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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켓몬 고’ 게임 열풍… 프라이버시 침해 사례 잇따라

    제3자 피해 등 부작용 속출… 법적 책임은

    서영상 기자 ysse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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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 고(go)' 게임이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게임 유저가 포켓몬을 잡기 위해 이리 저리 이동해야 하는 탓에 사유지 무단 침입 등의 문제가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집에 나타난 '포켓몬 고' 게임 속 캐릭터가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휴대폰 카메라에 보이고 있다. 

    모바일로 즐기는 이 게임은 국내에서는 지도 서비스 문제로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봤던 포켓몬스터 만화에 대한 향수와 함께 자신이 직접 만화 주인공처럼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는 재미에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게임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으로 알려진 강원 속초나 울산 간절곶 등의 지역은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들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포켓몬 고는 1996년 일본 닌텐도 사(社)가 개발한 '포켓몬스터' 게임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뿌리를 둔 게임 회사인 나이앤틱(Niantic)사의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돼 만들어진 게임이다. 증강현실 기술이란 각각 다르게 존재하던 게임과 현실의 세계를 카메라를 이용해 하나로 융합해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을 통해 길거리 등을 보면 여러 포켓몬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유저가 이 캐릭터를 잡는 것이 게임의 기본 줄거리다.

    그런데 포켓몬 캐릭터는 유저가 있는 장소 주변 여러 곳에서 출몰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포켓몬을 잡기 위해 여러 장소를 이동해야 한다. 이 때문에 유저들이 게임에 열중한 나머지 타인의 사유지 등에 무단 침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달 15일(현지시각) 미국에서는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게임 속 포켓몬 캐릭터를 잡던 10대 청년 두 명이 총격을 받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근에 살던 주민이 집 밖에서 나는 소리에 잠에서 깨 나갔다가 길가에 정차된 차 안에서 "뭐 좀 챙겼어?(Did you get anything?)"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는 도둑으로 오인해 벌어진 일이었다. 이 말은 게임 속 포켓몬 캐릭터를 잡았느냐는 말이었지만 오해한 것이다. 총을 쏜 남성은 "차 앞에 서서 움직이지 말라고 했는데 갑자기 나를 향해 속력을 높여 달려와 길에서 비켜선 뒤 도망치는 차를 향해 총을 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후 현지 경찰은 포켓몬 고 이용자들에게 "무단침입이나 운전 중 게임을 피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포켓몬 고 개발사인 나이앤틱과 투자사 닌텐도가 소송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제프리 마더는 나이앤틱 등이 허락도 받지 않고 자신의 집과 그 인근에 포켓스탑(게임 속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장소)을 배치해 가족들의 평온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장에서 "다섯 명도 넘는 사람들이 '뒷마당에 포켓몬이 있으니 들어가서 잡게 해달라'며 집 문을 두드렸다"고 밝혔다. 나이앤틱과 닌텐도가 포켓몬 고 때문에 법정 싸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유저 아닌 개발회사에까지
    법적책임 묻기는 어려울 듯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조금씩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동해안의 한 리조트로 여행을 간 A씨는 포켓몬 고 게임 유저와 얼굴을 붉혔다. 가족과 함께 리조트내 광장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는데 건장한 남성 2~3명이 태블릿 PC를 들고 계속 A씨 가족 주변을 맴돌며 서성거렸던 것이다. 이 남성들은 사이사이 괴성을 질러 A씨의 어린 딸이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참다못한 A씨는 남성들에게 멀리 떨어져 줄 것을 요구했지만 남성들은 "우리는 게임을 하려고 했을 뿐이다. 여기가 당신 땅이냐"고 대거리를 해 시비가 붙었다. 리조트 직원이 달려와 중재에 나서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자칫 몸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었다고 A씨는 말했다.

    한국게임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최승수(52·사법연수원 25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과거 스마트폰 게임과 관련해 문제가 된 것은 개인정보 수집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포켓몬 고는 독특한 게임 방식때문에 게임에 집중한 이용자가 남의 사유지 등에 무단침입(trespass)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어 새로운 유형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서비스 제공자가 캐릭터를 사유지에 배치해 게임 유저들이 그곳을 출입하게 되면 이때는 게임 회사 또한 무단 침입의 방조범이 될 소지가 있다"며 "개인 소유권이 미치는 공간을 돈벌이 수단인 게임장으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 또한 여러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IT 전문가인 또 다른 변호사도 "포켓몬 고 게임은 사기업이 타인 소유의 장소를 자신들의 영업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될 수 있다"며 "타인의 영업장을 이용해 자신들의 사익 추구 행위를 한다면 불법행위에 따른 민사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변호사는 "게임 도중 사유지 등을 침입하는 유저들은 법적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게임 회사에까지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며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영업장을 원래의 목적대로 이용하는 이용객이 아니면 출입을 제한한다고 명시하지 않는 이상 불특정 다수가 왕래하는 곳을 게임장소로 이용했다고 해서 문제를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불법행위 책임 역시 게임 회사 측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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