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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륜상대 인적 사항 제출 거부… 통신사에 첫 과태료

    남편이 바람난 아내의 남자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이세현 shle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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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통죄 폐지 후 배우자의 불륜 상대의 인적사항을 알아낼 방법이 마땅치 않아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데 곤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불륜 상대의 인적사항 제출을 거부한 이동통신사에 처음으로 고액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법원의 과태료 부과를 통한 자료제출 압박이 이동통신사의 비협조적 관행에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간통죄가 있을 때는 이혼을 결심하고 배우자와 그 불륜 상대를 고소하면 경찰 등 수사기관이 조사를 하기 때문에 간통 증거나 불륜 상대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기 쉬웠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된 후에는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할 수 없어 손해배상청구 등 소송 진행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이 지난해 중반부터 개인정보 보호강화 등을 이유로 법원에 가입자 인적사항 제공을 일괄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간통 피해자들의 고충은 더 커졌다.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알아내더라도 그 불륜 상대에 대해서는 배우자의 휴대폰에 찍힌 전화번호 정도만 알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동통신사가 해당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의 정보 제공을 거부하면 피고로 삼으려는 불륜 상대를 특정할 수 없어 소장 송달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가 과태료를 부과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료 제출에 협조적으로 돌아서면 간통 피해자의 법적 권리구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적사항은 아내의 핸드폰에 
    찍힌 전화번호가 유일

    A씨는 올해 초 아내 B씨의 불륜 상대 남성인 C씨를 상대로 인천지법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하지만 A씨는 C씨의 이름과 주소를 몰랐고 알고 있는 것은 아내의 전화에 찍힌 C씨의 휴대전화번호 뿐이었다. 결국 A씨는 피고인 C씨의 인적사항을 비워둔 채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피고의 인적사항을 보충하라며 A씨에게 보정명령을 내렸고, A씨는 이동통신사에 C씨의 인적사항을 요청하는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재판부에 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SK텔레콤에 해당번호에 대한 '개통여부,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를 알려달라는 문서제출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SK텔레콤은 고객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법원은 제출 거부 이유를 물었지만 SK텔레콤은 소명이나 진술을 하지 않았다.

    이에 A씨 사건을 심리하던 인천지법 민사7단독 오현석 판사는 최근 SK텔레콤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오 판사는 A씨가 낸 소송과 비슷한 취지의 다른 사건에서도 SK텔레콤이 같은 내용의 문서제출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똑같이 500만원의 과태료 부과처분을 내렸다. 2건에서 총 1000만원이 부과된 것이다.

    법원 문서제출 명령에
    통신사 "개인정보 보호" 거절

    오 판사는 "법원은 문서제출명령에서 제출 대상의 전자정보 범위를 '개통여부와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로 제한하고 사용목적과 관련성을 명시했다"며 "이는 피고의 특정과 소장 송달 주소의 확보라는 정당한 목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제출하라고 명령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조치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에 부합하는 것이어서 통신사의 직무상 비밀을 지킬 의무는 면제되므로 문서소지인인 통신사는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2항 2호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 판사는 "법치국가에서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법원의 민사소송절차를 통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며 "소장이 피고에게 우편송달되지 못하고 있는데 문서소지인의 자의적인 제출 거부로 가해자로 지목된 피고의 실명과 주소를 알아내는 것조차 곤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SK텔레콤은 2015년 이래 일관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을 거부하고 있어 수많은 피해자들이 권리구제 절차의 지연이나 곤란이라는 고통을 당해온 것으로 추정되므로 과태료 액수를 그 상한인 500만원으로 정한다"고 했다.

    "목적 명시된 자료 거부할 수 없다"
    500만원씩 부과

    오 판사는 또 "설령 해당 번호가 SK텔레콤의 가입자가 아니었다고 해도 그런지 아닌지조차 밝히기를 거부한 SK텔레콤에 대한 과태료 부과 결정에는 영향이 없으며, 검사 등 수사기관에는 회신하는 통신자료를 법원에는 회신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석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전에는 수사기관에서 간통죄를 수사했기 때문에 상대방이 누군지 알 수 있었고 그에 따른 민사소송 제기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배우자가 알려주지 않는 이상 상대방 인적사항을 아는 것이 불가능해 당사자로서는 법원의 문세제출명령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피해자의 권리구제는 소송절차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이동통신사의 잘못된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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