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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개원 5주년’ 박국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

    개정 '의료분쟁조정법' 본격시행… 올해부터 새로운 성장기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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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년이 운용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기간이었다면, 개정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된 올해부터는 새로운 성장기라 생각합니다."


    박국수(70·사법연수원 5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장은 1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의료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돼 당사자로부터 직접 감사 인사를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의료사고 분쟁을 소송이 아닌 조정·중재를 통해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2012년 문을 연 의료중재원은 지난 9일 개원 5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체적 분쟁 해결(ADR,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기관으로 꼽히는 의료중재원은 지금까지 모두 7921건의 조정신청을 접수했다. 개원 첫 해 503건에 불과하던 조정신청은 지난해 1907건으로 3.8배나 늘어났다. 특히 환자가 사망하거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등급 1등급 판정을 받은 경우 의사나 병원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시작되도록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일명 신해철법)이 지난해 11월 시행되면서 조정신청 건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조정개시율도 2012년 38.6%에서 지난해에는 45.9%까지 올라가 5년간 평균 44.4%를 기록하고 있다.

     

    박 원장은 "개정법이 시행된 이후 조정절차가 자동 개시된 사건은 46건으로 모두 사망 사례"라며 "장애 1급 사례도 등급 판정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접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개정법이 의료분쟁을 조장하고 일선 의료기관의 중환자 진료 기피를 불러올 것이라는 의료계 일각의 비판에 대해 "조정제도 특성상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더라도 양 당사자 중 한쪽이 조정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조정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법률과 제도가 오히려 분쟁을 조장한다거나 중환자 진료를 기피케 한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2014년 4월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 이후에도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손해배상금 대불 제도'와 관련해서는 "법 제정 당시 의료인 측의 '의료배상 책임보험 강제가입'에 대한 대안으로 도입된 것"이라며 "대불제 시행에 따라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의료인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손해배상금 대불 제도는 조정이 성립되거나 중재판정이 내려졌지만 의료사고 피해자가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의료중재원이 대신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나중에 배상책임이 있는 의사나 병원에 구상하는 제도다. 그는 "실제로 최근 주사기 재사용으로 집단 C형 간염이 발생한 사례에서도 대불제를 통해 신속한 피해구제가 이뤄졌다"며 "대불 재원 마련이나 대불금 집행·구상 등 제도 운용 전반에 대해서도 계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ADR 제도는 소송에 비해 자유로운 형식으로 분쟁을 신속하고 경제적·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당사자 간의 자발적인 합의를 통해 분쟁이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특히 의료분야는 의료인에게 광범위한 재량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의료행위의 밀실성과 정보·지식의 비대칭성 등의 특성을 고려하면 ADR 제도를 통해 법원의 기능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교통, 환경, 언론, 거래·계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행정형 ADR 제도가 활용되고 있는데, 소송의 양적 증가나 복잡성·전문성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ADR 제도 활성화가 사회적 갈등 해결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ADR 전문가 육성이나 관련 학회·단체와의 교류, 적합한 운영 매뉴얼, ADR 기구의 홍보 강화 등 인적·제도적 인프라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의료중재원에 변호사 자격을 가진 직원은 모두 16명에 이른다. 의료분쟁조정위 상임조정위원 6명은 모두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법조인이고, 조정·중재 실무를 담당하는 심사관 11명 중 10명이 모두 변호사다. 박 원장은 "보건의료와 같이 전문분야에 특화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법률시장에서 활동하는 법조인들이 늘고 있다"며 "로스쿨 제도 시행과 법률시장 다변화에 발맞춰 법률가들 스스로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다방면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조력자가 돼야 한다"고 청년 변호사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의료사고와 분쟁 영역은 다양할 뿐만 아니라 내용도 복잡하고, 해마다 민·형사소송 등 의료분쟁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의료중재원의 기능과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갖춘 공공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 박 원장은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제1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78년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원 재직 당시 의료사고 관련 소송을 많이 다뤘고, 특히 서울고법 부장판사 때는 의료사고 전담 재판부를 이끌기도 했다. 전주·서울남부지법원장과 특허법원장, 사법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2010년 변호사로 개업해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일하다 2015년 4월 의료중재원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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