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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특검법, 무엇이 문제인가

    “특검법, 사건 신속종결에 치중… 명확성·현실성 결여”

    이장호 기자  jangho@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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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최순실 특검법(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상 수사대상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되자 야권을 중심으로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검의 수사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특검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이참에 특검법이 갖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지키기 어려운 재판기간 문제나 향후 특검 공소유지 과정에서 검찰과의 충돌 문제 등 법적 이슈들을 사전에 명확하게 해결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고심까지 7개월만에 종결… 현실성 없는 재판기간= 최순실 특검법 제10조 1항은 '특별검사가 공소제기한 사건의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히 하여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제기일부터 3개월 이내에, 제2심 및 제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선고일부터 각각 2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1심에서 대법원 상고심까지 7개월 이내에 끝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사상 유례가 없는 비선실세에 대한 재판인데다 대통령까지 주범격인 공모공동정범 관계로 얽혀 많은 법리적 검토가 필요한 사건을 종심까지 7개월만에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1심 판결 선고 후 항소, 기록송부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빨라도 보름은 걸린다"며 "더구나 전심 판결 선고 당일로부터 2개월 내에 하라는 건 '미션 임파서블'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재판기간에 대한 규정은 강제조항 형태로 규정돼 있긴 하지만 대부분 훈시규정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내용을 규정한 것은 법치주의 이념상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니 빨리 결론내라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법문대로 한다면 심리를 제대로 하지 말고 재판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특검법도 동일한 규정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이광범 특검은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 등 대통령 일가를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하고 사저 부지 매입을 담당한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했지만, 이후 1심과 2심은 각각 3개월, 상고심은 4개월 등 총 10개월여가 걸렸다. 

     

    반면 이번 사건은 당시보다 법적 쟁점이 훨씬 복잡한데다 관련자도 많아 법상 규정된 재판기간을 준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신속한 재판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재판이 더 중요하다"며 "기간을 이렇게 정해놓으면 결국 재판부에 부담만 될 뿐"이라고 했다.

     ◇항소·상고 이유서 제출기한 7일로 제한… "위헌 소지"= 이번 특검법은 피고인이 상소할 때 그 이유서와 답변서, 소송기록과 증거물 송부 기간도 기존 형사소송법보다 크게 단축했다. 

     

    형사소송법 제361조의3과 제379조에 따르면 항소·상고인 또는 변호인은 항소·상고법원의 소송기록접수 통지를 받은 때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해당 법원에 제출하면 된다. 그러나 특검법은 이 기간을 3분의 1에 불과한 7일로 줄였다. 형소법 제361조의4와 380조는 항소인·상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때에는 항소·상고를 기각하도록 하고 있다. 피고인의 방어권 등 절차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20일이라는 기간을 7일로 대폭 줄인 것은 위헌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최씨가 이를 문제 삼아 재판과정에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해당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모든 형사절차가 중지된다"며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기각하더라도 최씨가 헌법소원을 통해 문제를 삼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다른 부장판사는 "항소·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을 7일로 제한하는 특검법을 적용하더라도 판결 선고 때부터 법원이 소송기록접수 통지를 하는 날까지는 기본 15~16일이 소요된다"며 "여기에 특검법상 항소·상고 이유서 제출기간인 7일을 더하면 22일이 넘어 피고인 측에서도 준비할 시간이 있는 만큼 방어권을 침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특검법은 원심법원이 항소·상고법원으로 소송기록과 증거물을 보내야 하는 기간도 14일에서 7일로, 형사소송법상 10일로 되어 있는 검찰 측 답변서 제출기한도 7일 이내로 일괄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공소장 변경, 공소유지 과정도 문제= 특검법 제6조 1항 1호는 또 '특검이 수사한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 권한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특검이 수사해 새롭게 기소하거나 검찰이 아직 기소하지 않은 사건을 특검이 이어 받았던 과거의 특검 사례와 달리 이번 특검은 검찰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최씨 등 주요 피고인을 기소해 이미 1심 재판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문제가 복잡하다. 

     

    특검이 뇌물죄 등 새로운 혐의를 규명해 추가 기소할 경우 최씨 등 기존 피고인에 대한 공소장 변경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검법상 공소장 변경 등과 관련한 내용은 없다.

     한 로스쿨 교수는 "대기업을 상대로 한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 강제 모금 등의 같은 사실관계를 가지고 검찰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로 기소를 했는데 나중에 특검이 여기에 뇌물죄를 적용한다면 중복기소이기 때문에 이론상 특검의 기소는 불가능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소를 제기한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해야 하지만 검찰이 기존 입장대로 공소유지를 고집한다면 막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도 "피고인이 동일한 경우 재판장이 직권으로 공소장을 병합할 수 있지만 같은 사실관계를 놓고 다른 죄를 별개로 적용하는 것은 이중기소에 해당해 공소기각 사유"라며 "공소유지 과정에서 검찰과 특검의 협의가 필요할뿐만 아니라 양 기관이 충돌할 경우에도 대비해 특검법에 관련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압수수색 관련 특례도 필요"= 특검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청와대는 군사시설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 등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해법도 필요하다. 

     

    형사소송법 제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111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관하여는 본인 또는 그 해당 공무소가 직무상의 비밀에 관한 것임을 신고한 때에는 그 소속공무소 또는 당해 감독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한다. 소속공무소 또는 당해 감독관공서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행법 하에서는 특검이 압수수색을 강행해 증거물을 압수하더라도 청와대가 책임자의 승낙이 없었다고 반박할 경우 위법증거가 돼 증거물로 쓸 수 없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특검법 제정 당시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한 특례를 마련했다면 청와대도 거부하지 못했을텐데 아쉬움이 있다"며 "현행법상 청와대가 군사상 비밀 지역이라고 버티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집행 자체가 불가능한데 이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신설하거나 책임자 승낙 등을 배제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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