전청구권집행(민사집행법 제242조, 제243조), 동산인도청구권집행(민사집행법 제242조, 제244조), 채권집행(민사집행법 제223조 이하) 등을 할 수 있고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채무자에게 별도로 원상회복청구를 할 필요는 없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의 법률행위에 의하여 채무자의 일반재산이 부당하게 감소됨으로써 채무자의 변제능력이 부족하게 되는 것을 막아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채무자의 책임재산(공동담보·일반담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강제집행을 준비하기 위한 제도라고도 한다.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사해행위가 취소된 경우에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는 수익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갖게 된다. 또 채무자의 수익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언제나 원물 그대로 반환하라는 뜻이 아니고 채무자에게 환원된 재산이 채무자의 책임재산이 되어 강제집행을 할 수 있으면 족하다. 채권자취소권행사에 있어서 그 취소만으로 취소채권자는 채무자가 수익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있으므로 채권자취소권의 목적은 달성된다. 민법 제406조에서 취소청구 외에 별도로 원상회복청구를 규정한 것은 민법제정 당시 적용된 일본민법의 채권자취소권 규정이 부동산물권변동에 관한 의사주의 하의 입법이며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등에 대한 강제집행제도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므로 상황이 다른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원상회복청구규정은 불필요한 것이다. 이는 사해행위취소로 족하며 이로써 그 목적을 달성하며 그 뒤의 절차는 집행정본을 가진 채권자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으로서의 부동산이전등기청구권 압류·환가 등 민사집행법에 따라서 해야 한다.


    오수원 변호사(법무법인 무등종합법률·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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